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뒤늦은) 42 Seoul 7기 합격생의 La Piscine 후기

김두희·2022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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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서울에 합격한지 벌써 3달이 다 되어간다.

사실 합격한 이후에 곧장 회고글을 작성할려고 했지만, 한창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회고글을 쓰는 걸 미뤄두고 있었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어서 더 한가하지 않지만, 곧 8기 2차가 시작하는 걸 알게되어서 지금이라도 글을 간단하게 쓰고자 한다. 만약 라피신에 참여하게 된다면 부디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0. 라 피신(La Picsine)에 들어가기 까지


어째서 42 서울을 선택했는가

핵심적인 이유는 기본부터 다시 다져가고 싶어서였다.

대학에서 CS에 대한 지식은 왠만한 것들은 다 배웠지만, 실제로 적용해본 기억은 많지 않아서 흐릿하게 기억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이 상태에서 현업에 뛰어들게되면 나는 금방 무너지게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42 서울(에꼴 42)의 경우는 그 기본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들었고, 단순히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부딪혀보면서 스스로 또는 동료들과 함께 배워나간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라 피신에 들어가기까지

사실 1년 전쯤부터 라 피신을 해보고 싶어서 라 피신 신청전까지는 모두 다 마친 상태였다. 다만 그 때는 다른 부트캠프들을 먼저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고 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집 안 사정으로 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1년 동안은 알바나 다른 일들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동안에는 개발에 관련된 것도 손을 못대고 있었다.

그렇게 22년이 되고나니 일도 어느정도 해결이 되어서, 다시 개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왔다.

당장에 취직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고, 그렇다고 취직만을 위해서 움직이자니 앞서 말했던 것처럼 취직한다해도 개발자로서 오래 못 갈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렇게 방황하고 있을때, 꽤 가까운 날짜에 라 피신 신청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과정을 밟게 되면 개발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을까해서 신청을 했다.

21년에는 신청시간 되자마자 사이트가 터지고, 사이트 복구되면 이미 신청이 완료가 되어서 신청하기 힘들었던 것 같은데, 22년도 들어오고나서 신청하기 좀 널널해진 것 같다. 아마 그 사이에 많은 부트캠프들이 생겨났기때문에라고 생각한다.


1. 라 피신을 하면서...


정신없는 시작

라 피신 전에 코로나에 걸려서 몸상태가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라 피신 전에 다 나아서 몸이 쌩쌩했다.

첫 날에는 시간 나름 맞춰서 도착해서 좀 기다리다가 여러 절차를 밟고서 아이디랑 출입증 받고 mac 앞에 앉게 되었다.

뭘 시작해야 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안 알려준다. 눈 앞에 있는건 단지 mac의 바탕화면 뿐이다.

이글을 쓰면서 인트라에 있는 라피신 사전 정보를 봤는데 8기부터는 그래도 인트라 들어가는 법 정도는 알려주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할 때는 그런 것 친절한 설명없이 mac 앞에 앉아야만 했다.

물론 mac 바탕화면에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주는게 대략적으로 있긴 하지만, 전부 영어라 영어를 알지못하면 대충 눈치채면서 해 나가야한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모르겠다 싶으면, 진행하는 것 같다 싶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그렇게 물어봄으로써 주변 사람들과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되고 같이 풀어나갈 동료를 얻게된다.

42 서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42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42에서 주로 공부하는 것은 유닉스/리눅스 환경과 c언어이다. 보통 대학이나 다른 교육기관을 가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움으로써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을 차근차근 쌓아나가게 되지만...

여기는 다짜고짜 유닉스 환경, 즉 쉘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공자였던 나도 쉘 환경은 겉핧기로만 배우고 넘어가서 시작할 때 적잖이 당황했다.

전공자였던 나도 시작부터 당황한 과제인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다. 정말 제로부터 시작한 사람들은 라 피신이 끝나기 1주전에도 이걸 100점으로 통과하지 못했을 정도로 높은 진입장벽이었다.

만약 이걸 1주안에 이해하고 통과해서 c언어 과제를 하나 둘 씩 풀고 있다면, 당신은 42 통과를 위한 어떤 선을 넘은 것이라 생각한다.

시험은?

exam... 아마 다른 후기들을 찾아봤으면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봤을거고 나도 보고 이 곳으로 왔지만, 정말 시험을 시작하는 법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어딘가에 시험을 시작하는 방법이 써있긴 하지만, 그것을 찾을려면 shell을 한 두번쯤은 만져봤어야 한다. 물론 과제를 열심히 해 온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주의 시험은 꽤 많은 사람들이 시험 시작도 못해보고 나가게된다. 나는 어찌어찌 찾아서 시험을 쳤지만, 시험 시작을 못했다고 과정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라 피신 과정은 단순히 시험을 잘 봤다고 해서 합격하는 과정이 아니다.

