조용히 지나갈 줄 알았던 2024년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건 바로 퇴사를 하게 된 것이다!ㅎㅎ
지금처럼 취업 시장이 안좋고 1년 10개월이라는 애매한 경력으로 왜 퇴사를 하게되었는지, 앞으로의 계획이 뭔지 등등... 짧은 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퇴사를 하게된 이유는 바로 회사의 경영악화 때문이다.
이번 회사가 첫 회사는 아니었고 이전에 다녔던 회사는 내가 스스로 퇴사를 했었기 때문에 경영악화로 인한 퇴사는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회사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었고 회사 규모는 내가 입사했을 당시보다 많이 커진 상태였기 때문에 회사가 이렇게 한순간에 문을 닫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ㅎㅎㅠ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퇴사하고 싶다" 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내 발로 회사를 나오는 것과 회사에서 퇴사를 당하는 것은 너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회사를 다니면서 퇴사에 대해 아예 생각을 안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년이 지난 시점부터 다른 회사가 궁금한 것도 있었고 앞으로 내가 개발자로 성장함에 있어서 이 회사에 계속 있는게 맞을까? 라는 고민도 많이 했었다. 실제로 이직 준비도 했었고 다른 회사 면접도 봤었는데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은 지금 나의 실력으로는 갈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눈은 높아졌지만 그에 맞는 실력이 준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이 시기에 회사에서 나의 역할이 커지면서 일을 점점 즐기면서 할 수 있게되었다. 즐기면서 한다는 게 "와 일이 너무 재밌다!" 를 뜻하는게 아니라 1년 전에 나는 일이 들어왔을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일정 산정은 어떻게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에러나면 어떡하지? 와 같은 걱정과 긴장의 상태로 일을 했다면, 1년 후의 나는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행 플로우가 눈에 보이고, 이 기능에 개발 공수가 얼마나 들어갈지 예상이되고, 기획에 나의 의견을 더하기도 하는 등 일을 좀 더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주도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 필요한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런 것들을 하나씩 팀원들과 이야기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뿌듯했고 재밌었다. 그리고 이 점이 내가 이 회사를 더 다녀야할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갑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정들었던 동료들, 그리고 운영하던 서비스와 헤어지게 되어서 아쉽지만 2년동안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퇴사 후 약 2년 동안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월별로 정리해봤다. 팀 노션, PR, 개인 업무 일지 등을 보면서 기억을 되짚어봤다. 모두 적은 후에 과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성장했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추려봤을 때, 크게 기능 개발, 버그 픽스, 리팩토링 3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내가 느낀 이 3가지의 차이점은 기능 개발은 내가 할 줄 아는 것, 버그 픽스는 내가 몰랐던 것, 리팩토링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기능 개발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 실제 서비스에 제공될 기능을 만든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있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개념이 실무에서 이렇게 쓰이는구나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기능 개발이 끝나고 QA와 CS 문의를 통해 수많은 버그를 마주하게 되면서, 내가 놓친 부분,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유저에게 권한이 중복으로 부여되는 에러였다. 당시 나는 invalidateQueries를 사용해 해당 queryKey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invalidateQueries는 주로 캐시 데이터를 무효화하여 데이터를 새로고침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useQuery에서 데이터를 즉시 다시 가져오고 싶을 때는 refetch 메서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 와서 보면 어이없는 실수였지만, 당시에는 에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시간이 될 때마다 리팩토링을 하려고 했다. 내가 주로 했던 것은 컴포넌트 개발, 디자인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일이었다. 기능 개발은 사용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 부분은 개발자를 위한 개발이라는 점이 나에게 매력적이었다. 팀원들의 개발 환경이 개선되고, 이로써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디자인 시스템 작업을 할 때는 만만하게 봤었다. 그냥 필요한 props 만들어서 넘기면 되는 거 아닌가? 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생각을 깊게 하지 않은 컴포넌트는 개발할 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디렉터리 구조도 여러 번 갈아엎으면서, 어떤 디자인 패턴이 현재 우리 팀 프로젝트에 적절한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까지 개발한 디자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스토리북을 꼭 구현해보고 싶었는데, 이를 실현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 그래서 이 부분은 개인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할 생각이다ㅎㅎ
이미 퇴사는 벌어진 일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요즘 나는 여유롭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루를 내가 계획한대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노션으로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일정 플래너, 목표 플래너 관련 노션 템플릿은 찾아보면 좋은 것들이 진짜 많아서 필요한 걸로 골라서 쓰면 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템플릿은 그 중에 제일 심플한 걸로 고른건데 쓰다보니 불편한 점이 있어서 나중에 다른 걸로 바꿀까 생각중이다.)
나의 오전 루틴이다. 핼스는 정신+몸 건강, 나태 방지 차원에서 일어나자마자 가는 편이다! 헬스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하고 있는데 올해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 같다!! 운동이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헬스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요즘은 CS와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있다. 이 두가지는 평소에 꾸준히 하지 않으면 면접에서 메꿀수가 없기 때문에 매일매일 조금씩 하고 있다. CS는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있고 알고리즘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감이 잘 안와서 일단 프로그래머스에서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해보는 중이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퇴사 후에 바로 만들었다. 이력서는 전부터 조금씩 업데이트 해뒀었는데 한번 갈아엎고 싶어서 이번에 포트폴리오랑 새롭게 만들었다. 작성한 이력서는 인프런 멘토링을 받아보려고 한다! 포트폴리오는 전에는 따로 만들진 않았었는데 이력서만으로는 서류에서 어필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에 만들었다. 나는 회사에서 했던 일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멘토링을 받고 정리가 끝나면 그때부터 회사에 지원할 계획이다.
생각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2가지 정도 있다. 첫번째는 스토리북을 사용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디자인 시스템을 활용한 나만의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겪는 트러블슈팅 이나 회고는 블로그에 남겨보려고 한다!
위에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줄줄 써놓긴 했지만 사실상 아직 본격적인 취준은 아직 시작도 안한 것 같다😅 아직은 몸풀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퇴사를 하고 다시 취준생 신분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이 시간을 잘 보내면 나한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내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하루를 내가 계획한대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설레기도한다. 이 설렘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ㅎㅎ 꾸준히 내 할 일을 하다보면 그 결과도 좋지 않을까?
혹시 나처럼 취준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막막하고 많이 힘들겠지만 같이 끝까지 힘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나도 취준하다가 힘들면 다시 이거 보고 초심을 다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