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주니어 개발자 3주차에 내가 실패한 것들

eline·2022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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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 비로소 완전히 잘못됐다는 사실을 느꼈다.
다른 스타트업 신입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주니어 개발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나의 실패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실패. 질문은 해야 한다

직전에 수료한 블록체인 부트캠프에서 한 시니어 개발자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에서 질문하면 폐급된다.
폭격으로 쏟아지는 수강생들의 질문을 견디다 못한 강사의 하소연에 가까운 일갈이었지만, 나는 그 이후로 진행된 모든 세션에서 절대 질문하지 않고, 모르면 직접 공식문서를 찾아봤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들어가서도 먼저 나서서 질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나에게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해야하는 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여기서 내가 착각한 지점이 나타난다. 바로 '학습'에 대한 질문과 '업무'에 관한 질문은 명백히 다르다는 것이다.
학습은 목표가 명백히 공개된다. 고차함수와 클로저 등의 키워드가 주어지면, 그에 관해 개인의 역량껏 자료를 찾고, 코드를 작성하면 목표 학습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업무는 다르다. 내가 투입된 지점, 맡은 역할, 현재 배포된 서비스에서 처리해야 할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가 주어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설계단에서 여기에 사용된 기술이 접목된 배경, 서비스의 운영 목적, 구체적으로 왜 이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고, 왜 이 디자인패턴이 도입됐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정확한 업무를 파악할 수가 없다. 결국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신입 스스로 내릴 수 없고 선임 개발자에게 질문해야만 구할 수 있는 답인 것이다.

두 번째 실패.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다

게임도 즐겜과 빡겜에 따라 플레이어가 임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목적이 다르면, 개인 차원에서는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집단 차원에서는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진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다. 이는 회사가 내리는 모든 의사결정의 방향이 이익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익은 달리 말하면 구체적인 수치다. 혹은 그 수치와 직결된 에러 발생 횟수의 경감이나, 클릭 수다. 만약 정원 관리 회사에서 정원 관리사를 뽑았는데 정원 관리 일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인력이 되기 위해 체력 단련을 한다고 하거나 비료 조달 등 다른 일도 배우겠다고 하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기간에 당장 수행해야 할 정원 관리를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실인 것이다. 회사는 손실을 기피하며, 이익을 산출하는 근거 제시가 없다면 모든 것은 낭비다. 따라서 현재 달성해야 하는 회사의 목표와 직결된 근거를 모든 의사결정에서 무조건 제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그것은 쓸모 없는 일인 것이다. 아주 명료한 사실이지만, 나는 이 지점을 간과해서 업무상의 소통 오류를 많이 겪었다.

세 번째 실패.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결국에는 회사에서는 소통을 해야만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있는지부터 시작해 개인적으로 알릴 일에는 무엇이 있고, 앞으로 어떤 일정이 있고, 업무상의 진행 중 애로사항이나, 공유할 성과 등 가능한 자주 접점을 마련해서 작업이나 일정을 팔로우업할 수 있도록 하고, 조언이나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지점에서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이러한 소통이 직속 선임이나 상사에게 국한되지 않고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게 되었다.

네 번째 실패. 스타트업은 신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스타트업에 입사하며 간과했던 사실이다. 좀 과격하게 말하면, 신입 대우를 받으려면 스타트업에 입사해서는 안된다. 비유를 들자면, 당장 달리고 있는 열차에 수리 작업을 들어가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알려주고 배우고 하는 시스템 자체가 부재하다. 유휴 인력은 존재하지도 않고, 딱 그 자리에 필요한 전문가 인력만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뽑힌 자리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휘청이는 열차에서 일하는 감각을 찾고, 열차에서 담당한 부품을 고치고 빠르게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스타트업에 입성한 주니어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외에도 몇 번의 큰 실책들이 있었지만, 다른 스타트업 신입 개발자에게 알려줄 것은 위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확신의 주니어 개발자가 되는 여정도 험난하겠지만, 지금까지 실패 경험을 통해 느껴온 깨달음을 바탕으로 보다 전문적인 담당자, 팀 구성원이 되어야 겠다고 기록을 남겨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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