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30 S/BY ENG

infrawhale·2021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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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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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08일, 비트캠프 자바 개발자 과정 216기가 시작되었다.

마땅히 나를 소개할 말을 떠올렸지만, 내 20대의 태반을 바쳤던 건 역시 바다였기에 처음으로 하는 블로그의 첫 글을 열며 떠오른 말은 역시 선박 용어가 먼저였다.
S/BY ENG. 선박이 출항 준비를 마치고 엔진이 준비 되었을 때의 상태이며, 도선사의 인도에 따라 공해로 나가기까지 선박 안에 있는 모든 승조원들은 한시의 긴장도 풀지 말고 안전한 운항에 온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날 9시 30분을 기점으로 나와 같은 반의 수강생 모두는 나름의 항해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고, 저마다의 각오를 다진 채 수업에 임하였다.

생각해보면 해당 과정에 들어가고 2주하고도 2일, 하루하루 다사다난 했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접한 자바스크립트와 CSS, 그리고 HTML. 매일이 벼락치기인것 마냥 그날 강사님께서 쏟아내신것을 조금이라도 더 소화하기에 바빴고, 솔직히 개강 6일차에 귀가할 때 버스 안에서는 살짝 울컥하기도 했었다. 강의를 따라가지 못한 내 이해력이 야속했던걸까 아니면 문득 느껴진 높다란 벽을 실감한 것이었을까. 여태 배운 모든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흐름은 잡았다고 생각되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우스운 고민이었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떠올려 보면 선박이 항구를 벗어날 때 분투했던 과정처럼 느껴진다.
항내의 좁은 채널을 지나고, 입출항선들과 어선들을 피하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해까지 나아가는 과정. 그 과정속에서 코딩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는 미약하게나마 프론트엔드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고, 전반적인 코딩이란 것이 뭔지 조금이나마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발악하느라 수업시간에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했던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강사님껜 정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강사님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JAVA에 대해 가르쳐주실 예정이다. 솔직히 아직 코딩의 궤도에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강사님께서도 경력자라고 불리는데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항해로 치자면 그전까지는 공해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고, 목표로 하는 항구에 도착하기까지도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선박에서는 공해에 도달하기 전, 엔진을 공해에 맞는 상태로 전환한 후 이를 R/UP ENG이라 기록한다. 코딩이라는 항해에서, 내가 그 상태에 진입할때는 미숙하게나마 경력자라 불려지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위치는 막 선박과 부두를 연결하는 계류삭을 전부 제거한 ALL LINE LET GO 정도의 상태일 것이다. 더이상 부두에 붙어있지 않은 만큼, 수업에 더 열심히 임할 계획이다. 난 아직 프로그래밍이란 바다에서 공해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때까지 긴장은 풀 수 없으니까. 항해사로선 부끄럽게도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곳에 도달할 때 까지의 여정이 즐겁고 보람차길 기원한다.

2021.11.24
아직 미숙하여 어디인지 모를 항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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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대양에서의 항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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