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feat.가짜 개발자..)

bangina·2020년 10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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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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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개발자 밈 & 후기글을 보고 뭔가 내가 그 가짜개발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 긴글주의


0. 안녕하세요 가짜개발자입니다


나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식품회사에서 2년간 수입업무를 하다가 퇴사한 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와서 갑자기! 개발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다. 어딘가 "가짜 개발자"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 갑분 개발공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짜 개발자처럼 코딩이 할만 해 보여서 도전하게 된 건 아니지만(말도 안 되게 어려워 보였음) 가짜 개발자 못지 않게 순수하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개발 공부를 시작했었음을 먼저 알린다.

+) '가짜개발자'라는 글을 쓴 후 - dongyi님



1. 개발자가 되기로 결정한 계기


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하게 된 나의 그 불순한 의도가 뭐였냐고 물으신다면,

👉 개발자 경력이 있으면 호주 영주권 신청시에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


그래서 개발자를 다음 커리어로 정하게 됐다.
개발자 외에 다른 직종들도 리스트에 있었으나(의사, 간호사, 선생님, 물리치료사, 회계사, 바리스타 등등) 이런 저런 사유로 다른 직업들을 소거하다보니 남은 것이 개발자와 회계사였고, 회계사는 몇 년 뒤에는 가산점을 받지 못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래서 개발자로 최종 결정했다. 나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하고도 전략적이면서 매우 매우 매우 무모한 결정이었다.


이런 무모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한번 되돌아봤다.

(돈때문 아님. 무튼 아님.)


👉 나는 그 직업이 나에게 줄 수 있는 유인을 내 적성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내가 원래 잘하고 좋아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고 싶게 만드는" 직업을 업으로 삼고 싶었다. 열심히 하게 만드는 유인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든 잘 해낼 수 있다는 진짜 진짜 이상한.. 근자감이 있었다. (지금도 이해 안 됨) 개발은 열심히 하면 비교적 정직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이 그 유인으로 작용했고, 더불어 '개발은 어렵다'는 이미지에서 오는 도전의식 같은 것도 어렴풋하게 있었던 것 같다. 하여간 이런 약간은 변태적인 이유들로 인해 내 두번째 커리어는 개발자로 결정짓게 되었다. 땅땅땅

여기까지가 내가 흑심을 품고 개발자가 되기를 결정했던 이유이고, 물론 시간이 흐른 지금은 개발자라는 직업을 보는 태도에 무게감과 진지함이 많이 달라졌다.



2. 진지하게, 진짜로 개발자가 되고 싶어졌던 이유


단순 영주권 취득 목적으로 개발자가 되려던 흑심(?)에서 '진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본격적으로 성숙된 계기는 올해 상반기에 단기 퍼블리싱 외주를 맡았을 때였다.

디자인 시안을 받아 정적인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풀스택 개발자에게 넘기는 것이 내 업무였는데, 당시 일하면서 가장 갈증이 났던 부분이 개발자가 내 코드를 받아서 그 뒤로 어떻게 작업하는지 모른 채로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내 코드를 어떻게 지지고 볶길래 이렇게 실제로 움직이는 웹사이트가 되는지 그 과정이 너무 궁금했다. (당시 딱 퍼블리싱까지만 할 줄 알았음)

이 느낌은 마치 김치를 담그는데 배추 절이는 일만 죙~일 하고 가장 중요한 비법양념을 만들어서 버무리는 일에는 손도 대지 못 하는 그런 느낌?


(이미지 출처 : 정자동 행복마을네트워크 "사랑나눔 김장담그기")

더군다나 같이 협업했던 풀스택 개발자 쿠샬은 혼자 프론트와 백을 모두 도맡아서 개발했었는데, 아직 프론트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던 당시에 쿠샬은 거의 뭐 전지전능 신처럼 보였다. 🔥 갠 지 폭 발 🔥

이 때를 계기로 개발 공부를 진지하게 하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일단 쿠샬이 너무 멋있었고, 풀스택 개발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앞단, 뒷단의 개발에 대한 이해가 모두 있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외주 업무가 마무리 되자마자 바로 프론트&백엔드 기술을 모두 다루는 교육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프론트엔드, 백엔드 그리고 서비스 배포까지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한 사이클을 돌아보면서 그 때의 갈증을 조금씩 해소해나가고 있다. 이 경험이 실무에서 협업시에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3. 개발자라는 직업이 마음에 드는 점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이렇고!

