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주니어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2021년 회고

MingMaeng·2021년 12월 31일
4

2021년은 나에게 있어 사회생활 첫걸음의 해이자 많은 고민을 가져다준 해였다.

2021년 일대기를 돌아보며

1. 2021년 2월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시작하다.

약 1년간의 취준생활 동안 여러 회사에 지원서를 넣고 떨어지고 면접을 보고 떨어지고 코테를 보고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던 어느 날. 한 스타트업에 최종 합격하여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개발자들의 워너비 기업, 이름만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그런 유명한 기업은 아니었지만 나름 성장력있어 보였고 회사에 대해서 찾아봤을 때 스타트업 치고는 꽤나 체계적인 업무체계를 보이고 있기에 팀원으로 합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모든 매장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하고 있던 회사였는데 제가 입사하던 시기는 시리즈A 투자유치를 받았고 시리즈B 투자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첫 직장이었을 뿐더러 제가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던 안드로이드 개발자 포지션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습니다.

2. 입사 후 3주간의 클론 코딩 및 코드 리뷰 진행

첫 입사 후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3주동안 자사 서비스를 직접 클론 코딩해보고 코드 리뷰를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클론 코딩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앱 서비스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했고, 프로젝트 설계부터 코딩 컨벤션까지 스스로 구성하여 개발하였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아직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남이 내 코드를 리뷰해주는 경험이 그렇게 흔치 않기 때문에(특히 취준생 시절에는 더 그렇죠.) 실질적인 코드 리뷰 경험을 이때 처음 경험해봤고, 피드백을 적용하는 과정이 제가 조금씩 성장해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3주가 지난 후 프로젝트에 투입 되었다.

스타트업 특성 상 당장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빠르게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처음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 저는 그래도 아직 주니어니까 저를 이끌어줄 팀원이 존재하겠지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카페 사장님이 사용하는 점주용, 유저들이 사용하는 유저용 총 두 개가 존재했는데 저는 이 중에서 유저용 맵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4. 0년차 안드로이드 주니어 개발자. 시작부터 홀로 서다.

앞으로 유저용 앱에 추가되는 신규 기능 및 앱 유지보수 모두 제가 전면 담당을 해야했는데 모든 코드가 자바로 되어있었습니다. 초기 앱 개발을 할 때 안드로이드는 자바로 개발을 하던 시기였고, 그 때 당시 기능을 빠르게 빠르게 출시를 해야했다보니 설계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안드로이드는 저 혼자뿐이어서 누구한테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배울 사람도, 이끌어 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CTO님께서 간간히 코드 피드백은 해주셨습니다.)
마치 레이드 초행인 유저가 강제적으로 공대장이 되버린 느낌이었죠.

평소 코틀린으로 개발을 하던 저는 먼저 자바와 코틀린을 프로젝트에서 나누는 작업을 진행했고 앞으로 추가될 기능 및 기존 기능에 대한 리뉴얼 작업에 대해서는 새로운 설계방식에 MVVM 패턴을 적용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 공부한 내용을 진짜 많이 실습해본 것 같습니다.)

5. 계속되는 기능 출시

시리즈B를 받기 위해 프로젝트에 새로운 기능이 계속해서 추가되었고, 그 모든 것들을 혼자서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기존 서비스 리뉴얼은 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공부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산화된 상태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구요 ㅎㅎ

2021년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대충 세봤는데 대충 13~15개 정도 되네요. (거의 다 큼직큼직한 기능이었다는게 함정)

6. 유명IT기업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종종 SNS를 보게 되면 주변 친구들의 소식을 보게 되는데 네이버, 카카오같은 IT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지그재그, 에이블리, 당근마켓, 뱅크샐러드 같이 유니콘 기업이거나 유명기업에 개발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는게 잘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을 때가 많았습니다.

