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저 꿈에만 그리던 기업이고, 더군다나 신입 공개채용으로 합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필자에게 날아오는 입사 안내 메일부터 필수 서류 구비 안내까지, 모든 과정이 믿기지 않는다.
이번 포스팅에선 신입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필자가 인재풀 전형 (수시채용)으로 카카오페이 Android 개발팀 크루로 합류한 과정과 후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필자는 올해 카카오 블라인드 신입 공채는 진작 떨어진 상태였다. 코딩테스트에서 벽을 느끼며 광탈했고, 다른 기업들의 코딩 테스트도 자꾸만 아쉽게 탈락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신입 공채 시즌이 끝나가고 있었고, 필자는 아쉬운대로 미리 대비해두었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상시 채용을 노리고자 했다.
그러던 중 취업 준비와 별개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의 연례 행사 중 하나인 드로이드 나이츠라는 행사가 다가왔다. 현직 안드로이드 개발자분들의 노하우와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세션을 들어볼 수 있어 매우 알차고 좋은 행사라고 생각되어, 매년 꾸준히 참가해왔다. 드로이드 나이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드로이드 나이츠를 후원 및 지원하는 스폰서사들이 부스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올해 드로이드 나이츠에는 헤이딜러, 타다 (VCNC), 토스, 카카오페이 등의 회사가 스폰서로 참여했다. 스폰서사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그 회사의 문화를 소개하거나, 취업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평소에 카카오페이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카카오페이 부스를 방문하게 됐다.
카카오페이 부스에선, 실제로 카카오페이에서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로 재직중이신 분께서 상담을 해주셨다. 카카오페이의 개발 문화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기도 했고, 필자는 나름대로 카카오페이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싶어 하는 마음과 지금까지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던 것들을 어필하곤 했다. 사람 대 사람으로써 재미있게 대화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중, 그 분께서 이런 말을 하곤 했다.
🧑🏻💻 : '일반적으로 저희측에 전달되는 이력서들보다, 이렇게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의 행사에 참여하고 저희에게 관심 보여주신 게 훨씬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네요! 신입이시니까 우선 저희 측 인재풀에 이력서 올려주세요. 팀에 현준님 이름 넘겨놓을게요!'
그야말로 심쿵 모먼트였다. 아주 신나서 행사가 끝나자마자 카카오페이 채용 사이트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인재풀 등록' 메뉴를 통해 지원서와 이력서를 등록해두었다.
인재풀 지원을 하고나서는, 해외 배송 기다리듯 지원 사실도 잊어버린 채 올해 초부터 활동하고 있던 SW 마에스트로 연수 활동에 완전히 집중했다. 팀원들과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계속하여 개발했고, 11월에 있는 최종평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인재풀 지원 이후 1-2달이 지난 11월 초에 난데 없이 카카오페이 서류 합격 연락이 왔다.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SW 마에스트로 최종 평가를 앞두고 갑자기 연락을 받게 되어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프로젝트 개발이 어느정도 완료된 상태였고, 최종 발표자료를 준비하던 중이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 합격 - 사전 과제 - 1차 인터뷰 - 2차 인터뷰 - 최종 합격' 순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사전과제 전형를 최대한 미룬 뒤, 소마 최종 발표자료 준비를 마친 뒤 과제에 임할 수 있도록했다.
과제 세부 내용은 대외비 사항이라 공개할 순 없지만, 살짝 까다로운 API 호출과 예외 처리 동작이 가미된 안드로이드 앱을 일주일 내로 개발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많이 개발해봤던 기능들이었어서, 과제 안내 당일 모두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바로 제출하기보다는, 개선할 부분이나 놓친 부분을 꼼꼼히 검토해가며 3일이 지나고 제출했다.
과제 요구사항대로 구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난이도가 아니였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다.
