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을까

offdutybyblo·2020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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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을까?

부트캠프에 도전해서 개발을 배운지 3주차 주말이 되었다. 멘토님들께서 올리신 블로그 회고록을 보며 '과연 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을까?'라는 질문이 머리에 맴돌아 나의 생각을 정리할 겸 블로그에 나의 조금은 개인적인 글을 적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을까?

2. 요양원의 그 녀석과의 대화


나는 17년부터 19년까지 요양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했다. 똑같은 날들이 연속되는게 너무 지루했다. 어느날 함께 복무하는 동생이 형한테 어울리는 일을 찾았다며 출근하자마자 나에게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면서 개발을 배워보자고 제안했다. 보여준 동영상에는 비트코인에 대한 내용들과 앞으로 개발자 직군이 많이 성장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딱히 컴퓨터에 거부감이 없었고 심심했기에 바로 유튜브에 강의영상들을 찾아보며 '생활코딩'을 접했다. 웹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영상리스트를 보면서 하나씩 따라서 코딩을 시작했고 빠져들었다. 내가 적은 코드가 바로 화면에 출력되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온갖 이미지와 동영상을 넣어가며 이것저것 만지는 게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막연하게 개발자를 목표로 잡게되었다.

오만한 생각이였다.

3. IT의 맛, 카카오의 달달한 냄새


나는 소집해제 후 복학 전 기간동안 바로 IT와 관련된 모든 일을 찾아봤다. 일단 개발자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아는게 없었고 떠오르는 제일 좋은 방법은 '어떻게해서든 개발자들이 많이 일하는 곳을 찾아가자! 그럼 뭐라도 알게되겠지!'였다. 그렇게 나는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단기로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되었다.

첫 출근 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였다. 회사 내의 카페테리아, 무료로 비치되어있는 음료수들, 어시스턴트에게도 사원증이...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였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여기 있다'라는 생각이 잊혀지고 정규직도 아닌 나에게 충성심을 심어주었다. 아침에 출근해 자유롭게 커피를 기다리며 의견을 나누는 직원들, 사내 카페에서 해드폰을 끼고 개발에 열중이던 개발자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카카오 모빌리티에서의 경험은 나의 결심에 대해 확신을 주었고 그렇게 나는 본격적으로 개발자 계획을 세우게 된다.

4. 멋쟁이 사자를 꿈꾸는 아기 라이언


비전공자,대학교 4학년 졸업을 앞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대외활동이였다. 다행히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지원하는 학교 중 우리학교가 있었고 서류와 면접을 운좋게 통과해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다. '이제 나는 개발자가 될 수 있어!'라는 오만한 생각과 함께 학기가 시작되었다.

내가 예상했던 수업과정과 다르게 흘러갔다. 수업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같은 학교 학생들이 중앙 운영진에게 교육을 받고 그 교육을 바탕으로 우리를 가르쳐주는 개념이였다. 물론 중앙운영진의 온라인 강의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우리 학교는 네트워크가 잘 되있는 편이 아니였고 학교 내부 운영진 2명이서 모든걸 감당해야했다. 내가 봐도 벅차보였고 10명이 넘는 성인들을 다루기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나는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졸업을 준비하며 취업을 준비하며 멋쟁이 사자처럼을 병행했다. 바쁘게 한 해를 보내고 마지막 관문인 해커톤을 맞이했다. 나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간단한 HTML,CSS작업 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무 무기력했고 다른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우여곡절 끝에 서비스 배포까지 마무리했지만 그날 밤 나는 내 생각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료를 하고나서 나는 1년전과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파이썬, js를 모르고 장고와 리액트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에게 24시간의 해커톤은 악몽이였다. 그렇게 나는 개발자를 포기했다.

5. 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을까? 다시


졸업 후 미련을 못 버린건지 무의식적으로 IT기업만 찾아 지원했다. 다행히도 졸업장을 받기도 전에 배달 어플을 만든 IT기업에 취업했다. 경영 지원 업무를 담당했고 경력이 풍부한 팀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을 배워나갔다. 처음으로 스스로 힘으로 부모님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나는 왜 개발을 다시 시작했는가?

평소와 같이 나는 사내 카페에서 PPT를 제작하고 있었다. 옆에는 개발팀으로 보이는 개발자 분들이 계셨고 너무 재미있게 웃으며 뭔가를 하고있었다. 알고보니 개발자 두 분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웹 게임을 만들고 있었고 앞으로 어떤 기능을 넣을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노트북을 닫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어떤 이유인지 명확히 설명은 못하겠지만 '부끄러웠다'라는 감정이 비슷한 것 같다. 집에 와서 작년 여름, 해커톤에서 했던 프로젝트를 꺼내서 열어보았다. 내가 맡은 역할은 텍스트가 타이핑 방식으로 시간차에 맞춰 입력되는 기능이였다. 보면서 웃기면서 힘들었던 기억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나는 회사를 퇴사했다.

나는 다시 'Wecode'라는 부트캠프를 통해서 개발자에 도전하고 있다. 여전히 자신있게 개발한다고 말할 순 없다. 재능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내가 왜 시작했었고, 왜 포기했었고, 왜 다시 도전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다시 개발에 임하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나는 막연하게 개발에 흥미를느꼈고, 벽을 뚫지못해 포기했었고, 이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벽을 뚫어내며 개발을 다시 도전하고있다. 천재적인 개발자가 아니여도 좋다. 모르면 찾고, 찾으면 배우고, 까먹으면 다시 찾아서 배우면서 나만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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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End Devleoper 일껄요?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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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해커톤 얘기에서 뭔가 정호님의 향기가(ㅋㅋㅋㅋㅋㅋㅋ)나는데... 맞나요🤔?
마지막 다짐이 너무 멋있으십니다!!
내일부터 팀플 시작인데 건강관리 유념하시고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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