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의 대학 생활 회고

litien·2020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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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부로, 5년 간의 대학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금이라도 대학 생활에 향기가 남아있을 때 기록을 남기고 싶어, 회고를 작성한다.

2015년 - 부산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입학

경희대 전자전파공학부와 고민하다, 뱀의 머리가 되고자 부산대학교 입학을 선택했다. 입학 당시에는 전기공학부 진학을 희망하였는데, 진로에 대한 확신이나 목표보다는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 컴공은 결국은 치킨집 사장이 된다라는 인식과 연봉이 낮고 야근이 많은 직군으로, 반면에 전기공학은 안정적이고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인식되었다.

1학년 때 성적으로 전기/컴퓨터 진학이 결정되는데, 뚜렷한 동기부여가 없던 나는 성적이 부족해 컴공을 가도 별 상관 없다 생각했다. 덕분에 1학년 때의 대학생활은 잠/술/잠/술의 반복이었다. 3년간의 치열했던 입시를 마친 나에게 보상이라며 학과 공부는 소홀히 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술 마시러 다니기 바빴다.

그러니 당연히 전기과에 진학하지 못하고, 컴공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신의 한수였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도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진학하는 학과 발표날 같이 있던 친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부산대의 주커버그가 되보자며 의기투합했다.

그래도 이 시기에 여러 페스티벌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 수 있었다.

  • 동아리 활동

    • 몸짓 동아리(춤과 율동 그 사이 어딘가...)
    • 농구 동아리, 농구보다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인간적으로 배운게 많은 동아리다.
    • 버킷리스트 동아리, 2학기 때 들어간 동아리로 엠티도 가고 재밌었다 ㅎ
  • 아르바이트

    • 5월에는 고등학교 때 다니던 수학학원에 단기 알바로 몇 일간 알바하였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 여름방학 때는 주유소 세차 알바를 하게되었다. 한 여름에 땡볕에서의 세차는 정말 힘들었다.

    • 겨울에는 홍콩반점에서 주말 주방보조 알바를 했다. 사장님이 워낙 인상이 좋으셔서, 지금도 들리면 서비스를 주시곤한다.

이 글을 작성하며, 당시 사진을 찾아보고 있는데 5년 사이의 피부와 몸이 정말 많이 망가졌다...

2016년 - 컴퓨터 공학도로서 첫 걸음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인 컴퓨터 공학 수업을 듣게 되었다. 1학년 때의 기초를 다지지 않아 코딩을 하나도 할 줄 몰랐다. C++ 수업에서는 간단한 cout 연산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교수님에게 Big 5로 찍히며 관리대상에 들어갈 정도였다.

코딩에는 거부감도 흥미도 없어, 대충 수업만 듣고 개별활동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학과 친구에게 강의를 받았지만 제대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만다. 결국 2학년이 끝날 무렵, 진로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취업도 못할 지경이었기에 휴학을 결정한다.

1학년 때 성적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기숙사도 탈락하게 되어 첫 자취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여름방학 때는 맥도날드 알바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좋은 인연들을 만나 아직까지 가끔 만난다. 다만 알바로 번 돈은 알바생들과 술을 마시며 탕진했다.

2017년 - 휴학

휴학을 결정할 때 포부는 의기양양했다. 부족했던 전공지식을 쌓고 워홀을 통해 영어 실력을 향샹시키고자 했다. 워킹홀리데이는 집안 사정때문에 포기하게 되었고, 휴학 기간 내의 생활은 결국 맥도날드 알바에 맞추어졌다.

이 때 나는 해커가 되고자 웹을 먼저 공부했고, 자바스크립트까지 공부하다 복학시기가 되었다. 이 당시에는 진로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꽤 많이 했는데, 이는 이 때 okky 커뮤니티에 내가 쓴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닉네임 조차 방향을 잃은 아이다 ㅋㅋ)

결국 휴학 결심 당시에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많은 휴학이었다. 헬스를 통해 10kg 가량 감량했고, 이를 통해 옷에 대한 관심과 자존감이 높아졌다. 진로에 대한 방향성은 확립하지 못했지만, 인간으로서 가장 많이 발전한 한 해 였다.

