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회고와 다짐

Chaewon Kang·2021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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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회고를 제대로 못 했다.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했는데, 기록을 못 하니까 영 제대로 하지 않은 기분이 든다.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간략하게나마 회고와 다짐을 해 보기로 했다.

재작년, 그러니까 2019년은 신체와 정신이 별로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강박증이 극도로 높아져 있었다. 파리에서 매일을 거의 수험생처럼, 하루에 10시간 넘게 공부와 작업을 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생각해 무엇도 만족스럽지 않던 시기였다. 돌아보면 그 때 책을 포함한 텍스트를 가장 많이 읽었고, 새로운 개념을 가장 많이 배웠고, 참신한 계획들을 가장 많이 세웠고, 전시도 정말 많이 봤고, 일기를 포함한 글도 가장 많이 썼다. 외부 감각이든, 지력이든 그래서 내면으로 정말 많이 성장했지만 불안함이 나를 좀먹어서, 또 건강하지 못한 습관들 때문에 신체와 정신이 그만큼 많이 망가졌던 시기인 것 같다.

건강 회복
2020년은 재작년에 망가진 몸과 정신의 건강을 정말 많이 회복했다. 1월부터 복싱을 했고, 42 피씬이 끝난 뒤에는 건강 문제로 복싱을 못 하게 되어서 2월 정도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거의 4개월간 주 3회정도 5km씩 뛰었다. 가장 잘 뛰었을 때는 30분 언저리까지로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었는데, 코로나 기세가 심해지면서 운동을 못 하게 되어 안타깝다. 지금은 몸이 다시 약해져 가고 있다고 느끼는데, 그 때 비축시킨 체력으로 나머지 일 년을 산 것 같다. 조금만 추위가 풀리면 올해에는 꼭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 종류가 무엇이든.

초보 개발자 되다
피씬에 합격하고 나서 3월부터, 9개월 동안 코딩을 열심히 공부했다. CS 지식과 C언어에 있어서 비교적 소홀했던 점을 반성한다. 그렇지만 프론트엔드 개발 공부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피씬을 할 때만 해도 내가 어디 가서 나를 개발자라고 언제쯤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정말 막막했지만 이제는 초보 개발자 정도는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게도, 경력이 없는 내가 몇 개의 웹사이트 일을 받아서 해볼 수 있었다. 몇 가지는 정적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이었지만, 9월부터 시작하게 된 일은 정식으로 웹 개발의 문턱을 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는 정말 기쁜 일이다.

프로그래밍은 내가 배웠던 어떤 분야보다도 개념을 학습하는 단계와 실제로 응용하는 단계 사이의 갭이 크다. 단순히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중요하지 않고, 어설프게 아는 척을 할 수도 없는 분야다. 내가 아는 것들을 어떻게 잘 엮어서 유의미한 링크들을 만들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일이고, 내가 전공한 분야와 다르게 효율성이 최상위 가치인 분야라서 나의 전체 신경망을 재배선해야 하는 것만 같은 여러 번의 커다란 고통과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그만큼 성과가 있었을 때의 기쁨도 큰 것 같다.

올 해에는 react와 더불어 여러 가지를 더 공부해 보고 싶다. 우선 생각나는 것들로는, node.js, webGL과 d3.js가 있다. 예전에 파리에서 하다 만 프로젝트를 d3.js 공부해서 올 해 안에는 마무리 해서 배포하고 싶다. 그리고, REST API를 연동하면서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node.js와 GraphQL을 공부해서 SPA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를 해 보려고 한다.

GraphQL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본 결과 다들 의견이 다양했지만, 얼마 전 Udemy에서 관련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나중에 GraphQL을 잘 사용하지 않더라도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하고 컨트롤해 보는 경험은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재테크
2020년에는 주식을 시작했다. 수익률이 제법 높다. :) 자연히 내 돈을 투자한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틈틈히 공부하기 시작했고, 경제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주식 화면 체크하고, 관련 기사들을 찾아본다. 그리고 42 사람들 몇몇과 함께 주식 스터디를 시작해서 매 주 두번씩 개념을 함께 공부 하고 있다. 지금은 주 섹터가 IT, Tech이다 보니 아래의 세 사이트를 가장 많이 참고하고 있다.

경제지식네트워크
더밀크
아웃스탠딩

올 해에는 내키는 대로가 아닌 매달 수입의 일정 퍼센트를 주식에 투자할 생각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계명을 잘 지키는 투자자가 되자.

습관 형성
2020년에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진 않지만, 돌이켜 보면 어느 정도 성실함이 습관처럼 몸에 밴 시기였다.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꼭 코딩을 하는 습관이 들었고, 항상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건강을 해치는 무리한 계획은 자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처럼 책이나 텍스트를 많이 읽지 못해 마음 속 깊은 곳에 답답함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하루의 몇 시간은 무조건 읽고 기록하는 시간으로 쓰려고 한다. 1월 첫주에는 평소에 미루던 아웃스탠딩과 MIT Technology Review를 구독 신청했고, 전자책과 종이책도 여러 권 샀다. 적독가에 머무르지 말고,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거나 무의미하게 SNS를 보는 시간을 사용해서 자주 읽고 많이 기록해야겠다.

이 네 가지 이외에도 생각해 보면, 가족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고, 나 또한 이제는 독립해서 새로운 주거지를 찾았다. 가족, 친구들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다졌고, 사랑과 우정이 가까이 자리한 곳에 매일 존재하고 있다.

2021년에는...
정성적인 목표는,
1.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기 목표를 정하기
2. 그 시간 동안은 온전히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목표를 수정하지 않기
3. 주변 소음에 휘둘리고 가짜 욕망들에 잠식되지 않기
4.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총명한 감각을 유지하기
5. 매일 매일 습관을 실천하면서 어제의 나보다 내면으로 성장하기

정량적인 목표는,
1. d3.js, node.js, webGL, react 열심히 공부하기
2. 42 클럽을 만들 생각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3.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 것인지에 대해 근미래(3-5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4. 영어로 된 질 좋은 텍스트를 더 많이 읽고 기록하기
5. 운동

회고와 다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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