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Lv. 7 - 매직 서클(Magic Circle)

규라리 [김준호]·2022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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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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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몰입 ㄴ"

게임에서 져서 화가 난 사람에게 이 한 마디를 건네면 밤길을 조심해야 할 지 모른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어떨까?

"게임은 게임일 뿐이에요!"

??? : "아직도 꼴받는데요?"

흠흠,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게임과 현실은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같이 알아볼 알피지는 "매직 서클"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낸 상상 속에 존재한다.

매직 서클은 사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게임은 현실과 구분된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고, 게임 안에서의 일은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의 인간)』에서 게임은 현실과 분리된 별도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테이블, 무대, 스크린, 화면, 테니스 코트 등의 모든 공간은 놀이터의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공간은 고립되고 울타리가 쳐진 신성한 금지구역이며, 그 안에서는 특별한 규칙이 적용된다. 이것은 모두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일시적인 세계로서, 어떤 정해진 역할 행위의 수행에만 전념하는 공간이다."

또한, 케이티 샐런(Katie Salen)에릭 짐머만(Eric Zimmerman)『게임 디자인 원론(Rules of Play)』에서 매직 서클을 인용하면서 '플레이가 시작되는 순간 현실이 확연히 바뀐다'라는 하위징아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게임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 작고 빨간 플라스틱 조각은 '호텔'이, 흙 무더기는 '진지'가, 골 라인은 '거점'이 된다.

우리는 게임이 시작되면서 매직 서클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현실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상상 속의 사건들이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 즉 매직 서클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현실과는 다른 규칙, 다른 인물들, 다른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매직 서클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게임과 현실은 어떻게 될까?
여러분은 <배틀 그라운드>의 플레이어가 되어 필드 위에 떨어졌다!
어서 총을 줍고, 장비를 파밍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죽이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1인이 되어야 한다!

"어...? 진짜 죽었는데요...?"

아차! 여러분들은 지금 현실과 게임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라서 현실의 플레이어를 쏘게 되었다!
...라는 일이 있으면 정말로 소름 끼칠 것이다.

정말 극단적인 예시라서 현실성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매직 서클의 의의는 이렇게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것들(금지된 것, 자연 법칙을 거스르는 것, 자원이 부족해서 하지 못한 것)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는 상상 속의 세계를 만들어서 현실과 분리시키고 사람들이 그 안에서 게임의 형태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에 있다.


사실 일부 게임들은 매직 서클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게임에서 져서 현실에서도 하루종일 기분이 나쁜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 플레이어는 이미 매직 서클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 혹시 게임에서 억울하게 패배해서 기분이 안 좋은 사람이 있는가?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면 이미 매직 서클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 것이니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혀 보는건 어떨까?

"그냥 게임일 뿐이니까..."

그럼 오늘도 Level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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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게임학과 (2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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