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자무식 인문대생이 개발 공부를 대체 왜 해-_-

이정아·2022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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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 함께 들어온 내 절친이 말했다.

"야, 코딩이나 해보자."

게임이나 좋아하던 경영학과 친구가 갑자기 컴퓨터에 미쳐서는 개발공부에 돌입했다는 거다.

"응, 안 해 -_-"

어차피 잘하는 사람들 많고, 내가 해봐야 얼마나 하겠으며,
나는 어차피 입으로 벌어먹고 살 팔자라 코딩따위는 내 인생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년 후..

'아... 왜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작가가 꿈이고, 기획자가 꿈이고, 멋쟁이 농부가 꿈인 내가
대체

개발일지를 쓰고 있을까...
.
.
.
시작은 분노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필요한 순간에 쓸모없는 인간이 되었다는 분노와
어쩌면 열폭 때문이었다.

하라리 하라리 형님이 말씀하시길,
인간이 다른 종과 다를 수 있는 건
'상상하고, 상상계에서 살 수 있는 힘'이랬다.

그런데 기획자로서, 작가로서 나는 상상만 할 뿐,
이걸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없었다.

그동안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추진력과 구체적인 구상능력이었다.

근데 무언갈 만들어내려고 하니,
세상을 바꾸어보겠다는 야망을 품으니,
내가 강점이라고 생각한 능력은 피자랑 같이 주는 디핑소스 정도였던 거다.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상으로만, 말로만, 글로만 표현하지 말고,
눈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2년 전, 내게 같이 코딩을 공부하자던 친구는
어느새 AI개발을 목표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후회는 쓸모없는 것이라 종이에 싸서 잘 버리고,
2년 후, 무력하지 않을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감상에 젖지 말고 일단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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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튀는 푸른 불꽃 같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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