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많은 것에 대하여

홍혁진·2022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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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 빛나기 위해 필요한 것

사이클 경험하기

저의 머릿속은 항상 복잡합니다. 저라는 사람이 원래 그런 녀석일 수도 있지만, 2020년 창업이라는 세계에 눈을 뜨고 나서부터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을 때가 많아요. 왜냐? 예전 같았으면 그저 넘어갔을 문제들을 관찰하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한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일단 제가 내린 스마트한 방법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안된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정의된 문제를 해결한다.
  • 현재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활용하여 기술적으로 구현가능하다.
  •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Working Business Model이 있다.

누구는 그럴 수 있습니다. 쓸데없는 고민을 한다고 말이죠. 저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서비스 기획이라는 장르 자체가 "실제로 구현되지 않을 경우 머릿속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서비스 기획 직무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기획부터 개발, 출시까지의 사이클을 경험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혼자 이 사이클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아요.

개발과 디자인을 모르는 상태라면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제 이야기를 하자면...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었지만 항상 무엇인가 갈증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실제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입학한 시기가 2017년이라서 더욱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그 때부터 토스, 무신사 등 재미있는 서비스들이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죠. 제 머릿속의 아이디어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갈증이 사그라들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학 복수전공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신 들린 듯이 파워포인트를 사용하게 되었고, Figma라는 엄청난 친구도 만나게 되었죠. 개인적으로 경영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의 시너지는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PMF(Product Market Fit)를 달성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니 말이죠.

그러나 대부분 혁신산업이 소프트웨어를 하나 끼고 만들어지는 지금, 제가 아무리 UI 디자인을 해봤자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코드가 필요했습니다. 그럼 저는 뭐를 했을까요? 그렇습니다. 융합소프트웨어 연계전공을 시작했어요. 사실 여기에는 공학사 학위가 있다면 뭔가 다를 것 같다는 오만한 생각도 있었습니다. 어디가서 "나 개발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할 때 주눅들지 싫다는 거였죠.

그러나 아무 쓰잘데기 없는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개발을 배우며 CS 지식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배울 수 있었고, 모든 과정이 "성적"이라는 결과로 나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Python 모듈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죠. Google Ngrams를 활용하여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우주 탐사의 동향 및 함의"라는 재미있는 보고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서비스 기획-개발-출시의 사이클을 경험할 수는 없었어요. 물론 졸업 직전 학교 수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겠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지금 해야 할 것은 "내가 기획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공부를 시작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그래서 뭘 만들거야?

많은 분들이 부업으로 "전자책 PDF"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은 전자책을 발행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1. SNS에 자신의 Originality가 담긴 게시물을 업로드한다.
  2. 게시물 업로드를 지속하며 자신의 콘텐츠에 반응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3. 해당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무료 전차책을 제작하여 배포한다.
  4. 배포 과정에서 고객 정보를 확보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5. 피드백을 수용하여 유료 전자책을 판매한다.

그런데 3번과 4번 과정이 매우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손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세스였죠. 이 과정을 간소화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간단한 자동화 SaaS를 개발하고 브랜딩하고자 해요.


과거 인스타그램에 이걸 만든다고 큰소리 쳐 놓은 것이 있습니다. 2022년 8월 24일에 올린 것이니, 작성한지 이제 3달이 다 되어가는군요. 부끄럽지만 서비스의 랜딩 페이지 하나를 디자인한 것 빼고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엄청나게 많이 남은 것이죠.

이것 외에도 개발자분들께서 흔히 "토이 프로젝트"라고 하실만한 기획들이 제 Figma에 있습니다. 그치만 이 모든 작업을 혼자 힘으로 다 할지, 혹은 팀을 이뤄서 진행해야 하는지는 아직 고민 중에 있습니다. 제아무리 개발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혹시 나는 다른 엣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걸 더 살려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렇지만 개발 공부를 한 번 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그리고 또 그 쪽으로 얕은 전공을 하나 하고 있는 이상)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칼을 뽑고 그대로 집에 꽂기는 아깝기 때문이죠. 폼 나진 않더라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 많이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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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주니어 기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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