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되는데로 휘갈긴 이직 회고

이상·2023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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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을 작성하고, 퇴고의 퇴고를 거듭하며, 모두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이쁜 글을 작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으나,천성이 게으르기도 하고 완벽한 글을 쓰자는 생각에 벌써 새해가 한달 가까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아무 어떠한 회고도 적지 못하고 있었음에,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짧은 요약

2021.03.28 부터 시작된 개발인생

  • 비전공자
  • 국비교육
    취업후 10개월만에, 개발팀에서 왕고가 되어 뭣도 모르는 결정권자의 위치가 됨
    그리고, 2년차 중간 무렵에 생긴 이직의 기회로, 2022년 짧은 개발 인생 중 가장 임팩트 있었던 사건인 첫번째 이직을 하게 된다.

SM 회사 -> SI 회사 로의 이직 회고 (중구난방 잡탕밥) 시작!!

2022.07.25 새 회사로 출근

도망치듯 떠나 도착한 곳은 낙원일 수 없다.

기존의 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제일 크게 이직을 선택하게 된 부분은,
프로젝트의 규모적인 부분과 스스로의 성장의 정체였다. 지인들이 있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은
(특히 개발자로 일하기 전서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인 경우엔) 뭔가 스스로 실력을 인정받는 느낌은 아니라 망설였었고,
아니나 다를까, 면접에서 탈탈 털렸던 기억이 있다.

HTTP , 웹 개발 기반 지식 및 인프라적 요소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고, 제대로 대답을 한게 드물었다.

SI 회사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 SI 회사들이 가지는 단점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문제를 체험하고 실제로 실감하는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회고는 현 회사를 욕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을 겪어보려 (SI 회사임에도 고 수준의 기술력을 사용하는 도메인과 복잡한 인프라 구조) 온 것이기에, 약 6개월간의 짧은 시간동안 느낀점에 대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다른 사람의 평가만큼 나의 실력이 출중하지 못한 것 같다.

소위 임포스터 증후군이라고 얘기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가 이곳에 속하지 못할 것 같다거나 나만 뒤쳐지는 것 같다거나 하는 인상이 아니라, 정말 난 내가 아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를 할 요량이었는데, 아직 그 부분에 대한 언변이 부족한건지.. 아니면 의외로(?) 언변이 너무 화려한건지, 어느순간 내가 언급한 적도 없는 부분에 대해서
'OO 님이 아시는 것처럼 ~' , 'OO 님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요?' 하는 등의 질문을 받곤 했다, 대부분의 경우 확인후 연락드린다고 미루거나, 흘러 넘겼다. 다시 생각해봐도 많이 부끄러운 자세였다. 느즈막히 개발직군으로 들어와서 아직까지 모르는 것에 대해서 창피함을 가지고 있다니 좋지 않은 것 같다.

2. 좋은 사람은 주변에 참 많고, 나는 잠이 참 많다.

1번과 이어지는 얘기라고 볼 수 있다. 위의 내가 흘러넘긴 부분에 대해서 알고 계신 직원분들이 굉장히 많다. 오히려, 내가 직접 개발에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라 운영적인 측면에서의 인프라 내용(ELK, Redis 관련) 이기에, 그분들에게만 물어보고, 모르는 것을 따로 내 것으로 만드려고 하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그저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한 것 같다.

게으르다.. 너무나도 게으르다 나는, 비단 개발 뿐 아닌 건강, 다른 삶적인 부분에서도 스스로에게 실망한 적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계획을 짜는 것보다 짠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수정하고(일정적인 부분을... ) 다시 수정하기 일수이다.

SYSTEM 이라는 책이, 그저 계획과 목표라는 추상적인 부분보다 실제로 행하는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주 좋은 책이라는 얘기를 들어 구입하였으나... 그 책을 읽어야지 하는 추상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볼 수 있다.

3. 이게 CS 업무인지 개발업무인지 모르겠다.

드디어 업무적인 부분이다. 협력사와 엮이며, 직접 개발한 것 외에도 운영적인 질문을 많이 받고 답변을 주게 된다
(이게, 1번이랑 이어진다요...), 다행스럽게.. 1월말로 해당 업무가 종료되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다른 회사와의 소통창구 역할에서 벗어나(스스로 평가하긴 그렇지만 그 업무를 잘하긴했다. 근데 난 개발자이고, 전화로 응대하고 문서 정리 하는 시간이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보다 많은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4. 희망적(?) 인 미래가 그려진다.

2월부터는, 협력사가 따로 크게 얽히지 않는 SI 업무(약간... 이라고 듣긴했지만 믿지 않는다. 마치, 치과 진료가 아프지 않다는 의사 선생님 말처럼), 그리고 지금도 투입되고 있는 프로젝트의 자사 솔루션화(컨벤션, 클린코드...)등이 기다리고 있다.

근데 같이 뜻을 모았던 개발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개발계에 겨울은 왔지만, 실력있는 사람을 안쓰는건 아니니까, 대우를 찾아 떠나는게 맞지.. 암요)

5. 개인적 목표 (추상화의 추상화의 추상화... 중입니다만..)

운동하자(살빼야한다. 미친 개발자가 되어 일년에 2억으로 계약을 해도, 1년도 못살정도의 건강이면 의미가 없다.)

스스로를 너무 방치했고, 4-5년 전과 비교를 했을 때 20kg 가까이 비중이 늘어났다. 냄새나는 코드를 없애기 위해 공부하기 전에, 냄새나는 사람이 되지 말자 (물론 비유일뿐.. 냄새 안난다. 아마도?)

3월 초엔 NextSTEP 박재성님의 TDD 강의를 들을 계획이다.

돈을 쓰면 듣겠지, 생각하고 책과 인프런 강의들을 보석함에 집어넣고 안보고 있다.

돈을 많이쓰면... 듣겠지 (그리고, 멘토분들에게 팩트로 맞으면... 듣겠지)

산 강의들 다 보자.

난 자선 사업가가 아니고, 인프런도 그걸 원치 않을거다.
(아니 결제는 하고, 트레픽 안먹으면... 원하시려나..?)

결론 (Conclusion)

No More SI ? 그전에, NO More '아가리 성장'

언젠가 고등학교 은사님이 (졸업후 따로 찾아뵌적은 없다..) 내게 했던 말이 있다.

'넌, 취업은 힘들어도 취업후에 승진은 잘할거다.'

예전엔, 칭찬으로 생각했지만, 너무 철이 없었던것 같다. 그냥 주댕이만 살아서 헬리콥터마냥 돌린다는 얘기를 칭찬으로 듣다니, 주변 환경의 열악함을 탓하기전에 해보기나 해봤어? 정신으로
2023년엔 꼭 해보긴 해본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2024년 회고는 이렇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

혼자 기록용으로 쓴 글이기에, 누군가 방문할 것을 상정해두진 않았지만,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있다면 모두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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