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발을 시작한 이유(feat. WeCode)

Seob·2020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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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아주 사적이고 두서없음. ✋🏻

위코드에서 동기들끼리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어쩌다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냐는 질문을 많이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래서 언젠가 내 개인 블로그에 정리해두면 다음에 말해줄 일이 있을 때 조금 더 정리된 나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인 것 같다. 프로젝트가 새로 시작되기 전,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생각 정리도 할 겸 적어두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는 왜 WeCode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나는 왜 프로그래밍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까? 처음에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귀차니즘 때문이었다. 작년 말 시간이 있을 때 짧게 했던 취미(?)가 있었다. 모 플랫폼에서 나만 듣기 아까운 노래를 선곡해서 스트리밍했던 적이 있었다. 노래를 틀어놓고 노래를 들으러 들어온 사람들에게 채팅창에서 인사해 주고 노래 제목을 물어보면 알려주는 게 다였지만 그게 귀찮았던 나는 인사를 복붙하고 있었고 나중에는 들어온 사람의 아이디도 복붙해서 반겨주는 챗봇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이럴 거면 내가 직접 챗봇을 만들어서 써야겠다는 생각에 뭣도 모르고 핫하다는 파이썬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정해버리고 인터넷으로 무료 강의들을 찾아보고 듣기 시작했다.

??? : 파이썬 너로 정했다!

강의만 듣는 건 결과물도 나오지 않고 지루했기 때문에 강의 듣는 건 중간에 그만두고, 내가 원하는 기능을 하나라도 빨리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구글링하던 도중 셀레니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위코드에선 셀레니움을 백엔드가 크롤링할 때 사용하지만 그때는 크롤링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채팅창에 뜨는 내용을 긁어와서 새로 들어온 사람 아이디를 읽어주자! 라는 단순한 목표만 가지고 시작했었다. 결국, 새로 입장한 사람의 아이디+환영멘트(?)를 출력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처음에 내가 셀레니움으로 구현했던 기능은 셀레니움이 물리적으로 키를 입력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출력할 문장이 길어질수록 입력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클립보드 복붙을 이용해서 속도를 줄이기는 했지만 내가 원하는 그것의 속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websockets 모듈로 직접 서버와 통신하면 데이터를 받아오기도 빠르고 보내기도 빨라서 입장과 동시에 지정된 문장을 채팅창에 입력하지 않고도 출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노래 제목을 알려주기 위해 특정 명령어를 채팅창에서 감지하면 노래 플레이어로부터 노래 제목과 가수 이름을 받아와서 출력해주는 단계까지도 도달했다. 내가 직접 만든 챗봇에 원하는 기능을 하나하나 추가할 때마다 너무 재미가 있었고 매일 퇴근하고 잠들기 전까지 코딩만 했었고 업무시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리팩토링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하나씩 기능을 넣어보고 모르는 건 갓택오버플로우에 질문을 올리고 검색도 하면서 어떻게든 동작만 하는 단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

어느 정도 기능구현을 마쳤을 즈음 더 이상 코딩을 하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흥미가 떨어지고 일도 바빠져서 코딩 자체를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

해외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 4월에 난 발표에선 합격했다는 행복한 결과 대신 합격 자격이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내가 지원했던 모든 프로그램이 취소되었으니 다음에 다시 지원해달라는 말만 있었다.

다음 지원시기까지 기다려야 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하는 깊은 고민에 한 달 정도 빠져있던 참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내가 더 재미를 느끼고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볼 수 없을까?'란 의문을 시작으로 어느샌가 코딩 관련 유튜브를 보고 있었고, 부트캠프란 것을 알게 되었고, 부트캠프를 비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위코드를 알게 되고 상담하러 간 날 바로 결제하고 돌아왔다. 결제하고 나서 프로그램 시작 1달 전에 시작하는 사전 스터디까지는 전에 하던 일을 계속하며 불안감과 초조함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영양가 없는 같은 일상을 보냈던 것 같다.

사전스터디가 시작되고, 그 당시 나는 백엔드를 희망했었기 때문에 백엔드 팀으로 지정되어서 팀원들과 함께 사전스터디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html과 css를 써서 자기소개 페이지도 만들어보고 파이썬으로 크롤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만들어 보기도 하고, 시간이 맞는 팀원들과는 따로 알고리즘도 풀고 코드리뷰까지 나름 알차게 사전스터디 시간을 활용한 것 같다. 알고리즘 문제로 파이썬 문법에 많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정식으로 11기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나서 위코드에서 푸는 레플릿 문제를 푸는 데는 어려움 없이 금방 끝낸 것 같다. 사전스터디 팀원끼리도 알고리즘 풀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알고리즘 풀기 잘 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위코드는 첫 주에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하는 일을 소개하는 세션이 있다. 프론트엔드에 대해 소개하는 세션이 수요일 이었던 것 같다. 이때 예리님께 영업(?) 당하는 바람에 목요일에 백엔드소개 세션을 듣고 다시 마음을 잡고 결정하려고 했지만, 세션이 밀려서 금요일에서야 그 세션을 듣게 되었다. (세션이 밀렸을 때 내 심정)

