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만 갖고 냅다 시작하기

DOANA·2022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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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모든 것이 '제대로' 처음이었던 사람이 스타트업의 Product Manager로서 3달 가득 채워 배우고 성장해온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부제 : Extreme*10 주니어 PM으로서의 첫 일주일, 프로덕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계기

0. 출근 전

나는 과장해서 3일에 한번씩 구체적인 진로가 바뀌는, 때에 맞지 않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어가고 있었고, 서비스 기획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지 두어달이 지날 때였다.
"기획자가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 뒤로 당장 할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봤을 때, 스타트업의 팀원으로서 full로 업무를 맡는것이, 내가 도전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같았다.

그때 마침 좋은 제안을 받았고, 나는 감사하게도 단독 PM직무를 맡아 풀타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사수도 없이 기획부터 시작해 디자인, 노코드 활용, 배포 등 모든 것을 다 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주체적으로 재미있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하게 되었다.

0-2. PM이 당장 할 일이 뭘까?

창업학 수업, 스타트업 특강을 지겹도록 들으며 BMC, 린스타트업, 애자일... 이론은 빠삭한 상태였지만
내일 당장 출근을 해서, PM으로서 뭘 해야 하지? 라는 질문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1. 그래서 일단 유튜브 속 PM이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영상은 거의 다 본 것같다.
  2. 그때 내린 결론은 '일정관리'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먼저 업무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엑셀로 WBS라는 것을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3. 여러 날이 지난 지금, 결론은..특히 스타트업에서 PM은 '다' 한다는 것이다.
  4. 모든것이 처음인 스타트업의 경우(더군다나 개발자도 아직 없는 상태)
    : 기획이 어느 정도 되어야 개발자와 일을 할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5. 즉, 기획, 디자인, MVP, 데이터, 마케팅까지 모든것을 책임지는 포지션이 바로 =Product Manager라는 것

0-3. 세팅

나의 첫 출근일은 = 사무실의 첫 개시일과 같은 날이었다.

먼저 대표님과 청소도구를 사와서 바닥을 닦고,
텅 빈 사무실에 가구들이 도착한 후, 가구배치를 했다.
인센스를 피우고, 나는 안쪽자리를 택했다.

실시간 협업이 이뤄질 Slack 워크스페이스를 생성하고,
우리 팀 Notion도 새로 만들었다.




1. 무조건 첫 출발은 아이디어

본격 근무 시작 전 내가 처음 보게 된 것은, '원래 영상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태규님이 영상업계에 직접 몸담으며 겪은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틈틈히 쓰신 사업계획서'였다.
나는 영상업계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분야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영상"이라는 결과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거래되는지 현황을 파악해야 했다.
PM은 그 프로덕트를 맡은 때 만큼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영상업계에서의 현황, 그리고 Problem

  • 하나의 영상이 제작될 때는 정말 여러 분야의 인력이 필요하다.
  • 전문 인력을 구인하는 경로는 주로 자신의 '업계 인맥', 또는 그 인맥을 통한 다른 인맥.
  • 그 이외에는 국내 '영상커뮤니티의 게시글' 또는 '단체 채팅방'
  • 하지만 네이버 카페나 꽤 오래된 커뮤니티의 경우, 상호간의 신뢰도 확보가 되어있지 않은 관계이기 때문에,
  • 구직측은 일명 run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구인측은 급여를 제대로 안 준다거나, 과한 업무를 요구한다거나 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들린다는 것.
    (출처 : 현업에 장기간 종사하신 태규님의 사례와 유저인터뷰를 통해 얻은 감독님들의 답변)

2. 솔루션 아이디어

  • 개인 프로필을 등록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고,
  • 그 속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끼리 팔로우 관계가 맺어진,
  • 즉, '신뢰 기반' 구인/구직 커뮤니티를 구성하자.

핵심 가치 : 지인에게 소개를 받듯, 신뢰할 수 있는 인력을 빠르게 리스트업, 그리고 매칭해 줌으로써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


3. 장점

  • '영상'이라는 분야의 확장성
    : 최근 영상콘텐츠 산업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
    -> 인력 풀이 더욱 확장될 것
  • 처음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
    : 개발자, 디자이너같은 IT업계는 물론, 심지어 일반 직장인에게는 구직/헤드헌팅/커리어 플랫폼이 특화되어있음
    -> 하지만 아직 영상업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4.핵심 기능

  • 함께 아는 사람이 많은 순서로 한눈에 볼수있도록 리스트업
  • 유저의 직군, 프로젝트, 취향, 개인성향까지 필터링해서 사람을 찾을 수 있음

  • 내가 알지 못했던 분야의 업계 관행을 이해하고, 이 프로덕트의 비전에 동감하게 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무빈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다'라고 확신했고, 진심으로 궁금했으며,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 무작정 가설 설정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가설이 우선되어야 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가설검증 경험이랄게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대표님이 추천하신 책을 참고해서 일단, 가설을 세워보았다.

