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려보니 내 멘탈이 박살이 난 건에 대하여... (4)

Byte8teBit·2022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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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멘탈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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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대하는 자세

사람에게 기대는 것을 지양하게 된 이유

저는 유년시절 한 번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그 사람에게 기대기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의 맞벌이로 마주하지 못하는 시간만큼 다른 사람을 통해서 사랑과 관심을 채우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낯을 많이 가렸던 탓에 주변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번 사귄 친구는 나름대로 절친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아이였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청소년기를 맞이함에 따라 모두가 겪듯이 다양한 교우 관계를 겪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배신도 당해보고, 성인이 되어서는 타인의 이익에 이용(?) 도 당해보며 성장했습니다.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저는 사람에게 기대는 것을 어느정도 지양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다만 저는 이전에 언급했다시피 사람을 돕는 것을 제 인생의 목적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와중에

'내가 남을 돕는 것은 오케이'

라는 이상한 자아 실현(?)의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 당시에는 이런 요상한 괴리감 넘치는 인간 관계를 추구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상하게 거리감을 두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도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포커페이스와는 매우 동떨어진 사람입니다. 아마도...) 상처받는 것에 항상 대비하기 때문에 일부러 마음을 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서서 이것저것 자잘한 도움을 주는 저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사실 지금은 좀 더 해탈에 가까운 상태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와 글을 통해 말했듯, 인연이란 잡으려해도 잡을 수 없고, 막으려해도 마주하게 되는 신기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입니다. 때론 불가항력적인 상황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마음의 짐을 더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론 인간관계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하고 이후의 결과를 통해서 성찰과 반성을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떠나는 사람에 대해서 마음을 두지 않기에 집착하지 않고, 다가오는 사람을 막지 않기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회사 동료들과 지금까지도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농담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제가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하되 집착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은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저는 완벽한 사람도, 그렇다고 대단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 자신이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아갑니다. 의외로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들였을 때에 열리는 가능성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하기보다 드러내고 오히려 맞서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는 계기를 찾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 자신의 경험에 빗댄 작은 조언을 드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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