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오브 디자인 / 프레데릭 브룩스

chaewonkang·2020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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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줄평

완벽히 습득할 수 있는 이론은 없다. 경험으로 검증하지 않은 이론은 이상적인 가이드일 뿐이다.

책을 읽고...

책에서 저자가 설계 프로세스를 이야기할 때에 고려하는 큰 줄기 중 하나는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실 어떤 프로젝트든 이후 회고할 때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서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는 모두가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보통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과정을 길게 잡지 않는다. '이해'라는 것은 형체가 없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듯 설계가 수반되는 프로젝트에서는, 그러니까 달리 말하면 어떤 디자인 프로젝트에서든, '정형적이든 비정형적이든 추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추정은 결정 트리의 모든 가지에서 유효하며,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어떠한 선택도 예측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예감, 경험, 일관성, 그리고 미학적 취향이 각 옵션의 선택에서 가이드 역할을 한다'. 나는 두 번째 문장에서 습관적으로, 이 네 가지 특성을 충분히 잘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면서, 만약 각각을 25퍼센트 만큼씩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을 100으로 설정한 뒤 가정해 보았다.

예감과 경험은 연결되어 있다. 얼마 전 읽었던 헤라르트 윙어르의 < 당신이 읽는 동안 >이라는 책에서 등장한 내용에 따르면, 사람은 경험이 쌓일수록 예측하는 능력이 발달한다고 한다. 즉, 책을 수없이 많이 읽는 사람들은 읽는 동안에 다음 내용을 어느 정도 예측한다. 머신 러닝의 프로세스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미학적 취향의 경우는, 내가 더 많은 사례들을 만난다면 이 생각도 바뀔지 모르겠지만, 충분한 사례를 목도한 결과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일관성은 학습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즉, 태도의 문제다.

선천적으로 좋은 미학적 취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더라도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 좋은 설계자(이 경우에는 디자이너)가 되기 어렵다. 선천적으로 좋은 미학적 취향을 가졌고, 일관성을 갖추었더라도 경험이 없다면 좋은 이론가에 불과하다. 좋은 미학적 취향과 일관성, 그리고 경험을 갖추었더라도 예감을 적절히 캐치하지 못한다면, 즉 잘 우연의 가능성을 잘 예측하지 못한다면 계속 더해나가기만 할 뿐 자신의 능력이나 성과를 곱할 수 없다. 나의 경우 계속해서, 그 퍼센테이지들의 합이 100이라고 가정하면서 어떻게 절대량을 늘릴지에 대해서만 생각해온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가능한가는 둘째치고서라도,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다. 내가 좋은 미학적 취향을 40퍼센트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관성이 좀 더 많은 사람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 된다. 내가 경험을 많이 갖추고 있지만 예측을 잘 못하는 이론적인 사람이라면, 시공감각이 뛰어난 예측가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 된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나는 어떤 역할을 지향할지, 어떤 사람이 될 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책의 머리글 부분에서 '본질'과 '우연'(부수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훌륭한 설계 프로세스는 상황과의 대화가 반응적이라는, 즉 활발히 변화에 대응한다는 내용과 상통한다. 좋은 설계 과정에는, 우연을 감지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연이라는 단어가 기회의 다른 말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은 그 가치와 잠재력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거창한 게 아니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충분한 경험을 통해 습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많은 경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도움이 된다.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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