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 첫 프로젝트를 마치며, 수고한 나와 동묘팀에게.

Hailee·2020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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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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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프로젝트를 보내며 쓰는 일기.
(알콜 냄새 낭낭하니까 오글거리면 피하세여)


👉🏻 우리의 첫 프로젝트, '동묘 프렌즈샵!'

혹자는 우리의 프로젝트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클론 코딩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네'

하지만 난 당당하다.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 중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 해인님이 빠졌지만.. 그래도 동묘팀.. 발표 직전에 초조하고 설레는 우리들!


앞서 여러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난 국비지원 출신이고. 웹 개발자로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이걸 말하는 이유는? 경력이 있다고 자랑하려고? NOPE

판교의 한 스타트업에 면접을 보러간 적이 있다. 정말 좋은 회사였기 때문에 가고싶었던 마음이 간절해서 기억에 남은 회사.
그 당시 그 회사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HTML이 무엇이죠? HTTP 통신에 대해서 설명해보세요'

이 한 문장에 대한 대답을 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정말 패기 넘쳤던 나였는데, 당당한 나였는데. 왜 그랬을까?

그 당시 우리 팀에는 압도적으로 잘하던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를 무작정 따르며, 그에게만 질문하며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작성하는 코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convention이 무엇인지 고려하지도 않은 채
그저 기능 구현에만 급급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개념이 부족했던 나는 차마 입을 열지 못했으며, 그나마 코드 리뷰라도 받고 싶다 부탁했던 나는 오히려 혼나고 말았다.

'이건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 작성한 코드네요'

면접 보는 내내 정말 부처님 같던 대표가 처음으로 화를 내며 했던 말이다.

내가 들은 대답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당시 내 코드에 진심이었다.
정말 열심히 작성했고, 내가 만든 로직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팀에는 압도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어, 이 사람만 믿고 가자'

이 마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그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


저 때에 비하면 오히려 이번 동묘팀은 무던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멘토님도 인정했다.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엄청나게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생각은 정답이었다.


소중한 프로젝트

앞서 작성했던 일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참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고. 질투심도, 욕심도 많은 사람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벽에 부딪혔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한없이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실제로 자리도 방구석이어서 원없이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기만 해씀)

얼른 프론트에게 데이터를 넘겨주고 싶은데!
더 잘해서 완벽한 코드를, 보다 더 많은 기능 구현을 하고 싶은데!

일주일이 지나고, 둘째 주가 찾아왔을 때 느낀 점이 있다.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그 결과 하루만에 쥬르륵 작성하고, 모두 commit한 채 멘토님의 리뷰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수정한 최종 결과물까지 생각하면 이틀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하나의 개념에 매달리는 것을 포기한 순간 코딩이 즐거워졌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다시한번 코딩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이 마음을 잊고, 어느샌가 다시 악착같이 집착하고 있던 나 자신.

정말 누군가가 보기에는 수준낮은, 별게 없는 프로젝트일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한번 마음을 비우고, 머리가 터질만큼 고민하고.
" 어떻게 하면 유저가, 프론트엔드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끝없이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극강의 팀워크, 동묘팀!


모두가 너무 소중하고, 너무 즐거웠던 우리 팀. 동묘팀!><
멘토님들도 정말 놀랐던, 진심으로 트러블 하나 없이 즐거웠던 우리 팀.

우리는 왜 동묘팀인가?

비극의 코로나 기수, 15기로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동묘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동묘시장 바로 옆에 위치했기 때문에, 우리 팀 이름은 동묘 프렌즈!
(원래는 쎄보이려고 마카오 프렌즈라고 하기로 했는데.. 동묘보다 뜬금없어서 패쓰)


대학 시절, 국비 시절, 그 외 모든 경험을 다 합쳐도 이렇게 팀워크가 좋은 적이 있었을까?

상대방이 아직 완성하지 못했으면 다그치지 않고 기다렸다.
상대방이 벌써 완성했으면 나도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더 열심히 작업했다.

그 누구도 재촉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지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우리는 소통하고 있었다.

발표하기 위해서 아쉬운점을 적으려는데 정말 적을 내용이 없었다.


