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약간의 회고)

hamingu·2021년 8월 4일
3
post-thumbnail

개발자가 되기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금 구체화된 "나는 이런 개발자가 되고 싶다"의 "이런..."을 정리해보려 한다.
특히 오늘 진행한 면접에서 "가치관" 그리고 "일하고 싶은 곳"이 조금 명확해졌다.
오늘 느낀 감정?과 정리된 내 생각을 잊기 전에 기록해보자.
그리고 희미해 질 때쯤 꺼내보자 :)
그리고 마지막에 이 글을 혹시라도 보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한 마디ㅎㅎ

개발자가 되기 전 나는 뭘 하던 사람이였나?

에듀테크 기업에서 4년간 운영자와 기획자로서 일했다. 주로 교육관련 웹 플랫폼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였다.

이곳에서 무슨 경험을 했고 뭘 얻었나?

초기 계약직일 때는 직접 고객을 응대도 해보고 설문지도 작성하고 고객과 가까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경험해본 거 같다.

결과적으로는
1)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2) 고객이 여기서 얻고자 하는 게 뭔지
이 2가지를 늘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싶어졌으며
고객이 앞으로 원하게 될 기능이 뭘까? 또는 아직 고객이 인지 못하고 있는 니즈가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웹 서비스 운영자로서 그리고 기획자로서 이런 마인드는 당연하지 않나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의식해서가 아닌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부터 하는 마인드는 습관으로 길러지는 거라고 난 생각한다.
적어도 초기 1~2년간 이런 생각 없이 일했던 때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지금 나에겐 큰 경험이자 자산이였다.

개발자로 전향한 이유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어떤 계기로 생각을 가졌는지는 적지 않겠다.

전향을 최종적으로 결심한 이유는 내가 가진 경험이 날 좋은 개발자로 만들어줄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개발자로 전향한 이유 part 1(비개발자로서 겪은 고충)

프로젝트 팀으로서 최상의 결과를 위해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특히 개발, 비개발 직군 간의)

문제는 이 두 직군 사이에는 늘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벽을 느꼈었다.

소통하며 사용하는 단어는 낯설었고 일을 할 때는 분리되서 일하는 느낌이 있었다.

같은 팀이라기 보다는(실제로 같은 팀은 아니였다..ㅎㅎ) 일을 부탁하거나 건네주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고 내가(또는 우리 팀이) 하고싶은 서비스가 있고 개발팀은 기능적으로 구현해주는 역할로 분리되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 개발팀 분들은 굉장히 친절했다. 소통도 잘 해주려고 노력하셨지만 이렇게 분리된 느낌에서는 필연적으로 소통의 제약이 따른다.

소통에 겁을 내게되고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올바른 소통이 힘들어졌다.

개발자로 전향한 이유 part 2(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서비스와 고객을 누구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개발자라면 두 직군 사이의 차이는 말 그대로 차이로만 남고 소통을 위해 다가갈 때 어떤 두려움이나 제약도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난 운영자이고 기획자였으며 비개발자의 관점으로 개발자에게 어떤 모습을 바랬다. 그러나 비개발자로서 갖는 이기적인 바램으로만 남겨두고 싶지 않아 오래 고민했던 개발자를 용기내 도전하기로 했다. 내가 그런 개발자가 되자 다짐 한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

(펭수야 넌 날 수 없어..)
늘 그렇듯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존재한다.

1. 개발자는 결국 실력이 있어야지!
-> 내가 강점으로 생각하는 이 마인드와 직관은 어떤 기업에서는 필수일 수도 어떤 기업에서는 가지면 더 좋고 없어도 괜찮을 수 있다.
다만, 실력은 어떤 기업에서도 필수일 것이다(실력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겠지만)
이상은 크나 그걸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개발자로서의 실력이 부족하면 정말 아무짝에 쓸모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비전공자로서 새로운 기술은 늘 낯설다.

