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회고, 후회, 앞으로 다짐 나눔합니다!

Jinho Shin·2021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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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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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부로 퇴사를 했다.

퇴사를 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그래도 이미 끝난 마당인데, 이 늦은 시간에 한번쯤은 돌아보고 싶었다. 혼자 누워서 생각하다가 5분도 못하고 자버려서 차라리 그냥 글로써 돌아보려고 한다.

취업과정, 취직 후 몇 달

SI를 다니지는 않았고 솔루션 회사에 다녔다. 회사 자체가 규모는 작지만 업계 탑에 근접한다? 거의 탑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거래하는 고객사 매출 규모 및 사이즈, 그리고 전화를 걸어 견적을 물어오는 미래 잠재 고객사의 사이즈를 보면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2년 8개월을 다녔다. 나는 개발을 전공하지는 않았고 6개월 국비과정을 통해 취업했다. 솔직히 말하면 기본이 없다고 보면 됬었다 그 당시에는.

그래도 운이 좋게 취직을 했고, 6개월만에 돈 많이주고 규모가 큰 회사에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기준을 높게 잡지도 않았고 애초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게 현실이었던 거 같다. 국비지원은 거의 대부분 웹개발 위주로 가르치고 Java + Spring + JSP + Mybatis, 4중주의 하모니를 이해시키는데 애쓴다, 학생이든 교사든. 나중에 현대 트렌드가 react, vue 같은 듣도 보도 못한 거라는 점과, 저 4각편대가 쓰이는 곳은 단 한 영역이라는 사실을 들었을때 얼마나 괴리감이 큰지를 세삼 깨달았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를 담당했던 교사님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10년 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만했다. 그래도 잘 알려주셔셔 감사합니다.

나는 웹을 배우고 취직을 했다. 그런데 막상가니 안드로이드를 시키더라. 어쩌겠는가... 6개월 공부하고 취직이 됐는데 뭐든 시키든지 열심히 해야하지 않겠는가?

일주일째 딱 퇴사하고싶었다. 애초에 내가 배운 웹이랑 전혀 다른 분야였다...

그래도 버티면 된다라는 생각에 집에 가서 계속 공부하고 또 했다. 대학교때 부터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공부하는거는 잘해서 그런지 그래도 한 3-4개월 지나니깐 좀 괜찮아 지더라.

그 이후

알면 알수록 많이 보인다고 했던가. 안드로이드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면 알아 갈수록, 회사에 대해 적응하면 적응할수록 알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솔루션?

회사 다니면서 솔루션이라는 비즈니스 형태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다.
A라는 회사가 어떠한 문제를 해결 할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그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사와 계약을 맺고, 고객사의 실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고 이게 좋다 나쁘다 평가할 생각은 아니다.

큰 회사였으면 내가 담당하는 커버리지가 줄어 들었겠으나, 업계인지도는 높으나 인원수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내가 퇴사하지 1년전까지만 해도 안드로이드 담당은 나 포함 2명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많으면 그 다음해 연봉협상에 대해 할 말이 많으니 어떻게 보면 좋은 일이다. 짧은 기간 동안 내가 솔루션 업체에서 느낀 바를 말하자면

머리수 대비 많은 업무량

당연히 솔루션 업체이기에 고객사를 두고 있다. 내가 있었을 동안 총 7-8개의 업체 안드로이드 앱을 관리했는데 각 앱마다 사실상 껍데기만 같았지 그안에 내부 비즈니스 로직은 7-8개 업체 다 달랐다. 문서화를 해두면 좋았겠지만 실상 2명이서 정신 없이 7-8개의 업체를 관리하느라 문서화는 생각도 못했다. 코드 리뷰? TDD? 뭐 리팩토링? 일 처리하기 바쁜데 언제 다하냐. 나랑 내 선배는 그냥 포기했다.