어떻게 수영장을 빠져나오나

라 피신을 통과하는 기준은 합격한 나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성장과정을 중요시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평가에 열심히 참여했는지를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확실한 건 시험을 잘 본다고 해서 합격하는 건 아니다. 이번 기수에서 재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몇 있었는데, 그중에는 두번째 시험에서 한 개만 못 풀고 나머지 시험을 만점 받았음에도 통과하지 못해서 재시도를 한 사람도 있었다.

때문에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과제 열심히하고, 평가는 초반에 좀 못하긴 했지만 후반에 하루에 4~5개씩 하러다니고, 시험도 나름 잘 볼려고 애썼다.

러시

러시 프로젝트는 총 3개가 있는데, 첫번째는 튜토리얼 정도의 난이도라면, 2,3번째는 3~4명이서 풀어도 시간이 촉박하다 싶을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문제들이다.

러시는 무임승차가 불가능하다. 모두 다 코드를 이해하고 있어야하고, 한명이라도 이해를 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그 즉시 평가가 종료되고 그 시점의 점수를 받게 된다.

과제도 그렇지만, 러시 프로젝트는 제출하기 전에 반드시 제대로 제출했는지 확인 또 확인하자. 사소한 실수로 다 푼 문제의 점수를 날릴수도 있다. 당장 내가 첫번째 러시를 그렇게 날려먹었다.

러시 조원은 랜덤으로 정해진다. 1주차에는 그래도 조원들의 진도가 비슷비슷하지만, 주차가 지날수록 조원들의 진도가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간혹 한명만 진도가 높은 소위 버스기사가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해도, 러시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하지 말자. 나도 rush01때 그런 비슷한 상황에 놓여서 프로그램을 거의 혼자 작성하다시피했지만, 조원분들이 잘 따라와주셨고 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서 탈락할 뻔한 rush01을 통과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던 프로젝트였다.

그 외

서버 장애가 잦다. 하루종일 인트라에 접속을 못해서 평가를 진행 못 한 날도 있었고, 시험때도 서버가 불안불안했고, 2기때는 마지막 시험을 아예 12시에 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라 피신은 정말 한 달동안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라 피신 기간동안 나는 평소에 오전 6시에 나와서 오후 10~11시까지 공부했고, 시험때는 5시에 나와서 클러스터 정비전까지 공부 한 다음에 시험을 쳤던 것같다. 덕분에 과제를 많이 밀 수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과제를 다 밀지 못했다.

사실 챕터 하나만 빼면, 나머지는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문제는 그 챕터를 클리어해야만 다음 챕터를 밀 수 있엇고, 그 챕터의 난이도는 대략 일주일을 투자해야 통과할까말까 싶을정도로 어려웠던 과제였다는 것이다.

만약 비전공자인데 모든 챕터를 다 밀었다면, 개발에 확실한 재능이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정도로 모든 챕터를 한 달안에 밀기에는 전공자도 힘들다.

그나마 이번년도부터 라 피신 탈락한 사람들이 재참여가 가능해서 과제 미는 속도가 빠를 수도 있다. 7기 때도 그래서 그 챕터 문 턱까지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막판에는 자기 공부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모든 과제를 다 통과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챕터를 클리어 했다는 사람은 있다고 들은적은 있지만.


3. 라 피신 종료...그리고 본 과정 합격


라 파신이 끝나고 난뒤...

라 피신이 끝나고 난 뒤에 개발관련으로는 알고리즘 문제들만 풀었고(7기분들이 알고리즘 공부한다고 할 때 살짝 껴서 했었다),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면서 쉬어갔던 것 같다.

그렇게 한달 좀 넘게 보내고 나니, 42 본 과정 합격 이메일이 날라왔다.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어느정도 상위에 들어와 있던걸로 알고 있어서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직접 결과로 받아보니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받은 느낌이었다.

그 뒤에 슬랙 초대받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OT에 참석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42 본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42 서울에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면
라 피신을 통과해서 본 과정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아직 3개월 뿐이긴하지만, 본 과정을 진행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처음 본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을 땐 과제도 술술 해결하고 공부에 대한 의지가 충만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본 과정의 과제는 라 피신의 그것과는 다르게 다루는 범위가 깊고 방대했다. 그래서 과제 하나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아야했다. 길면 한 달을 붙잡아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 진행속도는 느린것 같고, 이대로가다간 본 과정 통과할 때까지 너무 오래걸릴 것 같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알아볼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면서 과제를 해결해나가거나 자극을 받으면서 다시 이어나갈 수 있었다. 42 서울이 항상 동료학습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는 현재 본 과정과 함께 42 seoul region이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조만간에 좋은 결과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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