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트위터에 올라온 글 덕분에 유튜브에서 영상을 하나 찾아보게 되었다. 연예인 이지혜씨와 프로그래머 출신 남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었다. 개발자인 나에게 뭔가 익숙한 장면이었는데 이지혜씨의 반응은 너무나 신선했고 나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져 주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이지혜씨와 남편이 식사를 하던 도중 남편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한다. 아내가 평소에 매일 매일 하던 일을 자동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내가 매일 매일 하던 그 일은 자기 이름을 검색해서 기사를 찾아보는 일이었는데 그 일을 자동화해서 매일 이메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설계에 6일, 개발에 1일 걸렸다고 남편은 소개했다.
여기까지 매우 익숙한 장면이다. 나도 그렇고 주변에 동료들도 그렇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걸 무척 싫어한다. 그래서 업무 중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떤 루틴한 일들을 자동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랑스럽게 공유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지혜씨의 반응은 예상하지 못한 것 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고, 자신이 검색하면 되는 걸 왜 자동화 했냐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라고 뼈를 때리는 말을 남겼다.
아마도 검색하고 기사를 보는 행위가 이지혜씨에게는 귀찮은 일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아내와 프로그래머 남편의 완전한 동상이몽이었다.
명심해야 겠다. 컴퓨터가 사람의 일을 그냥 대신하는 건 의미 없다.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필요로 하는 일을 대신해 서비스 해야 한다. 문득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