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게 될 두가지 종류의 진실

nsg1213·201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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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에 '숨'은 17년 만에 나온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책으로 나온게 17년 만이지 글을 꾸준히 써서 발표하고 상도 꾸준히 받았더라. 과학소설이라 그런지 과학과 거리가 먼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작품들이 많았다. 9개의 단편 소설중에 3개는 복잡한 과학 얘기는 좀 덜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줘서 좋았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바그다드의 상인이 20년 뒤의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있는 연금술사의 '세월의 문'을 만나면서 생기는 이야기이다. 시간 여행이 주제인데 과거도 미래도 바꿀 수 없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곱씹으면서 신선할 뿐만 아니라 여타 타입슬립 물과는 클래스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다. 각각에 역할에 맞게 클래스를 설계하고 객체를 생성한다. 객체는 메모리 위에서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쓸모가 다하면 메모리에서 사라진다. 이런 소프트웨어 객체가 미래에는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인간의 가족이 되는걸 보면서 참 재밌었다. 소프트웨어 객체가 자의식을 가진게 중요한걸까 아니면 인간이 거기에 정을 주고 의미를 부여한게 중요한걸까.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작품이다. 문자가 들어오기 시작한 아프리카 티브족의 이야기와 모든 기억을 저장하는 장치가 나온 미래의 이야기가 교차 되면서 진행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 기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설의 화자가 본인의 기억과 '리멤'으로 다시 본 사건이 다른걸 알고 충격을 받는 장면에서 나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나 역시 기억이 안나면 안났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건 거진 다 사실 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내 머리속에 있는 많은 기억들에 자의적 왜곡이 있다고 생각을 하니 이게 좋은건가 나쁜건가 싶었다. 그런데 소설에서 보여주는 미래에는 기억에서 주관이 완전히 제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또한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티브족의 지징가 처럼 사실적 진실과 감정적 진실 앞에 선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마무리

과학적 베이스를 쌓아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9가지 작품이 다 각각 뭔가 다가왔을 텐데 나는 3개만 그러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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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웹프로그래머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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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0일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단편 모음집도 좋아요! 과학소설이여서 너무 어렵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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