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은 잘 모르는 제품 이야기 #1 들어가면서

JKD1·2021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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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9일 오늘은 제품의 1차 전체 발송이 마쳐지는 날이다.
그리고 배송사들이 오픈하기 전까지 몇시간정도 남았다.

그 김에 이번 제품을 만들던 과정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대략적으로 이전에 쓰던 "개발자들이 모르는 하드웨어 이야기"의 연장선 쯤 되는 글이 될것같다.

2020년 중반 처음 만들었던 컨셉 Binary_Monkey @jkdlab_official

어쩌다가 2020년 디자인을 지금와서야 생산하기 시작했느냐?

본업인 외주가 너무 밀려서 + 시작한지 반년밖에 안된 내 회사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획한 업무로 돌아오기 위해서 이것저것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예산이 딸리는 스타트업이 그렇지 뭘... 대표 역량이 부족하면 회사가 이렇게 된다.

어떤 이야기인가?

일단 이야기 들어가기 전에 난 디자이너이자, 하드웨어 엔지니어라는 사실에 대해서 다시 명시한다.

우리 회사도 몰랐겠지만, 하드웨어 회사다.

클라이언트도, 직원들도 잘 모르는것같다. 히히 이건 몰랐지

일반적인 대표들이 이야기하는 판매전략, 시장검증과 같은 이론 그리고 디자이너가 이야기하는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엔 내 이력이 굉장히 비루한 편이다.

나는 내 방식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누군가를 가르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위 내용이 필요하다면 대단한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자.

프로젝트 구성과 메인 인력인 나의 스펙을 검토하자면.

대표(디자이너, 엔지니어)

  • 고졸(게임만드는 특성화고 나옴) 22살 대표
  • 프리랜서로 구른지 약 4년차인 하드웨어 작업자.
  • 기구설계와 회로설계가 메인 작업
  • 심하게 낙관적임
  • 맞춘지 얼마 안된 중급 컴퓨터 본체 오너(owner)

프로젝트 목표

  • 500만원 예산으로 제품을 만들어야함.
  • 소량 주문제작 방식으로 양산은 하지 않음.
  • 브랜드 가치를 담아야함.
  • 그런데 재밌어야함.

의외로.

창업자들에게는 눈이 커지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500만원으로 내 하드웨어 제품? 이거 달달할것같은데?

난이도는 셀프 인테리어와 비슷한 편이다. 업자한테 맡기는것이 맘이 가장 편한.

당연히 당신도 이것을 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고 약간의 연구가 필요할 뿐이다.

직접 만들고 싶은게 아니라면 하드웨어가 만들어져서 나갈때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 입장에서 한번 바라봐보자.

이 글들을 다 읽고도 직접 하고싶을지는 당신의 판단에 따르겠다.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야할 사항

  • 돈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 하지만 최소 금액을 제외한다면 몸과 시간으로 대체할 수 있다.
  • 디자인
  • 하드웨어의 구체적인 스펙
  • 제품의 달성목표

간단하게 이 4개만 작성하면 된다.
나의 경우는 위 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진다.

  • 돈 : 500만원
    • 3개월 (물론 이마저도 본업과 겸업하면서 했다.)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서적이나 컨설팅에서 이야기하는 제품의 개발 예산은 1억에 가깝다. 물론 모든 제품이 그런것은 아니다.

  • 디자인 : 머릿속으로만 정리된 디자인
    • 이후에 작성할 생산에 대한 글을 보고 난 뒤에 디자인을 하는것이 좋다.
    • 개인적으로 기술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다는 말을 좋아하지만,
      기존의 기술에 맞추어 생산을 고려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허황된 디자이너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 생산이 복잡한 물건이라면, 미리 생산에 대해서 고려를 해두자.

      나의 경우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디자인을 했다.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는 내 FIFIFIFIFIFINAL 파일이 보여준다.

  • 하드웨어의 구체적인 스펙 : 키보드
    • 0과 1로 모든걸 할 수 있는 키보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USB로 연결하며, 키 전체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키보드인데, 하이엔드 커스텀 키보드들의 구성만큼은 다 지키도록.

자고로 프로그래머는 0과 1만 있어도 모든걸 할 수 있는게 아닌가? 3번째 키는 보너스다.

  • 제품의 달성목표 : 상징적인 제품
    • JKDLAB. 브랜드의 첫 제품인만큼 시그니처가 될 표정이 있는 물건을 바랬다.
    • 우리의 브랜드 특징이 어느정도 표현되는 실험적인 제품이길 바랬다.

간단한 로드맵(앞으로 쓸 글)

  • 디자인하기
  • 생산은 어떻게 해요?
  • 설계하기: 생산과 조립가능한 형상 만들기
  • 설계하기: 회로와 턴키 그리고 SMT
  • 생산하기: 몸체 생산하기
  • 생산하기: 이걸 진짜 직접 만들어요?
  • 제품의 마무리, 부자재
  • 패키징

다음 글에서 하는것.

나는 본디 설계자이기 때문에 일러스트레이터를 비롯한 디자인 툴은 전혀 만지지 못한다.
파워포인트나 할 줄 아는 문과 하드웨어 개발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나는 야매니까 괜찮을것이라 믿고 알 이즈 웰이라고 가슴속으로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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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포지션에서 하드웨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https://duge.space/skgusrkd7cREQ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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