참고 :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 알베르토 사보이아 >

1. 대부분의 신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한다. (훌륭하게 실패해도 마찬가지다.)
2. 성공 = 될놈 + 유능한 실행력
3. 의견보다 데이터다. (나만의 데이터)

  • 시장호응가설이란 : 전제+예상 결과로 이루어진 한 문장으로, 명확한 시장 내 수요확인이 목적이다.
  • XYZ가설이란 : 위 가설을 검증 가능한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한 문장이다.
  • xyz가설이란 : 위 가설에서 범위가 축소되어 더욱 세부적인 사항으로 분류되는 문장이다.

아무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예측으로 세운 가설은 아래와 같다.

[XYZ]
A그룹의 50%는 월 10,000원을 내고 무빈에서 구인을 하고자 할 것이다.

[xyz]
A :
기존 커뮤니티(단톡방/필름메이커스...)의 30%는 무빈의 랜딩페이지를 보고, 본인의 회사, 직군, 직책, 기존 구인구직 경로 등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B :
영상 제작 경험자의 최소 60%는 구직을 위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 여기서, A그룹, B그룹이란?

가설을 세우기 전에 만난 문제점은, "우리의 타겟을 어떻게 칭하느냐"였다.
일단 영상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일할 사람을 구하는 PD, 감독부터, 매번 일을 구해야 하는 입장인 프리랜서, 그리고 직장인, 게다가 관련 직무를 희망하는 대학생, 전공자까지..
영상업계종사자 라는 단어는 너무 포괄적이었고, 모호했다.

그래서 초반 우리가 했던 분류는 ✅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누는 것"

  • A그룹 = 구인하는 입장, 주로 연출, 감독, 헤드스탭
  • B그룹 = 구직하는 입장, 주로 일자리를 구하는 프리랜서



3. 프리토타이핑

일반적으로 프로토타입이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져있지만, 그 이전에 '프리토타이핑'이라는 개념이 있으며, 프리토타이핑 도구는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 따르면 다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출처 : 태규님의 필기노트)

1. Foldforyou : 구현되지 않은 기술을 뒤에서 몰래 구현하는 것
이번 학교 축제에서 한 학생이 '지구 자판기'라는걸 만들었다고 홍보했는데, 그 아이템의 초기버전이다. 자판기의 버튼을 누르면 상자 속의 사람이 몰래 숨어 세제를 담아 건네주는 식

2. Palmpilot : 사용하는 척 할 수 있는 제품 모형
아이디어를 떠올린 누군가가 스스로 아이템의 필요성과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상 속에서 그 아이템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 때마다 버튼을 눌러 그 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

3. Antonia's Antique book : 이미 존재하는 것 처럼 꾸며서 광고해보는 것
즉, 가짜로 만들어진 광고. 아직 만들지 않았지만, 있다고 가정해서 사람들의 반응으로 수요를 판단할 수 있다.

4. Cars Direcrt : 가능하다면, 간단하게라도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보는 방식

5. Google glass : 영상 또는 PPT등의 도구로 표현하는 것

6. Airb&b : 특정 장소에서 한 번의 이벤트를 제공해주는 방식


우리의 아이템은 "커뮤니티 플랫폼"이며, 무작정 세운 가설의 핵심은 "사람들의 수요, 관심도"였기 때문에, 나열한 도구들 중 가장 적절한 것은 "가짜 문" 이었다. '이미 존재한다'고 홍보하게되면 기만이 될 수도 있기에, '곧 출시된다'라는 타이틀을 내걸기로 하였다.

이틀동안 조금은 긴장된 상태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해보니, todo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Daily Work]

1. 6/13(월) : 첫 출근, 사무실 가구배치와 바닥 청소, 장비 및 협업 툴 세팅, 사업계획서 기반 회의진행, 사업 방향 설정, 질문과 답변 : 영상편집업계 관행 및 현황에 관해.

1. 6/14(화) : WBS시안 작성, 가설 설정 및 검증방법 작성, 책을 읽고 참고해서 가설검증방법을 익혀서 바로 적용해 봄(XYZ가설), Axure imweb figma 영상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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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프로덕트가 진짜가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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