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여행 인간

뿡빵이·2021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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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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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책 기록

타인이 쓴 일기장을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가 여행을 하며 마주하는 에피소드들을 나열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만, 타 여행 에세이 와 다른점이라면 책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은둔형 여행이라는 것이다.

코카서스 산골짜기에서 몇달간 은둔생활을 하며 일어나는 일상들을 소개한다. 이곳에는 아는사람도 한국인도 없는 작가만의 공간이다. 그곳에서는 기존의 '나'를 아는사람이 없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없는 생활이 지속며 약간의 우울감에 빠지는 작가를 볼 수 있었다. 나역시 같은 생각이다. 인간관계에 지쳐 도망칠 수 있어도, 사람없이 생활이 불가능한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언젠가 이러한 경험을 하고싶다고 생각이 든다. 아는사람 아무도없는, 한국어를 쓰는 사람이 아무도없는곳에서 핸드폰없이 사는 아날로그 생활. 이런곳에 살다보면 유머감각은 아예 없어져 진지함만 남은 사람이 될것같다 생각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몇번이나 웃었다. 유머감각이 없어지지는 않나보다. 아니면 도시로 돌아오면서 다시 유머감각이 생겼으려나?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침 면도 의식] 파트다. 사람은 각각 상태에 어떤 모드가 있으며, 열심히 공부할때는 공부모드, 쉴때는 휴식모드로 바뀐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침부터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작가는 아침면도시간에 카를라 부르니의 perfect day 를 들으며 집중모드를 유도한다. 사람의 모드에 관한 논문이나 과학책이 아니라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맞는말로 느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도 노래를 틀었다. 책 읽는 공간은 침대였지만, 눈 감으니 꼭 코카서스의 아침을 맞이한 기분이 들었다. 가사와 제목처럼 perfect 한 날이 시작되는것만 같다.

나는 여행을 즐겨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쓸모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꼭 여행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즐기는 여행은 좋은 경험이 될것이다. 비록 여행을하며 귀찮고 피곤한일도 분명 생길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하며 경험하는 멋진 순간들은 인생을 돌아봤을때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것이다. (추억의 보정효과는 보너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날로그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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