그러다가 다시 새 프로젝트 들어간다. 근데 여전히 그 7-8개 업체에 대해 유지보수, 신규 추가 개발도 여전히 하면서. 회사가 잘나가면 힘들다는게 이런 느낌인가...?

업체당 만들어주는 앱이 3개다. 7-8 업체면 거진 20개 앱을 2명이서 관리했다.

다른 회사들은 보면 코드 리뷰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페어 프로그래밍도 하고...분명히 뒤쳐지고 있다. 선배랑 항상 얘기 할 때마다 부러웠다.

고객사

그리고 애초에 고객사를 두다보니 고객사에 의해 앱이 여러번 수정되기도 한다. 즉, 고객사의 입김이 세기 때문에 '이거는 이렇게 해주고 이렇게 바꿔주세요가' 너무 빈번하다. 그도 그럴것이 솔루션을 도입한다는거 자체가 그쪽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의미니깐... 물론 유지보수 계약을 했기 때문에 고객사는 그렇게 요구 할 권리가 있다. 더 이상 나는 어린이는 아니기에 다 이해하려한다.

하지만

갑자기 전화와서 급하다고 빨리 해 달란다. 낸들 이게 빨리 걸릴지 오래걸릴지 아냐고... 테스트 안해보고 업데이트 할 수는 없자나? 뭐 그럴수 있지, 돈 냈으니 그럴 권리는 있지만 가끔은 서운하다. 팀장님은 안드로이드를 아예 모르셨다, 아마 지금도 모르실거다. 그래서 우리가 진행하는 업무 감안해서 일정을 알려드리면 가끔 너무 오래걸린다고 하실 때 마다 미웠다.

찍어내기

솔루션 회사를 다녀본 분이라면 이해 하실테지만, 애초에 솔루션은 대부분의 틀(와꾸)이 정해진 상태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수정이 들어가는건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고객사의 비즈니스 로직에 의해 어느정도 유지되기도, 아니면 거의 새롭게 개발하는 느낌인데, 나의 경우 대부분이 후자였다.

일정 부분 유지되는 형식이면 솔루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라도 편한데 이건 무슨 업체별로 다 다르고 문서화도 되어있지않다. 믿을건 기억력과 코드뿐. 만약 내가 작성하지 않은 부분이라면?

지져스...

근데 이 찍어내기는 개발자가 성장을 방해하는 수 많은 방해꾼을 양산한다..

찍어내기의 단점 : 생각을 해야지!

개발을 하면서 가끔 생각 없이 개발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도 나름 주의하며 개발을 했지만 가끔 그럴 때 마다 소름 돋았다. 근데 대부분의 경우 정말 미칠듯이 바쁠때 그랬던거 같은데, 이런게 나는 너무 싫다. 하나라도 잘해야지, 바쁘다고 그냥 막 코딩하면... 진짜 괴로웠다..

찍어내기의 단점: 신기술의 적용? 코드리뷰? 리팩토링? 바쁜데 언제 그거하니? 그거는 일 하는거 아니자나?

안드로이드 앱 아키텍쳐가 나온게 2017년? 2018년? 내가 취업한 시점으로 알고있다. 그때는 기본도 알기 바빠서 몰랐지만, 2019년? 말부터 알기 시작해서 코드랩으로 따라해봤는데, 정말 신세계였다...이렇게 쉽게? 와우!!! 선배도 이미 알고있었지만 이미 선배의 마음은 리액트 네이티브로 떠난뒤라 더 일을 만들고 싶어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아니 내가 안드로이드 개발자인데, 왜 안드로이드 관련된 기술을 왜 회사에서는 적용 못해보고 퇴근하고 나서야만 사용이 가능한가?

내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중에 B2C관련 프로젝트가 있다. 거기서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RecyclerView를 그냥 무시하고 적용을 시켰다. 그게 2018년 중순인데, 그때까지 회사는 ListView를 쓰고있었고, 아마 지금도 쓰고 있을거다.