1차 인터뷰는 안드로이드 개발팀의 실무진 인터뷰라고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사전과제에 대한 코드 리뷰가 진행된다는 점도 안내해주셔서 확실하게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 것 같아 좋았다. 면접에는 총 4명의 카카오페이 안드로이드 개발자분들이 참석해주셨다.
면접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자기소개 및 포트폴리오 질문 → 과제 코드 리뷰 → 코드 질문 → 안드로이드 및 코틀린 기본기 검증 + 약간의 CS 질문 → 카카오페이에 궁금한 점
면접관님들도 차례대로 자기소개를 해주셨던 것이 인상깊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 실무 면접이 매우 어렵다고 소문으로만 들어왔었는데, 왜 그러한 소문이 도는 것인지 단 번에 느낄 수 있었다. 자세한 질문들은 대외비 사항이라 기술하지 못하지만, 정말 면접관 4분께서 쉴 틈 없이 질문을 주셨고, 면접이 끝나고서는 '하얗게 불태웠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조금 과장해서 면접 내내 오갔던 질문이 거의 7-80개에 가까웠다. 아주 어질어질했다.
필자는 기본기 검증 질문에서 몇몇 질문에 대해 대답하지 못했다. 정말 생각도 못한 부분들에서 질문이 들어오다보니, 모르는 부분에 대해 '잘 모르겠습니다. 해당 개념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보겠습니다' 라고 답하며 넘어가곤 했다. 면접이 끝나고나면 다들 그렇듯이, 자신이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에 대한 기억만 가슴을 후벼판다. 왜 그랬을까. 왜 조금 더 준비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필자는 '카카오페이 안녕~' 하고는 가슴 속에서 멀리 떠나보냈다. 그러고는 면접 때 대답하지 못한 개념들에 대해 블로그에 하나씩 정리해보곤 했다.
그런데, 금요일 면접이 끝나고 주말이 지나 월요일에 말도 안되는 연락을 받았다.
(참고로 카카오페이는 지원자들에게 전형 결과를 메일보다 전화로 먼저 안내해준다. 지원자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느껴졌다)
생각도 못한 결과에, 채용 담당자님께 재차 '...진짜요?' 하고 물었던 것이 기억난다 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 못한 질문도 몇 개 있었는데 어떻게 뽑혔지 싶었다. 정말 면까몰 (면접 결과는 까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이라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1차 인터뷰 합격 이후 돌이켜보니 전체적인 면접 분위기는 매우 좋았던 것 같다. 포트폴리오 및 블로그에 대해 칭찬해주시기도 했고, 코드 리뷰를 할 때도 필자의 코드에 대한 비판은 없었으며(?), 왜 이러한 코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적절히 잘 설명했던 것 같다. 코드리뷰 면접의 핵심은 코드에 대한 'Why' 를 어떻게 잘 풀어나가냐인 것 같다.
2차 인터뷰에 대해 안내받을 때, 안드로이드 팀 리더님과 인사 담당자 한 분이 참석하는 인터뷰라고 안내받았다. 보통의 기업들은 마지막 면접의 경우 임원 및 인성면접으로, 기술 질문이 오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CTO 도 아니고 안드로이드 팀 리더님이 들어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카카오페이 최종 면접 후기를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인성 질문보다 기술 질문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필자의 인성 면접 준비 마인드는 항상 '인성 질문은 그 날의 나에게 맡겨야 한다' 이다. 인성 질문의 스펙트럼은 말도 안 되게 넓기 때문에, 이를 따로 대비해두기 보다는 면접 당일 필자의 임기응변 능력에 순전히 맡기곤 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지원동기, 성격 장단점 등 국룰 질문들에 대해서만 간단히 대비를 하기로 했다. 따라서 면접 당일까지 기술 질문 위주로 대비를 했다.
기술 질문 대비는 1차 인터뷰때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들, 그리고 블로그에 적었던 글들을 복기해보며 새로운 지식을 더 알려고 하기보단 기존의 지식들을 조금 더 보완해보자는 마인드로 임했다. 즉, 기초적인 CS 지식, 코틀린 및 안드로이드 기본 지식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대비해보았다.
