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라면 누구나 가슴에 리눅스를 품고 살아간다.-나의 첫 리눅스 노트북 도전기(1)

박세준·2023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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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와의 첫 만남은 최악이었다.

2017년 대학교 1학년,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개발자의 꿈을 꾸어 호기롭게 S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에 입학하게 된다. 벚꽃이 휘날리고 봄내음이 물씬 풍기던 그해 봄,

그 봄, 리눅스와의 첫만남은 가히 최악이었다.

대학입학을 맞이해 구매한 새로운 노트북을 들고, 학교에 입학한 나는, linux와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는 Cygwin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교수님 말하시길 , 여러분은 linux + vim 환경에 익숙해 져야합니다. 이번학기 수업은 윈도우에서의 개발보다 리눅스에서의 개발을 더 많이 하게 될테니, cgwin 환경에서 실습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응애 대학생이던 박세준(성인).
vim의 끔찍한 사용성은 나로하여금 리눅스를 싫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리눅스 우분투와의 만남, vmware와의 사투

그 수업을 진행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밍이라는 과목에서, 진짜 리눅스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vmware 와 함께.

linux ubuntu 16.0.4

내가 처음으로 맞이하게된 진짜 리눅스의 이름이었다. 당연하게도, 리눅스 환경을 경험해 본 적 없던 1학년생들은 자연스레 가상머신을 이용해야 했다. vmware를 통해 리눅스를 설치하고, 얼마되지 않는 컴퓨터 자원을 할당하고, 마주한 Ubuntu....


난 우분투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vmware의 시작부터 마음에들지 않았다. 해상도 조절은 제대로 되자도 않고, vmware에서 마우스는 어떻게 탈출 시키는지도 알 수 없었다.어찌저찌 설치하는데 성공한 ubuntu에 대한 사용자 경험역시 가히 환상적으로 끔찍했다.
촌스러운 펭귄, 버벅이는 애니메이션,느려터진 반응속도, 난생 처음보는 firefox에, 되지도 않는 한글, 여전히 끔찍한 vim....
사람이 쓰라고 만들어 놓은 운영체제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끔찍한 경험을 한 그 해 봄.. 난 평생을 살면서 ubuntu는 절대 안써야겠다. 라는 다짐을 가지게 되었다.

다시만난 리눅스 이번엔좀.... 달라보인다..?

3학년이된 나는 운영체제와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으면서, 리눅스와의 재회를 하게된다.
여전히 가상머신을 이용해 돌리는건 마찬가지였지만, 리눅스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차이점 1. COVID-19로 인한 온라인 강의. 온라인강의로 인한 데스크탑 실습환경

3학년을 올라가던 2021년은 한참 코로나가 극성이던 시기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다보니, 노트북을 이용한 환경이 아닌, 새로맞춘 데스크탑 환경을 이용할 수 있었다.

차이점 2. 데스크탑을 새로맞춘 3학년의 나는 1학년의 나와 달리 강해졌다.

1학년때 사용하던 빈약한 노트북과 달리 3학년의 내 데스크탑은 자원이 넘쳐났다. 실습을 위해 가상머신을 이용하는건 동일해도, 노트북시절과는 다른 많은 자원을 할당할 수 있었다. linux ubuntu 20.04를 설치한 내 데스크탑의 가상머신은, window에서 설치했던 응용프로그램(vscode) 등도 설치하기 쉽게 해주었고, 1학년때 경험했던 불쾌한 경험들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직 조금씩 불편한 사항들은 있었다. 조금씩 버벅인다던가, 한글 변환이 제대로 안된다던가...etc)

