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의 TO-BE IMAGE

dleunji·2021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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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 스타트업에서의 개발일은 공부에 가까웠고, 그저 즐거웠다. 대표님, 개발자, 디자이너 직군 상관없이 모두들 모두 좋은 분들이셨고, 다양한 코드를 작성해보고 다루어보는 일 하나하나 자체가 특별했다. 정말로 스펀지처럼 주어진 일을 빠르게 흡수해나갔다.

그리고 다른 주니어 개발자님들처럼 그곳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우연찮게 대기업에서 일해볼 기회가 생겼고, ENFJ 탐험가 타입인 내가 그 기회를 마다할 수 없었다. 그것도 IT 분야 외의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그룹의 제조업 전반에 대해 다루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행복했던 스타트업 생활을 뒤로 하고, 대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인턴 생활은 마냥 즐겁지 않았다. 채용연계형이라는 부담감도 있고, 이전 스타트업 동료들의 SI 회사 = 개발자의 무덤이라는 우려와 걱정 속에서 시작하였기에 대기업 명찰이 마냥 달갑지는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우려하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하필 배정받은 팀은 개발을 하기보다는 컨설팅과 관리업무가 주된 곳이었다. 1주 동안은 팀장님과 어느 프로젝트로 들어갈건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팀장님은 배터리 사업의 PoC작업을 밑에서부터 배우기를 원하셨고, 나는 어떻게든 개발업무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가기를 희망했다. 결국에는 개발 프로젝트로 가는 것을 허락해주셨지만 고객사 보안 유지 때문에 접속하는 데만 2주가 걸려서, 약 2주는 코드 한 번 구경 못 해보고 끝났다...

결국 프로젝트 일보다는 주위 매니저님들과 밥약만 신나게 하면서, 여러가지 고민할 거리를 잔뜩 받아왔다.

관리직 vs 기술직

Programmer vs Coder

(coder라는 용어는 비하의 의미가 섞여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으나, 명확한 구분을 위해 사용하였다.)


이곳에 와서는 단순히 기술을 터득했다기보다는 기업의 문화와 더불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마구마구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경험했던 고민과 많이 중첩되었다. 스타트업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이유 중 하나가 실사용자를 접해보고 싶었고, 어떠한 타겟을 대상으로 어떠한 서비스를 구축해야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실사용자를 최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했었다. 이전에는 스타트업이라 사용자가 거의 없는 상태였고, 현재의 대기업에서는 계열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요청하고 이에 따라 서비스를 만들면 되는 상황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은 무수히 많이 바뀐다. 그리고 잘못 만들면 괜히 성과도 없이 사용하지도 않고 버려지는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명확히 잡는 기획의 중요성이 매우 필요하다. 즉 하나의 스타트업 서비스를 책임감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흥미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분들을 보면서 단순히 코딩을 한다고 좋아할 것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정말로 길을 잘못 들었다가는 코드를 찍어내는 공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programmer와 coder의 차이가 느껴졌다.

물론 개발적인 요소들이 배제될 수도 없고, 배제되어서도 안되기 때문에 적절히 지식이 융화되어야만 한다.

구구절절 설명하자면 너무 길기 때문에, 우선은 단순하게 생각할 줄 아는 개발자로 방향을 잡고 남은 인턴 일에 마저 임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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