그리고 아직도 놀랍다. 신기술의 적용? 코드리뷰? 리팩토링? 바쁜데 언제 그거하니? 그거는 일 하는거 아니자나? 그거하면 뭐 문제 생기는거 아냐? 이 워딩 그대로 들었다. 그래, 안드로이드에 대해 모르니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이 워딩은 설득할 용기조차 없애버렸다.

찍어내기의 단점: 기술부채(이거 어디서부터 손 볼까?)

그래? 안하면 내가 해버리지 뭐!! 근데 어디서 부터 손보지? 한두군데가 아닌데?

화면을 기준으로 분리해볼까?
아니면 업무단위로 나눠볼까?

다~의미없다. 차라리 프로젝트하나를 새로 만드는게 나을지도?

코드베이스가 오래된것도 있었지만 너무 엉켜있다, 엉켜도 너무,,, 경력이 짧은 내가 봐도 이건 너무 심하다. 급하게 처리 해야하는 건들을 처리하고, 그걸 제때 정리를 못하고 그냥 가니(나도 그랬지만)... 스파게티 면발 20인분이 꼬인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없다

거기에 플러스, 나 혼자 적용하기에는 분명히 실력적, 그리고 경험적으로도 한계가 분명히 존해했다.

경험도 충분히 하고, 충분히 고민해보고,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춰야했는데 애초에 내가 그러질 못했다. 내가 능력과 경험 둘 다 안되서 퇴사하기전에 이걸 못해보고 갔다.

찍어내기: 이거 같이 손 보실분 안계시나요?

없다, 바쁘다, 각자 앞에 놓인 일하기도 바쁘다. 관심없다. 내 선배는 리액트 네이티브에 심취해서 커리어를 그쪽으로 갈려고 해서 기술부채를 인지는 했지만, 하지않았다.

번외: 노트북은 100만원 + 10만원 이내로 찾아봐라~

한번은 몇몇노트북이 고장나서 새로운 노트북을 사야했다. 나한테 그걸 시키네? 이때쯤에는 대충 눈치가 생겨서 너무 비싼 맥북, 델 급은 욕먹을까봐 말안하고, 한 120 ~ 150만원? 짜리 노트북 몇몇개 리스트를 가지고 갔다.

비싸단다.

과장없이 오전시간 내내 다나와에서 노트북 찾느라 시간 다보냈다.

그때 당시에 현실적으로 100만원 짜리면 i5에 ssd 128gb? 256gb hdd 500gb였나 그랬던거 같다. 참고로 램은 8gb고 윈도우10은 포함되는것도 있고 미포함도 있었다.

잘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미니멈 스펙이 저정도 되는걸로 안다. 진짜 저기서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켜본 사람은 안다.

군인에게 총이 좋아야 하는 것처럼 개발자에게는 컴퓨터 아니던가???

아니 이게 말이되는가?

그래서 그런가 회사 개발자 채용에 장비에 대한 언급은 무조건 하고 가는거 같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위에 이유를 아주 나쁘게 말하면 그냥 사람 갈아넣은거다. 어쩌면 너무 주절주절하게 쓴거 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은것도 생각해봐~

당연히 있다. 일단 꼴랑 6개월 배워놓고 나를 취직 시켜준게 너무 감사하다. 내가 사장이었으면 절대 취직 안시켜줬을거 같은데.. 기회를 준거에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인당 능률이 좋아서 그렇게 갈아넣어도 다 해치우고 거의 왠만해서는 정시 퇴근이다.
해봤자 6시반? 어우 늦게 가네? 하면 7시? 야 늦었어 내일 와서 하고 저녁먹고 가~하면 7시반 8시다.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상사분들, 동료직원분들 인성 하나만큼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사람때문에 고생이 더 힘든건데 정말로 운이 좋게도 사람때문에 스트레스는 없었다. 진짜 이건 지금 생각해도 신의 한수다.

