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 리눅스 초보자도 접근 가능한, 엔데버 OS(EndeavourOS)

Longcat·2025년 4월 26일

리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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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선택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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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untu ➔ RHEL ➔ RockyLinux ➔ Ubuntu ➔ Fedora ➔ Ubuntu ➔ EndeavourOS

저는 NVIDIA Jetson을 다루는 연구실에서 주로 Ubuntu를 사용했습니다. Jetpack SDK Manager가 Ubuntu에서만 완벽하게 지원되었고, 당시(2019년) NVIDIA Driver, CUDA, CuDNN 설치 및 문제 해결 정보 찾기도 가장 쉬웠기 때문이죠. 당시 우분투 사용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드라이버 설치 후 화면 깨짐, CUDA 경로 오류 같은 짜증 나는 문제들이 떠오르실 겁니다. noveau와 충돌하여 tty3로 들어가 부팅 설정을 변경했던 기억도 생생하네요.

개인적으로는 RedHat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RHEL이나 Rocky Linux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우분투가 APT를 사용하는 반면 페도라 기반 배포판은 RPM을 사용해서 명령어 몇 가지를 찾아봐야 하는 사소한 불편함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거쳐온 배포판들은 조금씩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저를 괴롭혔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드라이버 관련 문제들이었습니다.


사소하지만 짜증나는 문제점

물론 물론 리눅스를 사용하다 보면 초기에 몇몇 드라이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성능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났던 문제들은 단순한 성능 저하를 넘어 사용 자체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1. 인터넷이 안된다.
    1.1 유선랜은 되는데 무선랜은 안되는 경우
    1.2 반대로 무선랜은 되는데 유선랜이 안되는 경우
    1.3 둘 다 먹통인 경우

  2. 소리가 안들린다.
    2.1 마더보드에 내장된 사운드 카드 드라이버를 못잡는 경우
    2.2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스피커에서 출력되는게 아니라 모니터에 포함된 조그만한 스피커만 작동 가능한 경우
    2.3 무선 헤드셋을 사용하는데 마이크는 작동되지만 소리는 안나오는 경우

  3. (노트북 한정)
    3.1 비정상적으로 많은 배터리를 소모하는 경우 (XPS)
    3.2 몇몇 USB단자가 동작하지 않는 경우
    3.3 (제일 황당한 문제점) 노트북에 포함된 키보드가 동작하지 않는 경우

저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리눅스를 사용하면서 정말 별의별 문제들을 다 겪어봤습니다. 오죽하면 연구실에서 '재앙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니까요. 놀라운 점은 이러한 문제들이 제가 중국에서 직구한 정체불명의 PC나 미니보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연구실은 전적으로 Dell 제품을 선호했기에 대부분의 장비가 Dell Workstation이었고, 노트북도 XPS였습니다. 저 역시 조립형 PC를 사용하긴 했지만 리눅스 지원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메인보드를 선택했으며 BIOS도 최대한 안정적인 최신 버전을 유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문제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최신 Dell Workstation은 리눅스 화면 조차 제대로 띄우는 데 하루 종일 씨름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제 미숙함도 있었겠지만, 윈도우에서 클릭 몇 번으로 모든 설정이 완료되는 경험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ARM, RISC-V 등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다루는 저희 연구실에서 대부분의 구성원은 Mac을 사용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리눅스 커널 내용을 가르치는 양반들이 Mac을 사용하다니...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Mac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해졌습니다. 앞서 말한 초기 설정 과정의 번거로움을 굳이 겪고 싶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GPU 워크로드를 서버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한몫 했을 겁니다 (저는 서버 원격 접속의 답답함 때문에 워크스테이션을 선호했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저는 여전히 개발용으로 리눅스를 선호합니다. xformer 같은 복잡한 라이브러리를 설치할 때 리눅스 환경이 더 편리하고, 게임이 설치되지 않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윈도우보다 반응 속도가 더 빠르다고 착각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잦은 드라이버 이슈를 겪으면서 언젠가부터는 리눅스 사용에 대해 조금 포기해버린 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너무 귀찮아서 PC에 우분투를 켜놓고 윈도우 노트북으로 SSH 접속하여 환경을 세팅해 사용하곤 했습니다. cv2.imshow 같은 함수가 바로 동작하지 않아 jupyter로 접속하거나 파일을 생성해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했지만요.

