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중순이 되면서 날씨도 제법 쌀쌀해지고 나는 다시 취준생의 신분이 되었다.
올 여름부터 시작된 안수진의 우당탕탕 프론트엔드 개발자 성장기(?)도 이제 4개월차에 접어들었다.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개발자가 된 지금,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고자 한다.
나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E-커머스 솔루션 회사에서 퍼블리셔로 일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내가 퍼블리셔로 취직을 한 것과 코딩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점차 일이 익숙해져 갈 즈음 처음 코딩을 시작했을 때의 열정은 사라지고 성장은 멈춘채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회사-집을 반복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고 짜여진 틀안에서만 움직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도 성장했다는 느낌 보다는 반복된 작업을 계속해서 하는 느낌이 강했다.
점점 무기력해져가는 나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고 그러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개발자였다. 그 당시 회사에도 많은 개발자 분들이 계셨는데 협업을 통해 개발팀과의 소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UI/UX를 고려하고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나에게 더 흥미로워 보였다. 프론트엔드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인 내가 개발한 것을 바로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한 몫했다.
개발자는 평생 공부해야한다는 말을 다들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트랜드에 예민하게 반응해야하는 개발자의 특성이 항상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 자극을 원동력 삼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개발 시장에 뛰어 들게 되었다.
지난 여름은 나의 인생에서 가장 개발에 몰두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30여 명의 동기들이 항상 곁에 있었기 때문에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자극이 되면서 3개월의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난 3개월 동안 좋았던 것을 말해 보라고 하면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작업 환경
작업 환경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나같은 경우에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타입이라 주변이 시끄럽거나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데 이 곳에서는 오직 개발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항상 제공 받았다.
살짝 이야기하자면 폴바셋 원두의 커피가 무한 제공 되고 매일 우유와 두유가 한팩씩 제공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리얼을 가져와서 타먹을 수도 있었다...ㅎㅎ 청소도 매일 해주시기 때문에 청결적인 부분도 신경쓰지 않아도 됐고 언제나 24시간 개방 되어있기 때문에 공부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했다. 가끔은 이곳의 커피 맛이 그립기도 하다.
두번째, 커뮤니티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기 오기 전까지 다들 일하던 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생에 가장 다양한 사람을 만나봤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배울 점도 많았고 내향적인 나에겐 사람들과 어울리기에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코드를 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거나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곁에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되었다. 내가 아는 것이 있으면 알려드리기도 하고 또 같은 기능이라도 서로의 코드는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들을 공유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외에도 서로의 고민에 대해서 누구보다 공감하고 함께 고민해주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들때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세번째, 협업 경험
2개의 프로젝트와 4주 간의 기업협업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실제 현업에서의 협업은 또 다르겠지만 이 두 번의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소통의 중요성,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달았고 4주 간의 기업협업을 통해서는 질문의 중요성, 컨벤션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달았다.
이런 경험들을 밑거름 삼는다면 현업에서 더 빠르게 적응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점은 바로 시간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그 안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는 더욱 더 짧게 느껴졌던 것 같다. 짧은 시간안에 나의 최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어떻게든 완성만 시키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지저분한 코드를 올리기도 했었다.
좋은 개발자가 된다는 것은 똑같은 기능을 구현하더라도 그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기능을 구현할지,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시간도 짧고 그 다음 일정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따로 리팩토링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이제부터 하면 되니까😂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신다면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첫번째는 취업이다. 지금까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지원 자격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노력했던 것, 준비했던 것 들을 잘 정리해서 이력서 준비하고 스터디를 통한 면접 준비도 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리팩토링이다. 과연 내가 지난 나의 코드를 마주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도 있지만 면접을 보게되면 어차피 나의 코드를 설명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면접 준비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리팩토링 할 예정이다. 그리고 또 지난 날의 코드를 보며 내가 지금 과거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세번째는 새로운 기술 스택 공부이다. 사실 이것은 내 욕심이긴 하지만 요즘 취업 시장을 보면 빠지지 않고 보이는 기술 스택이 바로 typescript
와 redux
와 같은 상태관리 툴이다. 상태관리 툴은 기업협업을 통해 mobx
로 살짝 맛을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짧은 기간안에 이 기술들을 마스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미리 공부하면서 방향을 잡아나가야겠다.
나는 배울 점이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나도 언제가는 시니어 개발자가 되는 날이 올 것이고 누군가의 사수가 되는 날이 올텐데 그때 나의 후임? 후배? 가 되는 주니어 개발자에게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울점이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것이 맡은 업무를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이 될 수도 있고, 코드를 잘짜는 기술력이 될 수도 있고,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될 수도 있고, 꼼꼼한 업무 방식 이 될 수도 있고... 등등 무궁무진하겠지만 개발자로서 누군가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아주 뿌듯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미래의 배울점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내일모레도... 열심히 달려야겠다. 열심히 달리다 힘든 순간이 와도 지금 이 초심 잃지 말고 시니어 개발자가 되는 그날까지 힘내보자!!!💪🏻
알찬 2022년을 보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