저번에 담당하던 고객사 헤드헌터에서 채용관련해서 메세지 온걸 보여드렸더니 가서 좀 도와달라더라~ ㅎㅎㅎ 저는 떠난몸입니다만? ><

퇴사 8개월 전: 동기부여 이유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찾아 봤지만...

동기부여, 일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근데 더 이상 동기부여에 대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찾아봤지만 더 이상 찾을수가 없었다.

입사 초기에는 뽑아준거에 감사했고, 업무 적응과 최소한 1인분을 하기 위해 무진장 애썼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선배의 그늘에서 벗어나 1인분 그 이상을 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밑에 후배 직원이 들어왔을때는 후배가 뭔가를 물어봤을때 막힘없이 알려주기 위해 애썼으며,

더 지나서는 혼자서도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충분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 애썼다.

근데 퇴사 8개월 전부터 뭔가 그 이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앞서 언급한 리팩토링, TDD, 코드리뷰가 이 이후의 나의 주된 원동력이었는데, 나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더더욱 회사에 대한 애정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다 알다시피, 주식을 포함한 투자가 붐이 일어났다.

주식에 대해 맹목적으로 불신하던 나였지만, 막상 해보니, 장난 아니다.

그리고 너무 재밌다. 내가 회사를 찾고, 회사에 대해 공부하며, 재무제표를 보고, 회사 보고서를 보는 이 과정, 그리고 투자 후 거둬들이는 수익을 보니 세상 이렇게 재미있는게 있나 싶었다.

그래서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아, 나의 이 일련의 과정을 앱으로 만들면 너무나 재미나겠다!
여기에 플러스. 일을 할때마다 기본기가 없다고 느껴졌다. 컴퓨터에 대한 기본기.
컴퓨터에 대한 기본, 즉 자료구조라더가, 알고리즘이라던가, OS, 하드웨어, 디자인 패턴 등등 도저히 이걸 알지 않고는 발전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경력을 올라가는데 아직도 기본기가 없다? 용납 할 수 없다.

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퇴사에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퇴사이후

앱은 이미 완성이 되어있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가있다.
내용은 부실 하다고 느낄수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내가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그래도 앱스토어 올렸으니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도 몇몇개 넣었는데 아직 컨텐츠가 빈약한거 같아 리팩토링과 동시에 어떤 컨텐츠를 사람들과 공유 할 지 생각 중이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projectseoul.seed입니다. 제가 주식 투자를 할때 했던 일련의 과정을 앱에 녹여넣었는데 여유있으실때 한번씩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없는 시간 쪼개어 피드백까지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컴퓨터에 대한 기본기 공부는 당연하다.
하나 이해하고 넘어가기가 이렇게 어려울수가 없다. 역시 기본기가 없는 놈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어댑터 패턴과 옵저버 패턴을 보고 난 이후 안드로이드 개발을 보니 훨씬 더 쉬워졌단 느낌을 받는다. 아주 짜릿한 느낌이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공부도 진행형이다. 배우고 적용하는 손맛이 아주 좋다.

그리고 운동도 열심히하고 있다.

취직 안하냐고 부모님이 눈치는 계속 주는데, 요즘 들어 열심히 구직 활동 중이다.

정말 가고싶은 곳에 원서를 냈다.요구하지 않는 지원동기까지 썼는데 아직 답이 없다.. 제발 면접 기회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다짐

2년8개월의 회사 생활, 그리고 6개월 동안의 백수 생활을 하며 다짐한게 몇개 있는데 몇개는 거의 지켜왔는데 조금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다. 다음에 들어가게 될 회사에서는 꼭 지키고 싶다.

  • 개인약속은 왠만해서는 금요일에(술약속 포함)
  • 비난보다는 격려와 협력을
  • 느리더라도 내 페이스 대로, 부러워 할 필요 없다. 부럽다면 물어보자 왜 잘하는지!
  • 항상 기본에 충실하자
  • 열심히 잘하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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