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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오너십은 사람을 종 처럼 소유해서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이 제품 처럼, 조직처럼 성공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 사람을 돕고 싶고, 보호하고 싶고, 지지하고 싶어진다. 중요한 점은 상대방이 아주 사랑스럽고 예뻐서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이 포인트인 것 같다. 상대방이 조금 못나고 부족하지만 허물을 덮고 여전히 돕고, 보호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OWNERSHIP 가지고 회사 다니기>
이전 글에서 내가 생각해 본 사람에 대한 오너십은 정말 품기 어려운 것일 때가 있는데 언제 그런지 더 생각해 보고 싶다. 여러 가지 것들을 떠올리다 보니 우리가 사람이 아닌 다른 것을 더 중요한 목적으로 삼을 때 사람에 대한 오너십을 품기 어려워 진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
이건 나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나는 제품에 대한 오너십을 강렬하게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 문제를 태만하게 바라보고 있거나, 정확하게 해결하지 않고 대충 넘겨두는 걸 참아보지 못했다. 여러 좋지 않은 이유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동료가 있으면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당연히 문제를 해결하는게 우리가 월급을 받는 이유이고 옳은 방향이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동료를 함께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다른 반응을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사람이 중심이 되었다면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함께’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 되었을 것 같다. 문제 해결이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면 함께 일하는 사람을 놓치게 된다.
여러 회사의 종무식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시지인 것 같다. “우리는 업계 최고가 되려 합니다. 우리는 매출 얼마를 목표합니다” 같은 메시지이다. 업계에서 최고가 되는게 목표이고 매출이 얼마가 되는게 목표이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하나는 고객이다. 고객이 진짜 겪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래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세심하게 바라보지 못하며 그냥 빨리 사업을 확장해서 당장 우리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하게 된다. 대게 장기적인 관점보다 당장 매출을 늘리고 1등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하려고 한다. 고객을 만족시켜서 그에 대한 결과로 우리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결과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다. 높은 목표만 바라보다 보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이 달려갈 힘이 있는지, 달려갈 의지는 있는지 바라보지 못하는 현상을 자주 보았다. 이 같은 결과 중심적인 목표의 문제는 단기적으로는 회사가 급속히 성장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다는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느날 돌아보면 오랜 걸음을 함께 할 사람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회사를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꾸준하게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일이 너무 많고 바쁘면 사람을 중심에 두기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나의 에너지는 한정적이고 바쁜 일 가운데 그 에너지는 금새 고갈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데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정신 없이 업무에 쫓기며 일하는 회사 직원들은 대게 사람을 중심에 두지 못한다.
사람 보다 어떤 규칙을 높은 우선순위에 두면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규칙은 중요하고 지켜야 하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도 규칙을 지키는 결과 자체보다 사람에게 포커스를 둘 필요가 있겠다. 상대방이 어떤 내적 동기를 가지고 이 규칙을 지키는지는 관심이 없고 결과적으로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안된다. 대신에 이 규칙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그래서 스스로 이 규칙을 지켜야 겠다는 내적 동기가 생기도록 도와주는게 중요하겠다. 규칙을 어기는 경우에도 규칙을 어긴 결과에 대한 비난 보다 왜 이 규칙을 어기게 되었는지 듣고 이해하며 환경적으로 개선할 것들을 함께 찾아보고 보듬어 주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이것이 정말 품기 어려운 사람에 대한 오너십의 본질이란 생각이 든다.
이기심은 각 개인이 사람을 중심에 두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상대방이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나만 편하고 좋으면 된다는 사상이 만연하면 다른 사람을 결코 중심에 두지 못한다. 오직 자기만이 중심에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이기적인 사람을 반대로 내가 중심에 끌어 안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정말 어렵고 내가 잘하지 못하지만 이런 이기적인 사람 역시 누군가는 품어주고 보살펴 주어야 함을 부인할 수 없다.
이 글을 쓰면서 내 삶에서 만난 불편했던 사람들과 그리고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때때로 잘못 살았단 생각도 들고, 잘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정말 잘 읽었던 < High Output Management >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걸 기반으로 태만한 구성원을 어찌저찌 잘 구슬려서, 반기 정도 뒤부터 퍼포먼스가 꽤 나아졌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한 건 아니고 전 직장의 리더분께서 ㅎㅎ. 나중에 이 얘기를 인용하시면서 책 읽어 보라고 추천해 주셨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