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웠던 패스트 캠퍼스 아이패드 온라인 패키지

devh·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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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에 낚여 시작했던 온라인 수강

패스트 캠퍼스는 수강료가 비록 살짝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꽤나 수준있는 개발 분야 강의를 하는 오프라인 학원으로 나름의 명성을 쌓아온 곳이다. 직접 오프라인 수강을 해본적이 없으니 실제로 그러하다고 확단할 순 없지만 여러 후기들이나 인식은 강추까진 아니더라도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고픈 자에겐 좋은 선택지 중 하나라고 인식하기엔 충분하다. 적어도 막연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 왔다. 패스트 캠퍼스라는 이름에 약간의 신뢰는 있었던 셈이다.

그와중에 이달 초까지 접수가 마감된 아이패드 환급 과정 온라인 강의 패키지가 눈에 띄었다. 80만원의 가격에 나름 수준이 괜찮을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온라인 강의 패키지 + 아이패드 7세대 + 최대 60만원 환급 구성은 열심히만 한다면 분명 나에게 득이 될 조건인 셈이다.

사실 이 강의 패키지가 눈에 띈 결정적 계기는 아이패드였다. 가장 저가형 모델이긴 했지만, 어쨌든 최신 기종이고 한번쯤 써보고 싶은 제품군이건만, 막상 정가를 주고 사기에는 딱히 용도가 불분명하니 스스로에게 둘러댈 명분이 애매한 제품인데, 동영상 강의 시청이라는 용도와 환급까지 생각하면 매력적인 가격.. 그럼에도 아래와 같은 고민이 순환 참조 오류처럼 뺑뺑 돌았지만, 그래. 그까이꺼 열심히 하면 되지. 결국 질렀다. 어차피 공부는 뭘 하던 할꺼고. 이참에 아이패드나 싸게 챙기자. (사실 패키지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아이패드 에어 3세대 이상의 모델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살짝 짚고 넘어가보는 아이패드 환급 패키지 구성

아이폰 환급 패키지는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구성되었다.

  • 가격 80만원. 10개월 할부

    • 아이패드 7세대 32기가 와이파이 모델 = 약 50만원

    • 올인원 패키지 (선택한 과목은 데이터 사이언스 올인원 패키지)

      • 약 5종의 대분류 온라인 강의
      • 1종의 대분류 온라인 강의 당 약 5종의 소분류 강의
      • 약 50시간 이상, 많게는 약 60시간 내외 분량으로 예상하지만, 정확한 토탈 러닝타임은 미지수
      • 어디까지나 데이터 사이언스 패키지 한 강의 셋 러닝타임 (12시간 45분) 을 기준으로 한 어림짐작
    • 모든 환급 조건 달성 시 총 60만원 환급

      • 주말, 공휴일 포함 매일 20분씩 강의 수강, 수강한 내용 개인 정리 노트 제출 (100자 이상)
      • 반드시 일단위로 매일 미션을 수행해야하며, 이를 월 단위로 총 6달간 체크하여 5만원씩 30만원 환급
      • 6달간 매월 미션 성공을 했다면, 후기 작성 시 30만원 추가 환급
  • 아이패드의 가격을 빼면 약 30만원의 강의 가격

  • 환급을 받으면 아이패드 + 강의의 가격이 총 20만원

  • 미칠듯한 미션 난이도를 뚫기만 하면 아이패드를 20만원에 구입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모든 미션에 성공해 환급을 받으면 거의 공짜나 다름 없는 조건이다. 환급을 못받는다고 하면 일반적인 온라인 강의 가격에 비하면 약간 저렴한 수준이랄 수 있는데, 패키지 상품이다보니 꼭 내가 원하는 강의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경쟁사인 인프런이 할인을 자주 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저렴하긴한데 매력적으로 저렴하다고 보기에는 좀 애매하다.

