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회고할까.

푸글·2020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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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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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문을 작성하라 미션!
1. 기승전결이 분명한 하나의 글로 완성할 것
2. 블릿은 사용하지 않는다.
3. 음슴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4. 읽을 수 있게 쓸 것

코드스쿼드에 다닌 지, 또 코딩의 세계에 진심으로 입문한지 약 4개월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나름 이곳 저곳에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에는 Github에 TIL이라는 저장소로 매일 무엇을 공부하려고 했고, 또 얼마나 수행했는지를 나타내는 체크리스트를 남겼다. 그런데 쓰다 보니 솔직히 보여주기 식에 가까웠던 것 같다. 내가 이만큼 공부하려고 적어 놨는데 이 정도 내용으로, 이 정도 양이면 햇병아리 치고 코딩 재밌어 하는 것 같지 않나요! 저는 적응을 잘 하고 있답니다. 오늘 하루도 아주 뿌듯하다~ 이런 다소 거짓된 마음이 첨가되다 보니 저장소는 얼마 가지 않아 싹이 나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시도했던 건 velog라는 블로그를 통해 새벽 감성의 글들을 뱉어내기였다. 적당히 센티멘탈한 감성의 음악을 틀어 놓고 이게 다 행복하려고 코딩하는거지~ 이런 징징거림을 적어 나갔는데, 일기장에 써도 될 얘기들을 굳이 다들 보라고 인터넷 세상에 공개했나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참 회고도 쉽지 않다. 내 회고에는 어떤 얘기들이 담겨있던가. 코딩을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자꾸만 좌절하지 말자고 다짐할까. 내가 공부한 것들, 지식이 되어야 하는 것들을 담백하게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성장하기 위해 진정으로 잘 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자꾸만 내 회고에는 내가 읽어야 할 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봐줬으면하는 얘기를 쓰는 것 같다.

이런 저런 고민을 마친 지금의 결론은 이렇다. TIL 저장소에는 내가 자주 살펴봐야 하는 정보와 지식들을 간단히 적고, velog에는 더 자세한 정리를 쓰려고 한다. 최근에 코드스쿼드 멤버들과 한 얘기인데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된다더라. 또 건강한 질문을 공유할 때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담아두고 싶지 않은 감정들은 velog에 3분의 1만큼만 적어보려고 한다.

솔직 담백하지만 적당히 괜찮은 회고를 쓰고 싶다. 그래야 미래의 내가 읽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미완의 나도 매력적이었으면 좋겠다.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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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5일

굿굿... 저도 반성하게 됩니다!
velog에는 좀 더 양질의 글을 올려야 할 것 같고, github에는 간단한 정보를 적긴하는데...
다시 찾기는 어렵네요. 내일 정리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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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5일

글을 참 재밌게 잘 썼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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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5일

와우 어메이징 의미있는 성찰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저도 글을 쓸 때 항상 누구에게 보여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쓰거든요. 솔직해야하는 회고니까 솔직하게 쓰자 하다가도 꾸미지않은 글을 오픈된 공간에 쓰는건 애초에 불가능 할 것 같고. 그러다가 결론낸것이 그럴 필요 딱히 없다였어요. 우리아빠(64년생)가 생각하는 것처럼 백숙만 진정한 닭요리인가요? 내 눈엔 양념치킨도 닭갈비도 닭인것을.. 하하하.. TIL푸글 velog푸글 instagram푸글도 다 푸글이니까 그것이 너무 솔직하든 너무 정제되었든 모든 의미에서 가치가 있어요. 글구 감정도 3분의 1 말고 더 쏟아내주세요 읽을 때 저도 몰입돼서 재밌어요.나중에 돌아봤을 때 지식은 쌓여도 감정은 사라지니까ㅎㅎ 기술 블로그면 말고요. 근데 이게 가장 최신글이네요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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