2차 인터뷰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포트폴리오 질문 → 안드로이드 팀 리더님의 기술 질문 폭격 → 인사 담당자님의 인성 질문 → 카카오페이에 궁금한 점
면접관님이 던져주시는 기술 질문 스펙트럼에는 정말 천운이 깃들었다. 정말 필자가 대비한대로 나와주었고, 거의 모든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블로그를 허투루 쓰지 않으시네요!' 라며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다.
인성 질문은 솔직히 말하면 어떤 질문이 오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나름대로 임기응변 능력이 잘 발휘한 것 같았다. 인사 담당자님께서 '답변이 시원시원해서 좋네요 ㅎㅎ'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기술 질문 : 인성 질문 = 7 : 3 정도 비율로 질문을 주셨다.
그런데 사람이라는게 어쩔 수가 없는게, 면접이 끝나고 계속해서 실수한 부분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제대로 답 한게 맞나, 나보다 더 뛰어난 지원자가 있지 않을까 하며 되뇌이곤 했다. 금요일에 면접을 보곤 했는데, 주말이 정말 야속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월요일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뽑을 계획이셨다면 1차 인터뷰 때처럼 월요일에 결과를 주시지 않았을까..' 하며 말이다.
그런 필자에게 화요일 낮 즈음, 또 한 번 말도 안되는 기적이 찾아왔다.
합격 연락을 받고 절대 실감이 안 났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받은 전화라 비몽사몽하기도 했고, 월요일 날 반쯤 포기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기쁘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을 정도로 실감이 안 났다.
오퍼 레터, 입사 안내 메일 등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사실 카카오페이 최종 합격 이전에 다른 카카오 계열사에 합격을 한 상태였지만, 필자는 카카오페이를 보다 더 꿈꿔왔다보니 해당 기업에는 정중히 입사 취소 요청을 드렸다.
이번 카카오페이 지원 프로세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신입이라고 꼭 신입 공채를 노리지 않아도 되고, 경력 수시 채용이더라도 자신감과 깡으로 승부하면 분명 승산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카카오페이 지원 이전에 진행했던 많은 면접 경험들이 하나같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준 것 같은 느낌이다. 면접 경험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2022년 1월 즈음 카카오페이에 입사하여, 주니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힘차게 시작해보려 한다. 꿈에 그리던 기업인 만큼 설렘과 기대로 가득찬 상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입사 후 많은 것을 배우고자 능동적으로 노력해봐야 겠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인들의 응원도 한몫 한 것 같다. 친구들, 지인들에게 다시 한 번 매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궁금한 점 메일 혹은 댓글로 언제든지 남겨주세요!
축하드립니다! 읽으면서 "아무리 예외라도 합격할만한 사람이 합격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단하세요.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라는 말이 어울리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도 카카오 신입 수시채용에 관심이 있는데요,
카카오는 경력 1년 미만일 경우, 정규직 전환전 검증형 계약직을 진행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맞나요??
좋은글 잘 보고 가는것같습니다! 최근들어 해로님 글을 많이 접하였는데 도움도 많이 받고 이제 막 안드로이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으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세부 진로를 결정한지 일주일 된 2학년 대학생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작성할지, 어떠한 스펙을 쌓아갈지 고민 중이던 중에, 좋은 표본을 찾은 것 같아 감사드리는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저도 노력해서 현준님처럼 원하는 결실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자료들과 동기부여되는 글들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안드로이드 신입 개발자로 취업 준비중인데, 문의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댓글로 문의드리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거 같아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문의드리고 싶은데, 가능하시다면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멋지네요! 저도 개발 공부하는 중인데, https://quantpro.co.kr/ 해당 사이트 퀀트 내용 어떤지 의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멋있네요!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