구직활동 목전에 와 있는 현 시점에서, 정식으로 개발자가 되기 전에 개발자라는 직업이 마음에 드는 점들을 한번 꼽아보기로 했다. 아직 개발자 되지도 않았으면서 약간 건방지긴 하지만 그래도 글 쓰는 건 내맘이니까~~!

📍 1. 전문성과 자기 성장에 대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직업이다.


일정하고 평온한 삶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타입이다. 그런 점에서 안정적이지만 발전의 여지는 크게 없었던 첫 직장은 나에게 장기적으로 이로운 곳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퇴사하고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나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내린 결론은, 나는 전문성을 쌓아 자기 성장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공부하고 성장하는 만큼 레벨업할 수 있는 커리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관점에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며 능력으로 평가받는 개발자라는 직업이 이러한 나의 직업관과도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다른 사람들과 돕고 도움 받으며 다같이 공부하는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발전의 동력을 잃지 않게 해주는 강력한 장치가 되는 것 같아서 힘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이상, 모두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하는 피곤한 숙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낮잠과 명상(을 가장한 낮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힘든 일이긴 하지만 이왕 이렇게 공부하면서 살 거, 개발자가 되어 마아니 공부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말에 개발공부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서 덜 억울해)


📍 2. 프로덕트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


나는 곰손이지만 무언가 사부작 사부작 만들어내는 걸 좋아한다. 호주에서 일할 때는 라떼아트와 동영상 편집에 참 열심이었고, 백수일 때는 꽃다발, 마크라메, 악세사리... 등등 내 곰손이 감당하는 선에서 별별 것들을 만들어내기를 좋아했다. (돈 안되고 쓸데없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감 취미들..)

대단한 예술이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뭐랄까 내 안의 아담한 창의력을 어떻게든 발산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발 공부를 하면서는 토이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직접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그 욕구가 해소되고 있다. 개발자가 되어 내 손으로 무언가를 개발해낼 수 있고, 그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참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코드로 사부작 사부작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엄마한테 등짝 안 맞아도 되고!)




4. 앞으로의 목표

🔥 멋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멋있다라는 말이 참 모호한데, 풀어서 이야기해보자면..

다양한 도전을 계속하고,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공유하기를 즐기는 개발자다.

프론트엔드 공부를 하면서 랜선으로 마주친 개발자들을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들과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 계속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전문성을 쌓아 다른 개발자들과 나누는 멋진 개발자가 되려고 한다. 모호하긴 하지만 내 개발자로서의 모토는 이렇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조금 정리가 되면 다시 글로 써보고 싶다.

아 그리고 해외 취업도 나의 중장기 목표중의 하나다. 사실 호주 이민에 대한 열망은 이런저런 사건들로 인해 식긴 했지만 그래도 해외에서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일해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충전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마무리

여기까지 구구절절 내가 왜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는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를 적어봤다. 나름 이길 저길 돌아왔다고 생각하는데 늦은 도전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동시에 이런 방황이 있었기에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성숙될 수 있었다고 믿기에 후회는 없다. 더불어 경험해온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하나로 연결되어 빛을 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올해는 좋은 사람들과 열심히 일하면서 멋진 개발자되기! 목표에 첫걸음을 띄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제 얘기만 한무더기 해놔서 읽기 힘드셨을텐데 여기까지 와주신분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지나친 침소봉대가 되지 않았나.. 글발행이 망설여지지만 이불킥은 내일의 내가 하겠지!

profile
🥨 UX, Graphic에 관심이 많은 주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이모지 Lover 💘

1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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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4일

굿~! 많이 공감하고 갑니당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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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8일

욕구가있으면 실행에 옮기는 강단이 멋있으시네요 ㅎㅎ 좋은 자극받고 갑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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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0일

읽으면서 저도 생각하게 되는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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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3일

재밌어서 쭉 읽었습니다.
저도 웹디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서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글쓴이의 마음태도가 저에게도 도전이 되네요. 멋진 개발자가 되실거 같아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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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

저도 호주워홀 전후로 개발자 커리어가 본격 시작이 됐었네요. 그때 꿈은 Subclass 457이었는데… 사실 지금도 멜번 다시 돌아가서 개발자로 정착하고 여생 사는 게 꿈이죠 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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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멋지시네요. 궁금한게 있는데 처음 개발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학원 다니셨나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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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

안녕하세요 ㅎㅎ
벨로그 메인에서 우연히 글을 보게 되었네요
괜히 이런 글 제목을 보면, 제가 쓴 밈이 오해를 불러일으킨건 아닐까하고 찔려서(?) 들어와보는데

글을 읽고 ina님의 계획력과 실행력을 배워가는 것 같네요 ㅎㅎ
저도 나태해지지 않으려 노력해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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