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작곡과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가 되었나.

개린이르라나·2019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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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영상: https://youtu.be/ANodT17hyZ8

글로도 한 번 정리하고 싶어서 남깁니다.

1. 내가 작곡과로 진학한 이유

고등학교 2학년 9월, 음악 시간에 수행 평가로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드라마를 보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것이 있었다.
그 드라마를 보고 음대가 너무 재밌어 보여서 어떻게 하면 음대로 진학을 할 수 있을까 알아보니, 작곡이 그나마 희망이 있어보였다.

그렇게 어찌저찌 예비 번호 마지막으로 겨우 합격하게 되었고, 꿈에 그리던 음대에 진학했다.

2. 음악을 그만 둔 이유

대학 생활 자체는 굉장히 재밌었다. 소질에도 맞고, 과탑도 해보고 스터디도 하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작곡 자체가 큰 재미가 없었다.
내가 진학한 과는 클래식 작곡과인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뭔가 현대음악.. 이라고 해서 조금 대중과 먼 음악을 조금씩 시도를 하게 했다.

그 뒤 졸업하고 집에서 독립을 하여 음악을 하겠다고 1년정도 자취를 하게 된다.

정작 이 때 작곡에 힘을 잘 쏟지 않았다. 물론 음악회도 열어보고, 2번 정도 공모전에 내봤지만 힘을 쏟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장비와 가상악기만 계속 모았다.

결국 신용카드와 은행 빚이 좀 많이 쌓여서, 16년 11, 12월 두 달 동안 당진 현대제철 공사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일을 하면서 빚을 갚았다.

그리고 17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기초를 쌓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며 코드 진행부터 다시 연습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뭔가 딱, 하고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이제 그만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고 있던 모든 음악 관련 장비들을 다 팔았다. 아직까지도 이 결정에 대해서는 전혀 미련이 없다.

그렇게 해서 음악을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대로 뭘 해보지도 못하고 그만 둔 것 같다.

3. 개발을 시작한 계기

음악을 그만두고 1년 계약직으로 한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다.

회사 자체는 칼퇴근을 보장했고, 나는 일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여유 시간은 많았다.

음악을 그만두고 나도 이제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건지 정해야 했다.

나는 서점을 자주 가는데, 이 때도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가서 HTML+CSS 관련 책을 보게 되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그때도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책을 좀 보다가 구입을 하게 되었고 하나씩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재밌었다. 그 책의 후반부에는 동적인 페이지를 만들려면 자바스크립트를 알아야 한다고 나와있어서 자바스크립트 입문 책을 샀는데, 나는 자바스크립트 자체가 더 재미있었다. 무언가 점점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생활코딩의 이고잉님 영상에도 나오는 말인데 '뇌는 실제 사용이 되는 것에 대해 학습을 금방 하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래서 나도 직접 만들어봤다. 친구들이랑 찍었던 사진, 카톡 대화 캡쳐, 영상 등을 모아서 슬럼독 밀리어네어처럼 10단계로 게임을 만들었다. 문제를 풀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고, 틀리면 탈락. 이런 식이었다.

톡방에 공유를 했는데 친구들이 너무 재밌게 몰두를 했는데, 이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이걸 직업으로 해보자 했는데, 음대에 진학한것도 그렇고 내가 좀 충동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내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책을 보기로 했다.

사실 회사가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까워서 7시면 빨리 일어나는 편이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이걸 매일 할 수 있으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다짐했고, 한 달 동안 해내서 회사를 퇴직하게 되었다.

그렇게 작년 3월 말 퇴사를 하고, 7개월 정도 구직활동 후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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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어린이, 개린이 르라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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