우리 사랑스러운 PM 승연님의 사려깊은 장난 덕에 모두가 하이텐션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
그저 장난스러운 것 같지만, 사실 팀원 하나하나를 고려해서 장난치는 승연님.
승연님 없는 동묘팀은 고요한.. 숲속 같아요..

젠틀한 혁준님. 딸기 꼭지를 따서 준비해주는 세심함은 어딜 가도 잊을 수 없을거에요
혁준님이 작성하신 유저 데코레이터 덕에 전반적인 데코레이터를 쉽게 작성할 수 있었어요!

프론트의 PM같았던 해인님. 매일 새벽에도 숙소와 집을 오가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지만,
제일 먼저 프론트-백 통신을 해야 해서 모두가 닦달 아닌 닦달을 했지만!
늘 담담하게 다독여주셔서 프로젝트가 더 잘 진행된 것 같아요ㅎㅎ

매일 철야로 작업하시던 대호님. 늦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시던 모습에
저도 더욱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자극제 감사합니다..!

고급 개그에만 반응하는 태진님. 태진님의 고양이 알람소리는 잊을 수 없을거에요
대호님이랑 함께 철야로 작업하시던 모습 잊을 수 없습니다.
열심히 하셨던 덕택에 동묘 프렌즈 상품 목록 화면들이 더욱 완벽하게 구현되었어여!!

나와 '오늘'탭을 만들어낸 채빈님! 도중에 git 문제가 채빈님을 슬프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오늘' 을 구현해낸 우리!
다음번에 또 팀이 된다면 그때는 더 멋진 기능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내는 우리가 되어요!!

다 적고나니 궁금해진다.
과연 나는 어떤 팀원이었을까?

생산적이고 믿음직스러운, 말하지 않아도 믿을 수 있었던 팀원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느낀점이 뭐야 그래서?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혼자 울기도 많이 울고, 엄청나게 고민도 많이 했다.
역시 걱정 빼면 시체인 나.

정말 잘 못해낼 것 같아서 무서웠는데. 개발이 안맞는다는 그 말이 사실일까봐 너무 무서웠는데!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말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이대로만 개발할 수 있다면 평생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개발에 질려있던, 백엔드에 질려있던 나로서는 엄청난 발전이다.

덩달아서, 가고자 하는 회사의 모습에 대한 대략적인 틀도 잡혔다.

정말 즐겁게 개발하고 배울 수 있는, (내가 탈모가 오더라도..!!! 악..!)
행복한 팀워크로 웃음이 계속 나오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받을 수 있는 곳..!

이러한 곳으로 가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나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고

너무나도 대견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을 명심하고, 내일부터 다가올 당근팀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나의 또 다른 성장, 그리고 스쳐지나간 모든 사람들과 앞으로 함께 할 팀원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이제 잘랭

profile
웹 개발 🐷😎👊🏻🔥

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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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사랑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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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백엔드 전사 하람님ㅠㅠ 항상 의욕 넘치시고 재밌는 하람님 덕분에 아마 동묘프렌즈 팀원분들은 너무 좋은 팀원을 만났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아직 우리 함께 프로젝트 뛴 적은 없지만 프로젝트로 만난다면 우리 케미도 다른 분들에게 한 번 보여줄 수 있을 거에욧ㅎㅎㅎ 2차 프로젝트 화이리리이이이잉!!!!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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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1일

오오.. 15기에서도 카카오 프렌즈샵 클론이 나왔네요!
지나가는 위고두 12기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 •͈ᴗ•͈
2차 프로젝트도 화이팅 하세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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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1일

하람님 너무 멋지다구요 ㅠㅠ 진짜 넘모 멋져 ㅠㅠ!!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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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4일

안녕하세요, tech 기업에서 일하는/ 일하기를 희망하는 여성들을 모아서 모임을 만들고 있어요!
자세한 사항은 및 링크 참조바랍니다 :)
https://velog.io/@emilyscone/SheKorea-1%EA%B8%B0-%EB%A9%A4%EB%B2%84%EB%A5%BC-%EB%AA%A8%EC%A7%91%ED%95%A9%EB%8B%88%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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