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차🚙] 출근 12일 차

여전히 아침에 책을 읽고 있다. 어제는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었는데 퇴근하고도 좀 읽어서 오늘 집에 가면 다 읽을 거 같다. 확실히 책을 읽을수록 속도가 빨라져서 이젠 스르륵 읽는다. 그렇다고 의미를 다 새겨 듣는 건 아니다. 모르는 건 음? 한번 생각해보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고 다시 까먹는다. 모르는 단어를 다시 마주치는 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현재는 연년세세라는 책을 읽고 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리뷰를 남기고 있다. 링크에는 전자책이 걸려있는데, 나는 종이책만 읽는다.

책을 읽으면 독자의 어투로 나의 기분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 이 말투도 어떤 저자의 작법일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 아침에 깼을 때는 "오랜만에 잘 잤다." 싶었다. 어제 책을 읽다 잠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잠드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고 기절했다. 다만 깬 직후에는 "아, 이제 배포해야 하는데 뭐 수정해야 하지" 하며 노션과 깃허브를 체크하는 작업을 하며 회사를 도착하기도 전에 업무를 시작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 걸 어쩌겠는가.

이번 주는 회사에서 온보딩을 한 시간이었다. 어제는 특히 "아, 나 지금 수습 기간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급해졌다. 3개월 뒤에 떨어지면 나는 다시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 숨이 막힌다. 그 기간을 또 해야 한다니. 잊고 있었다. 너무 편안하게만 지내면 안 되었다. 회사가 주는 간식, 물품을 받은 나는 뽕을 뽑아야 한다. 내가 회사에 줘야 하는 이미지는 차후 내가 성장해서 회사가 돈을 벌어다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시니어는 나보다 월급이 3배 정도는 많을 텐데, 이렇다고 해도 회사에서는 시니어를 쓰는 게 더 빠르고 편하지 않나? 왜 굳이 신입을 뽑아서 쓰려고 하는 걸까? 퇴사왕 이형 유튜브에서는 성장하는 회사는 신입을 뽑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신입이 주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신입이 해야 하는 것은 (1) 웃는다 (2) 질문을 많이 한다 (3) 시간을 지킨다 이것이었다. 나는 잘 지키고 있는가?

웃는 거? 아주 잘한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이지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다를지도 모른다. 질문 엄청 많이 한다. 아마 다 답변하는 것도 귀찮아하실 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 정확히 알고 하는 게 낫지. 시간을 지킨다? 음... 미팅 시간은 잘 지킨다. 개발 마감일은 우리 스쿼드 자체가 다 밀리고 있어서 잘 모르겠다. 회사에서 바라는 속도보다 내가 개발 속도가 느려서 영향을 미친 것도 있고, 처음 들어와서 마인드를 맞춰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나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하다 보면 점차 나아질 것이다. 노력이 기반이 되어야겠지!

회사에서는 내가 당장 성과를 내길 바라는 건 아닐 것이다.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회사 생활을 처음 해봐서 신입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다.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해? 지금처럼 하면 되는 건가? 행동을 바꿔야 하는 건가? 팀장님께 여쭤보고 싶다. 전 대체 어떻게 해야 이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가요?! 여긴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꼭 있고 싶다.

이제 나는 코드 리뷰를 확인하고 다시 PR을 남기러 간다. 오늘은 프론트 스터디와 소모품유통팀 OJT가 있다. 후딱 하고 집에 가자. 가자!

어제 찍은 내 자리. 가끔 청소를 한다.

우유없는 하루는 없다.

로지텍 키보드인데 소리도 덜 나고 높지도 않고 블루투스 연결 속도도 빠르고 배터리도 오래 간다. 크... 트랙패드는 나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