무엇보다 환급을 받는다면.. 좋은 좋건이긴한데, 환급 미션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는게 타당했다. 6개월간 이유를 불문하고 매일 20분씩 강의를 봤다는 로그를 남겨야 하고, 로그를 남긴 강의에 맞는 요약 자료를 100자 이상 제출한다는게 정말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능한 미션이라 생각되고 굉장한 피로감을 동반해야 한다. 특히 공부 내용의 100자 이상 요약본 제출은 이 요약본이 수강자의 학습 성과를 높이는 실효성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 같고, 그저 미션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 정도의 용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의도가 치사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도 납득은 가는게, 환급 금액을 감안하면 거저 수준인 건 맞는지라 패스트 캠퍼스 측의 입장에서는 난이도 조절과 어뷰징에 대비한 장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단지 좀 주먹구구식이라는게 아쉬운 정도.

당연히 모든 미션 성공을 목표로 결제를 하긴 했지만, 내심 성공하긴 어려울꺼라 생각했다. 그저 이왕 공부할 재료들을 마련했으니 나를 채찍질할 하나의 명분으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할까. 적어도 3~4 달 정도 미션 성공해서 20만원 정도 환급 받았으면 했고, 그런 의도를 깔고 하다보면 악착같은 마음이 생기기도 할테니 잘되면 60만원 모두 환급 받을 수도 있을지도..? 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그런 피로감을 견디느니 내가 원하던 아이패드 에어 3세대 급 이상의 제품을 그냥 지르고 그걸 더 잘 활용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현실적으로는 참 계륵같은 패키지였다. 그놈의 아이패드가 뭔지. 갑자기 눈이 멀어서는..

너무나도 허술한 미션 지원 시스템과 정책

지르자

아이패드 패키지 판매 마감 30분 전에서야 마음을 먹고 회원 가입 후 결제까지 마쳤다. 30분이 지난 후 내 강의 목록에 결제했던 데이터 사이언스 패키지의 강의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환급을 위한 일일 미션들.. 단순히 난이도의 문제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니었으니.. 하나 둘 씩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았다.

일일 미션 완료 페이지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일 미션 (이후 일퀘라 표현하겠음) 의 의무가 시작된 당일 00시가 넘었고, 우선 일퀘 완료 구조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패스트 캠퍼스 홈페이지 아무리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도 납품 페이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마이 페이지를 통해서도 관련 메뉴가 나타나질 않았고, 그저 아이패드 패키지 판매 페이지만 홈페이지에 보였다가 안보였다 할 뿐이었다.

첫날이라 시스템이 덜 구축된 것일까? 아니면 뭔가 운영 설정이 잘못되었나? 뭐, 그럴 수 있지. 김새기는 하지만 그럴 수는 있어. 이제 겨우 01 시가 되어 갈 뿐이잔아. .. 좀 잘 만들어놓지. 이렇게 시스템이 미비하면 지금 미리 들어봤자 의미도 없겠군. 출근 후에 확인해 봐야지. 아.. 일하다가 까먹으면 안되는데.. 시작부터 스트레스구만..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일퀘 동선 파악은 미루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잠에 들었다. (침대 클릭, /누워)

다음날 점심시간 쯤에 패스트 캠퍼스 홈페이지를 다시 방문해 로그인을 하고 마이페이지부터 다시 한번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졌건만, 지난 새벽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상한데? 생각 났을 때 전화를 해봐야지. 전화로 고객센터로 문의해본 결과, 앞으로도 쭉 홈페이지를 통한 일퀘 완료, 관리 페이지로의 접근 경로가 제공될 예정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 100자 이상의 스터디 노트는 어떻게 제출하는가? 에 대한 답변은... 문자로 주소를 발송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아무리 모바일 시대라지만, 문자로 일퀘 완료 페이지 접근 주소를 보내준다니. 2019년이 맞나? 정말 허술하게 일단 이벤트부터 팔고 보려고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 뭐.. 오픈 준비하느라 바뻐서 디테일에 신경 못 썼다고 치자. 아무리 그래도, 홈페이지에 그 쉬운 링크 하나 달아주지를 못하나..

