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니어 개발자다 : 청년 개발자 다섯의 성장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Sehee Jeong·2021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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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가 시작되고나서 나는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실무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나 정도면 잘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큰 어려움 없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고, 누군가의 조언 없이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개발적으로 나의 경쟁상대를 “취준생”과 “대학생”으로만 제한시켰기 때문에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너무 좁았다.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고 회사를 다니면서 이 세상은 뛰어난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들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 퇴근 후에도 개발 공부를 지속적으로 했었다. 그런데 이 생활을 1년정도 지속하다가 문득 현타가 오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나는 흔히 말하는 “성장”을 하긴 했다. 하지만 성장이란 것이, 가파른 그래프처럼 상승곡선을 이루었을까? 를 생각해보았을 때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 생각을 하게된 직후부터 내가 남들에 비해서 실력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 속에 살았고, 열심히 자기계발을 해도 눈에 띄지않는 변화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않는 생활도 좋지 않을까, 왜 나는 아둥바둥 살고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까지 가게 되었다. 무엇보다 미래의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를 생각해보았을 때,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을 어지럽히게 만든 원흉이었다.

나는 터닝크루거 곡선에서 절망의 계곡에서 못벗어나고 있었다. 웅덩이가 너무 깊어 올라가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부정적인 생각을 환기하기 위해 예전부터 취미생활을 즐겨해왔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시기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그 시간일 뿐, 끝나고 집으로 걸어가는 순간부터는 다시 내 생각들에 해답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었고, 다른 시니어 개발자분들께도 이 고민을 종종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돌아왔던 이야기이다. 답은 전부 같았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간다면 그 결실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천천히 걸어간다면 내가 이루고자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다들 이런 걱정을 가지고 있는데, 약간은 네가 성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지 모른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라. 라는 것이다.

다들 너무나 감사한 조언을 해주셔서 내 고민이 차차 사그라들긴 했는데, 동시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작은 불안감이 자라나고 말았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라” 라는 말에, 그렇다면 나는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New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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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둘러보다가 “나는 주니어 개발자다” 라는 책을 보게되었다. 각자가 취업준비생일때부터 현재까지의 삶에 대해 적어놓은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놓은 듯 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구매를 결심했다. 나와 비슷한 연차의 사람들이 현재 어떤 마음가짐으로 개발을 하고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와 공통점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 이 책을 읽으면 내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구매한 날이 9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발행일이 9월 10일이이었기 때문에, “바로 배송은 안되겠구나, 언젠간 오겠지… 추석에나 읽어야겠다.” 란 생각으로 다시 내 생활에 집중했었다. 예상보다 책은 빨리 왔었고, 같은 도메인을 다루고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대학생때부터 살아온 삶의 대부분이 글로 녹여져있어, 누가 내 삶을 몰래 기록해 적어놓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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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내 삶과 공통점이 많았다. 나 또한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개발자가 되고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사람이었다. “난 컴퓨터 다루는거 좋아하니까 컴퓨터 공학과 가야지”만 생각했었고, 그 후에 어떤 개발자가 되고싶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대학교 생활을 보내다가, 좋은 기회로 대외동아리를 경험하면서 “개발”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그렇게 개발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잘하는 개발자에 빨리 도달하고싶다는 생각에 여러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공부한 것 대비 실력이 늘었다라는 생각보다, “왜 여전히 어렵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유명한 개발자들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늦게 취업한 만큼 실력을 빨리 쌓고싶다”, “돈을 많이 벌고싶다” 라는 생각 때문에 뭐든지 성급했었고, 정말 흥미가 있는 분야를 깊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중요하다더라” 라는 것을 모르면 안된다는 생각에 빨리 습득하기 위해 얕게 공부하고 그만두게되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이 가능할 정도로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기로 결심했었다. 이런 나의 노력들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즉,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결정을 하고,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개발자들의 성장 이야기를 들으니 힐링이 되었고, 실제로 친구들끼리 만나 고민거리를 털어놓는 기분이었다. 칭찬만 하면 아쉬우니(?)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꼽자면 이 책의 독자는 “주니어 개발자가”가 아닌 “취업준비생” 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는 점, 생각보다 문맥에 맞지 않는 오탈자가 몇몇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것을 감안해도 책 한권이 내 마인드를 기존보다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은 가격대비 큰 힘을 지니는 물건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멘탈을 단단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있다. 모든 곳에서 언급하듯 “꾸준히” 가 중요한데 자기계발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만큼, 끝없는 마라톤에 지치지 않기 위해 멘탈관리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년도가 끝나기 전까지는 내 자신을 더욱 돌덩이로 만들 계획이다. 돌은 사소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니까



ps.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있는 개발자에게 추천하고싶은 글
  1. 신입의 조급함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 5가지
  2. 당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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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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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30일

깊은 고민이 담긴 포스팅 잘 봤습니다 ^^

"미래의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를 생각해보았을 때,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을 어지럽히게 만든 원흉이었다." 정말 공감되는 군요

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꼭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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