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죽음은 소멸이며 사후세계 같은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사후세계를 믿고 싶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현재를 즐기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많은 시간을 고통을 인내하며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 언젠가는 미래가 곧 현재가 될 것이고 내가 미리 준비해 놓은, 보다 좋은 미래가 나에게 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나에게 삶의 이유를 찾는 것을 어렵게 한다.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내일 당장 죽는 것과 50년 후에 죽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외계인이 당신에게 찾아와 버튼 하나를 건네주고 이 버튼을 누르면 5억년 동안 불에 타는 고통을 받지만 그 후에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현재로 돌아오며 5억원을 받게 된다고 한다. 당신은 이 버튼을 누를 것인가? 5억년의 고통을 인내할 용감한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버튼을 눌렀을 때 벌어질 일을 찬찬히 생각해 보면 어떨까. 버튼을 누른 후 5억년동안 불에 타면서 지옥같은 고통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일어날 일은 그저 버튼을 누르고 바로 5억원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고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던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죽음이 소멸이면 내 삶은 없었던 것과 다름아닌게 아닐까? 나의 뇌 한조각, 영혼 한조각이라도 남아서 나의 삶을 기억하며 회상할 수 있다면 그게 내가 바라는 죽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