일일 미션 달성 상황 파악의 방법이 없다

그나마 일퀘 완료 보고를 하면, 보고 내용을 그대로 자신의 이메일로 알려주며 적어도 스터디 노트 제출 조건은 클리어 했음을 알려준다. 그래. 사실 일퀘 완료 페이지 정도는 허술할 수도 있다. 제대로 기록만 남기면 되니까. 그나마 제출이 제대로 됐음을 알려주기라도 하니까.

사실 내가 생각한 그림은 당연히 미션 관리 페이지가 별도로 존재할 것이라 여겼고, 그 관리 페이지는 내가 그날 얼마나 수강을 했으며, 스터디 노트 제출 여부를 적어도 일단위로 당사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줄 줄 알았다. 실시간 까지는 좀 과한 바램일 수도 있지만, 일단위 체크정도는 되어야지. 그정도 배치는 돌려줄 수 있는 것 아닐까? 퀘스트 참가자가 이런식으로 눈 감고 미션을 수행하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또다른 퀘 조건인 수강 시간 체크 부분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 아니 사실은 있었다. ...아니 그게 제대로 돌아가는 줄 믿을 뻔 했다. 미션을 수행한지 일주일이 되어갈 때 쯤, 나는 분명히 그간 매일 20분 이상 씩 강의를 수강하였는데, 나의 수강 히스토리에 지난 이틀간의 수강 러닝타임이 0 초로 표기되는 것을 정말 우연히 발견했다. 사실 이런 러닝타임 체크 메뉴가 있는 것도 우연히 처음 알게 되었고.

아니 이게 왠 날벼락.. 이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미션 실패 각이다. (그래프 상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강을 한것으로 집계된 것은 원하는 부분의 수강을 완료한 뒤 영상 플레이를 멈추지 않아 계속 플레이되면서 로그가 남은 사례다) 원인을 알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로 이틀에 걸쳐 문의한 결과가 다음과 같았고, 받아들이기 좀 애매 부분들이 많이 존재했다.

  • 우선 해당 화면에 남은 수강 기록 로그는 일퀘 20분 수강의 로그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이말인 즉슨, 엄밀히 따지면 별개의 로그란 소리고,
    • 정확한 일퀘 성공 판별을 위한 로그는 사용자가 확인할 방법은 아예 없다
  • 별개인건 그렇다 치더라도, 분명히 수강을 한 날짜에 해당 화면엔 왜 0 초로 로그가 표기되는것인가?
    • 데이터를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데이터 추출은 월말에나 예정이다. 현재로썬 확인해 줄 방법이 없음.
  • 혹시 수강했던 몇몇 강의를 다시 플레이했던게 화근인가 싶어 로그 기준에 대해 물어봤더니..
    • 이미 수강했던 강의를 다시 수강하는 것은 로그에 잡히지 않는다. 일퀘 조건도 달성할 수 없다.
  • 재수강 강의가 로그에 잡히지 않고, 일퀘 조건에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은 사전에 고지되지 않지 않았나?
    • 사전 고지가 없었음은 인정. 동일한 강의만 계속 수강하는 어뷰징을 방지하기 위함임을 양해해달라.
    • 수강 목록을 100% 로 완료한 후에는 재수강이 집계된다.
      • 라고 했지만 사실 믿기 어려웠다. 근거는 별개라곤 하지만 위 지난 수강 로그에 0초로 집계된 결과

비정상적으로 넓은 어뷰징 판단의 조건

앞서 나열한 대답을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한번 수강한 영상의 리플레이는 강의 수강 조건에 집계되지 않게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것은, 패스트 캠퍼스 그들이 사용자들의 미션 실패를 어떻게든 원한다는 것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정책이 아닌가 싶다. 어뷰징 방지라는 명분에 대해서 아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뷰징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았다.