2. 내 이상이 때때로 독이 될 수도 있다?
-> 우리 기업의 가치를 이해해준다. 그리고 기획자의 기획의도를 깊이 공감하며 이해해준다.
정말 좋은 말이다.
다만 가끔 내가 그 가치와 기획의도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나의 의견을 피력할 때..
다른 사람의 직무에 태클을 거는게 아닐까? 더 심하게 표현하면 월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될 때가 있다.

차이를 좁히기 위해

사람은 동기부여로 움직인다. 이상이 클 수록 현실과의 괴리감은 크다. 다만 큰 만큼 동기부여도 커진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다시 정리해보자

1. 개발자는 결국 실력이 있어야지!
-> 당연하다. 개발자가 당연히 가져야 할 백 그라운드 요소다. 다만 무슨 목적을 가지고 개발자로 살아갈 건지? 그래서 왜 이 기술을 습득하려하고 해야하는 지?
나에겐 있다. 그리고 그게 동기부여가 되고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게 만든다.
이상이 있고 그에 따른 목표가 있고 어려운 기술은 그냥 그 목표를 위해 거쳐가는 거다.
한계를 두고 싶지는 않지만 합리화가 아닌 실제 한계를 만난다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자.

2. 내 이상이 때때로 독이 될 수도 있다?
-> 협업을 하며 겪는 하나의 상황이다. 이미 내가 인지하고 있으며 그 선을 지키고 싶어한다. 그러면 난 결국 독이아닌 약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그 안에서 감정적이지 않고 상대를 존중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면 최소한의 것을 지킨게 아닐까?

그래서 생긴 나만의 기준(회사선택 기준, 자신에 대한 기준)


회사 선택에 대한 기준

1. B2B 보다는 B2C
-> 우리가 만든 서비스 안에서 고객이의 유의미한 행동을 보는 게 즐겁다. 그래서 B2C인 회사를 가고 싶다.

2. 고객 중심, 데이터 중심의 회사.
-> 내 가치관이다. 그걸 중요시하는 개발자가 되고싶다. 그러니 당연히 그걸 중요시하는 회사가 되고싶다.

3. 소통을 정말 정말 중요시하는 회사(그 안에 서로 감정이 다치지 않는 회사)
-> 오늘 면접보며 가진 기준이다. 에러, 실수, 발생된 문제 등등에 대해 이거 "누구" 때문이야?가 아니라 "무엇" 때문이야?를 같이 고민해주는 회사.


나 스스로에 대한 기준

1. 떳떳할 정도의 노력
-> 내가 주저리 주저리 떠든 그 가치관들
만약 내가 칼퇴만을 추구하고 내 일만 끝내면 쉬고 개인 시간에 스스로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허언에 그칠 것이다.
지금 이게 나의 최선이라고 떳떳하게 얘기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수다. 특히 난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 아닌가..!

2. one team으로서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누굴 탓하지 않는다! 그러니 실수해도 괜찮아 같이 해결해줄거야 누군가가 알려줄거야 이따위 쓰레기 생각은 안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사람.

3. 믿음을 주는 개발자
->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 이 다짐을 지킨다면 적어도 누군가가 나한테 일을 맡기고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다. 저 사람의 업무로 인해 문제가 생기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줄 것이다. 그런 믿음을 주고 싶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제 가치관은 그냥 저 개인의 가치관일 뿐입니다. 정답이 아닐 수도 있을 거에요.

저는 제 스스로 개발이 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재능은 없지만 꼭 개발자가 되고싶으시면

  1. 내가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
  2. 어려운 기술과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을 나만의 동기부여
  3. 그리고 위의 2가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나만의 기준

이 3가지는 꼭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코드와 기술 조언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렵고 힘들때에도 아냐 난 개발자 할거야 라는 마음을 잃지 않게 해준 중요한 3가지 요소입니다.

나~중에 이 글을 다시 읽을 나에게

위코드 20기 대표 인터뷰 때 나온 질문과 유사하지만 편집된 관계로 ㅎㅎ 미래의 스스로에게 다짐을 남기자면

꼭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짓지는 않길!

profile
프로그래밍구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