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공유하는 일과 관련된 몇 가지 모델이 떠오릅니다.
먼저 그릇에 물이 점점 채워지다 넘쳐 흐르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릇은 부어지는 물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넘치는 물이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흘러갑니다. 혼자 가지려고 흐르는 물을 막아 다른 곳에 담아두지 않습니다. 아주 이상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을 통해 학습을 통해 쌓이는 것들을 축적하고 임계치를 넘으면 주변에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모델입니다.
그리고 깡통 모델도 있습니다. 아직 채워진 것이 없는데 주변에 누군가에게 부어주기 위해 기울여 보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뭔가 막혀 있나 흔들어도 보고 깡통을 쥐어짜도 보지만 속이 비어있으니 요란한 소리만 날 뿐입니다. 깡통을 흔들며 시끄러운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깡통의 요란한 소리를 통해서 자기가 비어있음을 깨닫게 되고 좋은 내용물을 채우는 자리로 나아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모델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숨겨진 진주 모델이 있습니다. 내 안에 뭐가 있는 줄 몰랐는데 남들에게 주려고 꺼내다 보니 진주가 들어있단 걸 깨닫게 됩니다. 내 안에 아무것도 없다고 체념하거나, 어설프게 꺼냈다가 부끄러울까 포기했다면 진주를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나 스스로 꺼내는 노력을 해 봐야 겠습니다.
사실 저는 제 안에 이 세 가지 모델이 모두 있음을 느낍니다. 그 동안 쌓여온 것들이 흘러가도록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공유하며 좋은 영향을 미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도 있습니다. 글을 쓰고 남에게 설명하려다 보니 내가 아무것도 아니고 모르는게 많음을 깨닫게 될 때도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내 안에 이런게 있었어라며 깜짝 놀랄 때도 종종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모델을 경험해 보셨나요? 세 모델 모두 좋습니다. 다만 자연스레 흘러 가는걸 억지로 막아 놓고 있지는 않는지, 빈 깡통임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쥐어짜고만 있지는 않는지, 내 안에 진주가 있는데 혼자 썩혀두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경계 해야겠습니다. 적절한 공유활동과 피드백을 통해 저는 이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