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선택한 이유

이원섭·2020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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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

1. 어린시절의 추억
개발자의 길을 선택하기 이전을 살펴보면, 6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처음 컴퓨터를 접했던 기억이 있다. 어렸을 때 내가 마주쳤던 컴퓨터라는 물건은 거대한 게임기(?) 정도로 느껴졌고 어린시절부터 재밌는 추억을 많이 쌓았던 친구같은 존재였다.
그 당시 컴퓨터에 깔려있던 게임들(스타크래프트, 버츄어캅, 피파2000..)을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재밌게 즐겼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처럼 처음에는 컴퓨터와 친해진 이유가 게임때문이 아니었을까?

2. 신선함(?)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일주일에 1시간 컴퓨터수업이 있었다.
입학 후 첫 컴퓨터 수업의 내용은 이메일 계정을 생성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인터넷이 뭔지도 몰랐던 나는 꽤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전화가 아닌 컴퓨터로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다니..!" 그 이후로도 컴퓨터로 게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컴퓨터 시간에 많이 배웠다. 물론 게임을 가장 많이 하긴 했지만..

3. 결정적인 친구의 말
난 내 스스로 귀가 얇은 편도 아니고 독단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날을 뒤돌아보면 팔랑귀의 느낌이 있는것 같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오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말 한마디가 나를 이 길로 이끈 첫 발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중학생 시절, 친구와 나는 같은 공부방을 다니며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정확히 뭘 하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컴퓨터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걸 해결하고 있었다. 나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 고쳐냈고, 친구는 그걸 지켜보며 "넌 컴퓨터를 되게 잘 다룬다." <---- 이 한마디 때문에 나의 중학교, 고등학교 장래희망에 프로그래머가 빠진 적이 없게된다.

4. 모순적인 고등학교 생활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난 친구의 말을 듣고 '난 컴퓨터를 잘 다룬다!'라고 늘 생각했고 장래희망도 '난 컴퓨터를 잘하니까 프로그래머가 될 거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정해놨던 미래의 직업과는 달리 나는 수학이라는 과목을 정말 어려워했고 싫어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길은 이과가 아닌 문과였다. 물론 문과에서도 수학을 배우지만 조금이라도 수학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싶었다. 문과에 들어간 탓이었을까? 프로그래머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건 어떨까라는 질문을 들은 어머니는 "니 아빠도 젊을 때 글도 쓰고 시인이었는데 잘 안되서 다른 삶을 선택했다. 잘 선택해라. 라는 말을 하셨다. 난 그때까지 아버지가 과거에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는지 몰랐었다. 글을 써서 돈 벌어 먹고 사는게 순탄한 삶이 아니란 것을 부모님을 통해 느꼈고, 선택을 해야하는 고등학교 3학년이 찾아온다.
문과에서 갈 수 있는 과를 보며, 여기 있는 과중에 내 미래를 맞길 수 있는 과가 없음을 느꼈다. 그걸 느낀 순간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다시 눈에 들어왔고 공대로 교차지원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내 인생 첫 모험이었다고 생각한다.

5. 모험을 걸었던 대학교 면접
그 당시 4년제 대학교에 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횟수는 6번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서류합격을 통보해준 학교는 6개의 학교중 2개 뿐이었다. 그 중 하나가 내가 졸업한 공주대학교다. 집과 정말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했고, 국립대여서 등록금에 가격도 싼 편이라 꼭 붙고 싶었다. 그리고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을 보러 들어간 방에는 교수님 4분이 계셨고, 한 분씩 차례로 질문을 하셨다. 컴퓨터와 관련된 상식을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고, 나의 생각하는 방식을 보고 싶었던 분도 계셨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100만원이 학생에게 있으면, 100만원짜리 컴퓨터와 1만원짜리 책상 둘 중에 무엇을 살래요?" 라는 질문이었다. 난 100만원짜리 컴퓨터를 선택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 "거스름돈이 남는게 싫어서요." 라는 역대급 개소리를 시전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수님들은 너무 의외의 대답이라 그랬는지 분위기 좋게 웃고 넘어갔던걸로 기억한다.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낙담했지만 이 학교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 난 개발자와 맞지않아
대학교 합격 후 처음으로 마주한 언어는 C언어였다. 여태까지 만나보지 못한 개념을 받아들이기에 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다. 자료형, 컴파일, 변수.. 등등 내가 여태까지 배워왔던 방식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미 입학은했고 포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뭐 다른 방법이 없으니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붙었다. 내가 치는 코드들로 무언가가 돌아간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재미를 느낀것도 잠시뿐이었다. 컴퓨터 자체를 배우는 것 보다 수학과 과학과 관련된 강의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매 학기마다 수학과목을 1~2개씩은 들었던 것 같다. 개발자가 되기 이전에 수학때문에 학교를 때려치고 싶은 기억이 많았던 것 같다.
잠시 글이 이상한 곳으로 빠졌는데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개발자와 맞지않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알고리즘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때였다. 수학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알고리즘이라는 큰 산을 어떻게 정복해야 하는가. 군대를 다녀온 직후에는 알고리즘과 개발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져만 갔었다. 내가 정말 이 길로 가는게 맞는걸까?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커져만 갔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딱 한번만 더 제대로 공부해서 부딫혀보고 안되면 바꾸기로 다짐하고 다시 시작했다.

7. 처음으로 스스로 개발공부를 하다.
고통의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3학년 1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이했던 학기였다. 그리고 운명처럼 마주했던 웹 프로그래밍 시간. 그 강의는 교수님이 5~10분 가량만 말씀하시고 수업은 따로 안하는(?) 그런 강의였고 학기가 마무리되기전까지 웹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 제출하면 되는 강의였다. 뭐 이런식의 강의가 있나 싶었지만. 프로젝트는 제출해야하니 웹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찾아보고 사람들이 올려준 코드를 보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내 생에 첫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전까지는 느낄 수 없는 희열감에 사로잡혔다. 그 당시에는 HTML과 CSS 그리고 극 소량의 자바스크립트만 사용한 껍데기 프로젝트에 불과했지만 처음으로 내 열정을 쏟아부었던 프로젝트였고 그 과목을 당당하게 A+을 받아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참 운이 좋았던게 그 강의는 3학년 2학기, 4학년 1학기에도 있었기 때문에 내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좋았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1학기에 배웠으니까 써먹어봐야한다는 생각에 php를 사용해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였다. 데이터베이스안에 있는 데이터들이 화면에 나오는 것이 너무 신기했고 정말 무식한 코드들의 향연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신나고 재밌게 코딩을 했던 기억이 있다. 4학년 1학기 프로젝트에서는 전에 했던 방식을 유지한채 파일의 수, 코드의 수를 줄이려고 노력했고 완벽하진 않았지만 성공했다. 이 과정을 겪기전까지 나와 맞는 컴퓨터 분야는 하나도 없을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과정을 겪고 난 후 웹 개발자는 도전해볼만 하지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되었다.

8. 졸업 후 현재의 나
대학교의 마지막 학기가 끝나자마자 친구와 함께 국비지원학원 수업을 신청하여 듣기 시작했다.
졸업 직후의 내 실력에 의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취직을 하기엔 너무 실력이 없었고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게도 민폐(?)가 될 것 같아서 실력을 쌓기위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한 공부가 살아오면서 했던 공부들보다 더 많다.
스스로 또는 학원사람들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점도 많고 배운 것도 많다.
친구의 말 한마디로 시작하게된 이 개발자의 길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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