백/프론트 둘 다 모두 재미있어 보이고 해보고 싶었던 분야라서 고민이 더 깊었고 결정하기가 더 힘들었다. 10기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분이 계신다는 말에 그분과도 얘기를 나눠보고 멘토님들과도 얘기를 나눠보고 결국 나의 결정은 프론트엔드였다. 결정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으니까! 그리고 Node Js를 하면 백엔드도 할 수 있으니까!그러니까 일단 자바스크립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부트캠프가 끝나고 일을 하게 된다면 사이드나 작은 토이프로젝트로 NodeJs를 써보는 게 목표이다.

첫 주는 파이썬을 공부하고 방황하며 이렇게 시간을 보냈고, 첫 번째 주의 주말부터는 동기들이 1주 차에 풀었던 repl.it을 주말 동안 풀고 월요일부터는 진도를 따라잡고 파이썬과 다른 자바스크립트의 문법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며 시간을 보냈다.

Instagram을 Vanilla JS로 클론하면서 CSS할 때 프론트는 내 길이 아닌가.. 하며 현타가 오기도 했었지만,,,,!

금방 적응하고 JS로 기능구현 하기 시작하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코딩했고 고쳐야 할 점이 보이거나 생각만 들어도 코딩 마려웠다. 🤭

아마 이때부터 집에서 위코드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위코드 근처 고시원으로 들어온 게 아닐까 싶다. (고시원으로 들어오고 나서 부터 동기들에게 고시원 좋다며 적극 홍보 중인데 아직 생각 중인 분들만 있다. 🙄)

3~4주 차에 React와 SASS를 사용해서 클론했던 인스타그램을 옮겨왔는데 이때 리팩토링하면서 많이 배우고 바닐라JS에서는 힘든 기능을 쉽게 구현 가능했고 React/SASS 조합은 너무 꿀인 것 같아서 코딩이 즐겁고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코드 내용이 많이 부족하지만 리뷰해본 포스트

한 달. 위코드에서 보낸 시간이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사전스터디 기간까지 합치면 위코드와 함께 하기 시작한 것은 두 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위코드에서 지낼 시간은 한 달 남았다. 2주 프로젝트 2개가 끝나면 한 달간 기업 협업을 나갈 테니까. 금요일에 위스타그램 프로젝트가 끝나고 주말이 되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고 많이 하게 된다. 나는 이 두 달간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 달 후에 나는 지금의 나보다 얼마나 성장해 있을까? 나는 과연 같이 개발하고 싶은 팀원일까? 언제부터 나를 개발자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그렇게 소개할 수 있는 기준이 뭘까? 개발자로 취업을 하고 나서? 어느 일정 수준의 실력이 생기고 나서? 클론이 아닌 뭔가를 새롭게 만들고 나서? 그럼 내가 만든 "챗봇"은? 하루에도 수십번 크고 작은 답이 없는 질문을 나에게 던진다.

나는 과연 지난 한 달간 동기들에게 같이 작업하고 싶은 동료로 여겨질까?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된다면 물론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되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고 돌이켜보면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위코드에는 이미 함께하고 싶은 동료들이 넘쳐난다. 우연한 기회에 위코드에 오게 되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모인 이곳에 어떻게 하나같이 좋은 사람만 있을 수 있는 건지 신기하기도 하지만 위코드에는 위코드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서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것 같다. 동기가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찾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동료가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처음에는 위코드 한 달 회고를 쓰려고 했었지만, 너무 정신없이 지나간 한 달이라 회고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고 동기님들처럼 멋진 글솜씨가 없어서 내가 개발을 시작한 이유부터 글을 써 내려 가보았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분이나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멋진 11기 동기님들 모두 잘 하고 있어요!🙌🏻 남과 비교하며 초조해하지 말고 나는 나의 페이스에 맞춰서 하루 하루 내가 해낼 수 있는 최대한을 해낸다면 결국 우리 모두 멋진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도 화이팅하고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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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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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30일

항상 위코드의 새벽을 두드리고 떠나시는 영섭님! 말은 안 했지만 꾸안꾸가 아닌 노안노(노력안한듯노력하는)하시는 모습에 항상 리스펙합니다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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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일

와.. 넘 감동적인 글 잘 보았읍니다...
영섭님도 지금 진짜 진짜 잘 하고 있는거 아시죠~? 2차 플젝도 화이팅쓰!!!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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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일

존멋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