그러던 와중에 기존 우분투에 어떤 귀찮은 문제가 발생했고, 해결보다는 새로 설치하는 쪽을 선택하면서 어떤 리눅스 배포판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들어온 리눅스 배포판이 있었습니다.


EndeavourOS

엔데버 OS는 아치 리눅스 기반의 배포판입니다. 저 역시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초기 설정 과정이 번거로운 아치 리눅스는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습니다. 다만 나무위키에 독립 문서가 있다는 점, 설치가 간편해 보인다는 점, 이미지 파일 용량이 작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gcc, make, cmake 같은 개발 도구들의 버전이 우분투, RHEL에 비해 상당히 최신 버전이라는 점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리눅스에서 크롬 설치가 귀찮아서 Firefox를 사용하는, VSCode만 제대로 동작하면 나머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웬걸... 엔데버 OS를 설치했을 때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리네?

저는 데스크톱과 랩탑을 통틀어 제 개인 PC에서 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운드 드라이버를 설치 과정 없이 한 번에 잡은 배포판은 엔데버 OS가 유일했습니다.

최신 버전의 NVIDIA Driver를 바로 잡네?

저는 현재 NVIDIA RTX 409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 최신 우분투나 RockyLinux또한 드라이버 설치가 굉장히 편리합니다. 하지만 드라이버의 버전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낮은 경우가 많아 최신 CUDA 지원을 위해 굳이 드라이버를 재설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는 CUDA 설치를 위한 *.deb파일을 통해 드라이버를 함께 재설치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CUDA, CuDNN, TensorRT 설치가 정말 쉽네?

현직에서 개발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 부분에서 꽤나 시간을 소비하고 짜증을 느꼈을 겁니다. NVIDIA 공식 홈페이지에서 CUDA는 비로그인으로 설치 가능하지만, CuDNN을 받으려면 로그인이 필수죠. PC를 재설치할 때마다 구글 로그인부터 시작해서, 모바일 앱 확인, Gmail 인증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엔데버 OS는 아치 리눅스 기반이라는 점을 빛을 발했습니다. AUR (Arch User Repository)을 통해 yay 명령어로 CUDA, CuDNN, TensorRT를 단 한 번에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로그인이나 파일 다운로드 과정 없이 터미널 명령어 한 줄이면 충분했습니다.

Arch User Repository

없는 게 없습니다. "이런 것도 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패키지가 AUR에 존재합니다. 놀랍게도 한글과컴퓨터에서 제공하는 한글 2020 리눅스 버전도 단 한 줄의 명령어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치 리눅스를 사용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인 AUR이 이렇게 강력하고 편리한지는 엔데버 OS를 직접 사용해보고서야 실감했습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는 Discord, Notion등이 있는데 두 프로그램 모두 AUR로 손쉽게 설치가 가능합니다.


엔데버 OS, 당신의 다음 리눅스가 될 수 있을까요?

드라이버 문제로 지쳐있던 제게 엔데버 OS는 마치 선물과 같았습니다. 사운드, 그래픽 드라이버를 설치 초기부터 완벽하게 지원하고, 최신 개발 환경 구축이 용이하며, AUR이라는 강력한 패키지 저장소를 통해 필요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리눅스 사용 경험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물론 아치 리눅스 기반이기에 기본적인 패키지 관리자는 pacman을 사용하고, 시스템 설정 등에서 다른 배포판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데버 OS는 아치 리눅스의 유연성과 최신 패키지라는 장점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설치 과정과 초기 설정을 간편하게 만들어 사용자 접근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특히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Intel 코어 울트라 시리즈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도 엔데버 OS는 별다른 설정 없이 완벽하게 동작했습니다. 윈도우를 설치했음에도 배터리 타임이 너무 적어 리눅스를 설치했는데 꽤나 인상적인 사용시간을 보여줬습니다. (thinkpad x1 gen12, 155U)

만약 당신이 잦은 드라이버 문제에 지쳤거나, 최신 개발 환경을 쉽게 구축하고 싶거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간편하게 설치하고 싶다면, 특히 최신 하드웨어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리눅스 사용을 원한다면 엔데버 OS는 분명 당신의 다음 리눅스가 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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