개발자는 초기 스타트를 어디서 시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좀 더 준비해서 유명 IT기업에 들어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계속해서 고민했고,
이러한 마음이 조금 잠잠해지면 또 친구들과 얘기할 때 은근히 나오는 자기 회사 자랑과 SNS에 올라오는 회사 인증, 합격 인증들을 보면서 또 혼자서 열등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럴 때마다 미래를 보고 현재 회사를 선택한 제 자신을 더 믿고 지금 해야할 일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SNS 들락날락하는 횟수도 많이 줄이구요 ㅎㅎ)

7. 2021년 마지막인 현재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2021년이 진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정도 빠르게 지났습니다.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개발에 집중하느라 어느새 12월이 되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많은걸 했구나 느낍니다.
그만큼 '열심히 살았구나', '올 한해 유종의 미를 거뒀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용자는 계속해서 늘어났고, 그에 맞춰 책임감 또한 같이 늘어났으며 무엇보다 0년차 개발자가 대략 2~30만명이 쓰는 서비스를 혼자서 담당했다는 경험이 저에게 큰 성과로 다가왔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내가 얻은 것과 아쉬웠던 것

1. 얻은 것

스스로 개발문서를 찾아서 읽어보는 습관

안드로이드를 담당하던 사람이 저 혼자였다보니 제가 작성한 코드가 곧 회사의 코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시험해볼 수 있었고, 자유로운 개발 과정에서 내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적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직접 개발 문서를 찾아서 읽어보고(영어문서일 경우 파파고의 힘을 빌려)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관이 생겼으며 이는 곳 주도적으로 개발을 이어나가는 능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개발뿐 아니라 서비스 그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능력

저희 회사에는 기획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희 개발팀은 개발자도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사용자의 경험이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에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정하고, 이를 토대로 개발팀이 실제 진행 할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선정된 프로젝트는 기획부터 QA까지 개발팀 모두가 참여하여 진행합니다.

UI/UX에 대해서 다 같이 공부하여 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구현 난이도 보다는 사용자 경험에 중점을 맞춰 기능을 구성하게 되는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구현 난이도를 아예 안보는 건 아닙니다. 터무니 없는 기능 멈춰!)

개척가 마인드

스타트업은 아무래도 유명 IT기업과는 다르게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합니다. 그로 인해 업무 효율에 있어서 비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내가 직접 시스템 및 개발문화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입사할 때는 코딩 컨벤션, 개발 문화 이런게 아무것도 없던 무법지대였는데 코딩 컨벤션, 브랜치 전략, 이슈관리 방법에 대해서 정리하였고, 현재 개발팀원 모두가 활용 중에 있습니다.

2. 아쉬웠던 것

그래도 기능중심 개발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시간에 맞춰 기능을 급박하게 출시해야하다 보니 아무래도 코드가 부실할 수 밖에 없고, 일단 돌아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하게 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일에 치여 개발 공부를 못했다

저희 회사에서는 자기계발에 대한 교육, 도서 구입에 대한 비용을 전부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게 아쉬웠습니다. 공부하고 싶은 주제가 있어도 당장 출시해야할 기능들이 산더미 처럼 있기 때문에 미루게 되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아쉽습니다. 게다가 혼자 담당하고 있으니 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네요.

내 실력의 척도가 가늠이 안됨

회사에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없기 때문에 같이 코드를 피드백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주변 팀원분들이 가끔 도와주기는 하지만 결국 혼자서 개발을 해야하고, 내가 지금 작성한 코드가 괜찮은 건지 판단할 기준이 서지 않습니다. 이름 있는 회사에 입사했을 경우 개발자들도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상대방의 장점을 보고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데 여기서는 그런게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보니 내 실력이 어느정도까지 상승했는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혼자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게 아쉬웠습니다. 시니어였다면 모르겠지만 저는 주니어니까요 ㅜ

2022년 목표

2022년에는 공부를 좀 더 많이 심화된 내용으로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취준생 시절에는 블로그도 진짜 자주 포스팅했는데 취업하고 나서는 시간 없다는 핑계로 거의 포스팅을 그만두다 싶이 공부를 못했습니다.

2022년에는 취준생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공부하여 블로그에 자주 포스팅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한게 많았다면 커리어가 쌓아가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심화적인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원래 신년계획은 조그맣게 잡는겁니다.

마무리

본인이 스타트업을 다니던 유명IT기업을 다니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출발선이 다를 뿐 현재 상황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 성취하게 된다면 후에 자신을 뒤돌아 봤을 때 개발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profile
오늘보다 더 성장한 내일의 나를 만드려는 안드로이드 개발자입니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