2018년 - 복학 및 진로 확립

복학 당시에 동기들보다 한 학년이 빨랐기에, 홀로 학교 수업을 다녀야했다. 1, 2학년과 달리 수업 때 맨 앞자리에 앉으며 학업에 열중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1학기 때는 여전히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혼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또 이 시기에는 3~4개의 알바를 병행하며 스스로 생활할 돈을 벌어가며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았다.

결국 1학기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진로에 대한 불안감은 더 켜져만 갔다. 그러던 중 여름 방학 때 학교와 연계된 기업에 실습을 지원하게 되었는데, 이게 내 커리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당시에는 여름방학 계획도 마땅히 없고, 알바보다는 나아보여 지원 한 것이, 실무를 경험하고 좋은 사수를 만나 개발자라는 직군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2학기에는 자연스레 전공에 흥미가 생겨 수업에 집중하고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또 코알라라는 동아리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였는데, 여기서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18년 한 해가 마무리 되기까지, 개발자로서 커리어는 전무한 상태였다. 깃헙은 물론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도 없었고, 무엇보다 개발자로서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12월 겨울방학 때도 실습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개발자를 준비하게 되었다.

2019년 회고는 [연간 회고록] 2019년 회고 - 성장를 참고하자. 본격적으로 개발자를 준비한 시기이다.

2020년 - 졸업

2019년에 졸업유예를 결정했다. 카카오 인턴이 확정되었고, 인턴이 전환될 경우 대학에 남아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다.

학생 신분으로서 여러 대회들을 참가하고, 맥이 끊겼던 코알라 동아리를 살려보고 싶었다. 그러나 전환에 실패해 이런 계획들은 물거품이 되고 3월부터 다시 취업준비를 시작해야했다.

3월에 시작한 취업준비는 작년 하반기보다 여유로웠다.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통해 N사에 인턴 면접 제안을 받기도 하며 이러한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 결과 면접 준비를 소홀하게 하게되어 몇 면접에서는 피를 보았지만, 좋은 조건에 현재 회사 입사를 확정지었다.

3월 말에 합격하여, 2달 동안의 휴식 후 5월부터 현재까지 퀄리티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고자 열심히 달려오고 있다. 그러던 중 8월에 졸업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다.

회사에서 실무를 하면서 배운것들이 많다. 이에 관련되서는 조만간 포스팅을 계획하고 있으며 해당 포스팅에서 보다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경계해야한다. 학생이라는 큰 보호막이 이제는 없다. 사회인으로서 행동과 결과에 책임져야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방향을 정해야한다.

글을 마무리하며

5년의 대학생활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명확한 목표 없이 보냈던 기간들에 대해 아쉬움이 남지만, 이러한 불안의 시기들이 소중한 추억을들 만들고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와 사람들을 만나며 현재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아쉬움은 남아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은 떨쳐지지 않았다. 다만 최소한의 방향은 알고있다. 그렇기에 앞으로가 기대되고, 흥미롭다. 신뢰가는 개발자가 되는 것, 양질의 글과 정보를 전달하는 블로거가 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다.

지금 하는 모든 것들이 스노우볼이 되어 기회가 되니, 지나간 실수에 집착하지말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게 준비하는 사람이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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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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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9일

패티구운 얘기 자세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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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2일

회사에서 실무를 하면서 배운것이 굉장히 기대되네요 빨리 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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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일

우연히 보고 댓글 남겨드려요. 글을 보는데 왠지모르게 배워야할 점이 많은 분 같아보여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보이셔서 읽는동안 마음이 정화돼요... 정말 멋있는분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해요ㅎㅎ 취준생인데 쓰신 글들을 보니 힘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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