차이점 4. vim 을 꾸미는 방법, vimrc

vscode를 설치할 수 있었지만 한영키가 잘 안먹히는 문제로 인해, 공유 드라이버를 이용하거나, 터미널을 열어서 vim으로 개발 실습을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1학년때의 끔찍했던 vim 경험으로 인해, vim 이 오랜기간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좀더 예쁘고, 쉽게 사용할 수 없을까? 란 생각이 들게 되었고, vimrc와 플러그 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vimrc 는 1학년때에도 사용해 본 적 있었지만, 3학년에 검색을 통해 알게된 vimrc 설정과 vim plugin들은 그때의 vim과 다른 세계였다.
vim에서 디렉토리 트리를 확인할 수 있는 nerdTree, theme을 다양하게 custome 할 수 있는 다양한 plugin, 정말 다양한 동작과, 내맘대로 할 수 있는 hotkey설정 등, 내가 알던 vim과 다른 모습에, 나름댈 커스텀하고 사용해 보았을 때, vim에 대한 나쁜 인식을 바꾸게 되었다.

모종의 커스텀을 거친 vim의 모습. 아주 멋지다.출처

리눅스, 그렇게 나쁘지많은 않구나..!

이런 차이점들을 체감하면서, 리눅스에 대한 나쁜 인상은 점점 사라져갔고, 좋은 인상만 남아가기 시작했다.

주변에 점점 늘어가는 맥북들, 개발 환경에 대한 고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4학년쯤 되니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취업하고, 대학원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회사로부터, 맥북을 박아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맥북이 unix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얻는 이점, 미친성능을 지녔다는 m1,m2 맥북에 대한 이야기는 내게 맥북에 대해 고려해보게 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서버 개발자로써 교육을 받다 보니, 조금은 더 실제 서버 환경을 경험해 보는건 어떨까?? 라는 생각은 나로하여금 맥북으로 바꾸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다. 게다가 데브코스 교육을 들으면서 만난 많은 동료들 역시도 맥북을 많이 사용했으며, 교육기간 중 맥북으로 많이 바꿨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맥북을 한번 사볼까? 하는 마음은 더 커지게 되었다.

가질 수 없는 너

맥북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그릇이었다. 갸격을 보고 도무지 살 생각이 들지 않더라. 램 하나만 추가해도, 가격이 10만원씩 오르고, 저장용량 추가는 엄두도 못낼정도로 가격이 오르는 그 모습을 보고 난 그만 정신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난 아이폰을 쓰지도 않았고, 아이패드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맥북이 가지는 생태계의 연계성은 내게 크게 이점으로 생각되지않았고, 가격과 성능, 감성만을 추구하고 맥북을 구매하기엔, 내 배포가 그렇게 크질 못했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때 샀던 노트북이 최근 버벅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새로운 노트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아.... 소난다(그런가...)

맥북 구매를 포기한 나에게, linux는 매력적인 선택으로 보였다. 실제 대부분의 서버들은 linux 환경이기 때문에 unix 기반 개발 환경을 체험하기 쉬울 뿐더러 서버에서 주로 쓰는 docker 같은 것들의 호환성도 linux가 좋아보였다. 게다가 1학년때와 달리 좋아진 리눅스에 대한 나의 인식, 사용자경험, 그리고 어느 노트북에서든지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는 가격점 이점은, linux를 더욱 매력적이게 보이게 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결국 linux ubuntu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게 되었고, 1학년때의 다짐이 무색하게, ubuntu를 설치한노트북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 좀 불편한 점도 있고, 호환성이 잘 맞지 않는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mac 과 비슷하게 생긴 환경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기념으로 ubuntu 노트북을 시도하면서 겪은일들을 나같은 우분투 환경을 구축하고 싶은 뉴비를 위한 가이드로 남기려고 한다.


현재 내 우분투의 실제 모습이다. mac 테마를 씌워 얼핏 봤을땐 구분하기 힘들듯??

1학년 때 3학년 선배가 해줬던 말

내가 1학년이던 시절, linux에 고생받던 내 모습을 보며 3학년 선배가 지나가면서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다.

"너희 결국 나중에는 노트북에 있는 window 밀고 ubuntu 깔고 다닐껄?"

그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그말이, 기억의 저편에 묻혀있다, ubuntu를 열망하게 되면서 떠올랐던건, 내가 실제로 그렇게 되버린건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다만 한가지, 개발자라면 누구나 나처럼 리눅스를 품게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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