내가 동일 영상을 반복 청취한 경우는 전날 마지막으로 수강한 영상부터 다시 들으며 리마인드부터 시작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일퀘의 조건은 일일 영상 시청 20분이다. 사용자는 그 안에서 자신의 수강 전략을 어떤식으로 짜던 자유여야 한다. 만약 1-1 강의를 이해하지 못해 계속 반복 시청하는게 어뷰징인가? 의심할 수는 있으나 증명할 방법은 없다.

또한 이런 식이라면 사용자가 일일 수강 시간을 자연스럽게 제한하며 들어야 한다. 6개월은 180일이니이고, 20분이라는 러닝타임 조건에 약간의 완충장치로 5분을 더해, 180 x 25 를 하면 4,500분이다. 전체 수강 완료 후에는 복습이 일일 미션에 정상 집계된다는 안내를 믿기 어려운 내 가정 하에서는, 적어도 패키지의 러닝타임이 75시간의 분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과연 아이패드 올인원 패키지라는 이벤트 아래 판매된 모든 패키지의 총 러닝 타임이 75시간의 분량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완전히 빡빡한 조건으로 하루 20분이라고 가정을 해도 60시간의 분량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어뷰징의 조건이 위와 같이 드넓게 잡혀있는데, 그 조건이 사전에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연 아이패드 패키지를 구매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사용자들 중 이 조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 조건에 의해 어뷰징으로 간주되어 미션에 실패하게 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정도의 조건은 사전 계약에 반드시 명시해야 할 수준의 조건이라 나는 생각하며, 패스트 캠퍼스는 이를 감추고 있다. 고객센터를 통해 관련 문의를 했던 것이 금주 초였지만, 이 글을 작성하고있는 주말 시점에도 관련된 내용이 고지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여러모로 제대로 준비된 이벤트라 보기 어렵다

사실 위와 같은 고객센터 상담을 마치고 나는 바로 환불을 요청했다. 환불 신청을 이메일로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 외엔 잡음 없이 깔끔하게 환불되었다. (우리 회사는 사외 메일 시스템 접속이 막혀있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메일을 써야하는데, 폰으로 메일 문장을 쓰는게 나는 거추장스럽다. 결국 퇴근 후 집에 와서야 환불 메일을 보낼 수 있었다) 어쨌거나 나는 천운으로, 이 비정상적인 거래에서 무사히 환불 프로세스에 진입했다. (쓰다보니 아직 카드 취소가 승인되지 않은건 좀 찝찝하군..)

지금까지 이야기 한 미비한 시스템, 개인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는 정책의 문제는 별개로 보일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사실 맞물려있다. 결국은 시스템의 미비가 사용자의 불이익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미션 수행 결과를 제대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그리고 미션 수행에 대한 의지와 적극성이 있다면,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할 것이고, 자신의 행적과 다른 결과를 캐치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패스트 캠퍼스와의 소통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현재의 패스트 캠퍼스 시스템은 패키지의 미션과 관련된 모든 로그 정보는 패스트 캠퍼스가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고, 공유되어 있지 않다.

하물며, 한달에 한번 뽑는다는 그 데이터에서 개발자가 약간의 실수라도 한다면 (물론 신경써서 데이터를 뽑을테니고 검증을 하겠지만) , 과연 그 실수를 사용자가 어떻게 캐치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대항할 수 있단 말인가? 계약 조건조차 불분명한 부분들이 있는 상황에서 보자면 엄연한 불공정 거래다.

나는 이런 불공정 거래가 너무 싫다.

