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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추웠던 2020년 12월 31일 나의 방 침대 위, 29살이 되기 몇시간 전 머릿속에서 돌아다니던 망상에서 이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내가 어떤걸 배웠고, 어떤것을 해냈으며, 배우며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이루었는지, 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에 대한 생각에 한없이 잠기고 있을 때였다.
배움에 목이 말라있었지만 게으르기도 했고, 한없이 끓어오르다가도 금새 식어버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을때, 내가 대학시절 제일 열중을 했던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했었다.
1학년때부터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인간관계였다.
새로운 만남에 목말라있었으며, 그들과의 관계가 매우 소중했고, 만나는 인연 하나하나에게 의미를 가지며 최선을 다했었다.
그들과 함께하며 참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지금도 자부할 수 있다.
때로는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할 나만의 소중한 추억,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그들에게 위로를 받기도, 필요할 때에는 위로를 건네기도 했으며
가능한 모든 순간 사람들과 함께하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 고민을 했었던 것도 같다.
공부에 관해서라면, 1학년 2학기때 수강했던 CAD 과목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고민하며 그려낸 그림들을 CAD라는 프로그램으로 구현해내고, 즉각적으로 output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굉장히 큰 매력을 느꼈던것 같다.
당시 교수님이 내주셨던 어려운 과제를 족보를 보지 않은채로 스스로 고민하고, 검색해가며 만들었던 나의 첫번째 결과물은 아직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 이때부터 Input과 Output이 확실한 것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던 듯 하다.
대한민국 모든 청춘들이 그렇듯, 나 역시도 즐거운 1학년을 보낸 이후엔 군대를 다녀왔고, 전공 공부로 정신없는 2~3학년을 보냈으며, 미래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취업을 한번에 겪는다는 마의 4학년을 끝으로 졸업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때의 나는 나의 주도로 무언가를 한다기보다는 그저 주변에 휩쓸려다녔던 듯 하다.
원체 주위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래서 이 당시를 회고하자면 이렇다하게 생각나는 것이 없다.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내 20대에서 가장 후회없는 선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교환학생도 있었지만, 진지하게 '나'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은 교환학생 중을 제외하면 딱히 없었던 듯 하다.
내가 딱 졸업을 할 시즌에 스멀스멀 대기업들이 공채를 그만둔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을 때였다.
나는 운이 좋게도 졸업하자마자 내 수준엔 과분한 외국계 회사의 해외영업 직군에 합격을 하여 다니게 되었다.
능력과 인품을 모두 갖추셨던 팀장님과 업무 이외에도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던 과장님, 대리님들 덕분에 1년 반이라는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을 정신없이 배우며 보냈다.
영업이라는 직군의 특성이 그렇지만, 내가 넣은 input에 대해 즉각적으로 output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는 조금 일찍 이 직군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은 퇴사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 배웠던 경험들은 정말 값졌다고 자부할 수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음에 항상 감사하며 살고 싶다.
학교를 다닐 때에도 데이터 쪽에 관심이 많았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관심'만' 많았었다(ㅎㅎ;;)
학교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강의가 있을 때면 찾아가기도 했었고,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저학년 강의를 허락받고 청강하러 간 적도 있다.
그런 나의 관심을 끌었던건 데이터와 DB를 관리하는 BACKEND DEVELOPER이라는 직군이었고 배워보고자 이리저리 모색을 하게 되었다.
이리저리 검색을 통해 알게되어, 2021년 초 퇴사를 고민하던 내가 퇴사를 마음먹게 해준 부트캠프이다.
이 부트캠프에 등록을 하고, 회사에 퇴사 의사를 알리고, 업무 마무리와 약간의 휴식기간을 가진 뒤 개발자의 길을 닦아가기 시작했다.
WECODE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지 이제 한달이 지났다.
내가 무엇을 배우고 이해했는지에 대해 쓰려고 이 블로깅을 시작했으나 막상 쓰려니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들의 후기에 대부분 있던 말이라 결국 쓰지 못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재밌다.
어떤 배움은 나에게 맞지 않고 힘들기만 할 때도 있지만, 이 분야에 아직 손가락 끝만 닿은 것이지만 굉장히 재밌게 알아나가고 있다.
내가 배운것은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갈래들의 시작점인 듯 하다.
나의 앞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짜여질 지는 모르겠지만, 이 한발을 의미있게 내딛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재밌다" 이 말이 우진님의 앞 날을 그려주는 것 같아요.
즐겁게, 행복하게 화이팅해요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