어디까지나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지만 높은 가능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미리 밝히며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100자 스터디 노트의 제출 폼 (form) 은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이메일을 입력하게 되어있다. 어쩌면 패스트캠퍼스 측이 월간 미션 성공 여부 데이터를 추출할 때, 이 때 사용자가 직접 입력한 이메일은 사용자의 계정과 관계를 맺는 키로 사용될지도 모르고 (사용자의 계정 = 이메일 주소이므로), 그런 가정하에서 사용자가 만약 폼 제출 중 계정 주소에 오타를 냈다면, 오타가 난 스터디 노트 제출 기록은 관계가 엮이지 못해 사용자는 제출을 했음에도 추출 데이터에서는 누락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이건 사용자 과실로만 치부할 문제일까?

..설마 그러하랴. 그저 폼에 적은 이메일 주소는 확인 이메일 발송용으로만 활용되고 있기를 바란다. 워낙 시스템이 상상 이상으로 후지다보니 글을 쓰다가 이런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가 떠올라버렸다. 정말 아니길 바라고, 아니라 하더라도 기본 정보는 시스템이 로그인된 사용자의 정보에서 좀 알아서 가져와 박아주면 안될까?

개발자로써, 패스트 캠퍼스에 드는 실망

완전 다른 관점에서 쓴소리를 좀 더 해보고자 한다. 나는 개발자다. 고인물이라는 유행어(?) 로 표현될 정도의 깊은 경력을 가진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업계 초짜는 또 아닌지라 개발자 생활을 하며, 일을 하는 개발자 관점에서 보기 싫은 이런 저런 꼴을 보아왔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도 그럴꺼다.

그 보기 싫은 꼴 중 하나가 뭐냐면, 사업적으로 필요하다는 의사결정이 난다면, 혹은 갑님이 원하신다면 (뭐 표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론 같은 말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일을 진행시켜버리는 것이고, 그 와중에 개발자가 갈려나간다. 물론 개발자만 갈려나가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최종 목표를 일궈나가는 사람이 개발자이다보니, 갈려나가는 면이 상대적으로 더 넓다. (그게 게임이건, 서비스건 무엇이건..)

그리고 이 이벤트는 추측컨데 패스트 캠퍼스가 온라인 강의 수요층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스템과 정책 (어뷰징의 범위 및 감지를 위한 실제적인 방안) 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무리하게 강행한 하나의 의사 결정이라고 개인적으로 예상한다.

...음. 쓰다보니 이 부분의 결론은 약간 뒤틀리는데, 워낙 갖춰진 필요 시스템 자체가 없고 허접하다보니 사실상 개발자가 갈려나간 면모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강의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모든 여력을 하얗게 불태웠을지도 모르겠군.

어쨌거나 무리한 강행이라 느껴지는 부분은 변함이 없고, 직업적 숙명감(?)으로 거부감이 든다. 다만, 사업적 관점에서 놓고 본다면 때때로 무리한 강행군이 필요한 시점과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이 있다는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이벤트를 놓고 봤을땐 이런식의 허술함으로 강행군을 가지는건 개발자 입장에서나 사용자 입장에서나 ..

마지막으로 개발자의 관점에서의 또다른 실망감이라면, 글의 도입부에서 언급했듯이 패스트 캠퍼스는 꽤나 양질의 IT 개발 관련 강의를 해온 곳으로 나름의 명성이 있는 학원이다. 그렇다 학원이다. 학원이기에 학교를 바라보는 잣대로 이상적 도덕성(?)을 언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차피 현실 세계에서 대학도 그런 곳 찾기 어려운게 사실이고. 다만, 그렇게 IT 개발 관련 강의를 잘 한다고 명성이 있는 곳에서, 시스템을 이런 수준으로 런칭을 해야 했을까? 그 명성에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그래. 엄밀히 따지면 패스트 캠퍼스의 교육은 컨텐츠의 영역이고 그 교육 컨텐츠가 가진 수준이 곧 그 회사의 IT 기술력이 된다고 보는건 어폐가 있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명성이 있는 곳인건 사실이니까. 굉장히 대단한 시스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갖춰서 내놨으면 좀 더 명성이 빛나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참. 간만에 정말 긴 글을 썼는데, 내용이 개발 관련 내용이 아니란건 개인적으로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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