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디미고 1학년의 4개월 SI 경험기

seungmin·2021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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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19기 웹프로그래밍과에 재학중인 이승민입니다.

2020년 회고록 겸 중소 SI에서 근무했던 4개월 간의 경험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 개발을 시작했던 이유

디미고 입시를 준비하며 원래 일반전형을 넣으려 했는데 여러 사유로 인해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특별전형을 준비하며 개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개발을 하던 친구가 있었고, 로드맵을 설계해주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아 리액트부터 노드까지 풀스택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공부를 시작하기 전 만들어보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나 정했고, 기획 단계부터 약 7개월간 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관련 튜토리얼을 따라 해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개발을 공부해왔습니다.

원서와 함께 제출한 프로젝트는 아래의 Github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보기 힘들 정도로 더러운 코드들이 많지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https://github.com/smsmsmsmin/sailet

🧑‍🎓 교내 인트라넷 개발


학교에서 합격통지서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내 인트라넷 "디미고인" 개발자 추가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에 Vue + Django로 되어있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기존에 개발하시던 선배들이 졸업하시게 되며 해당 스택으로 유지보수 할 수 있는 인원이 사라져 React + Node.js로 다시 개발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과 백엔드 개발을 모두 진행하며 서로 코드리뷰를 해주는 문화로 많이 발전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인트라넷 이외에 기숙사에서만 사용하는 시스템도 별도로 있고, 성적 관련 시스템도 따로 있어 OAuth가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날 잡고 만들면 될 것 같아 개인적으로 디미고어스(DimigoU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아직 실 서비스에 적용시키진 않았지만, 내년에 순차적으로 적용시킬 예정입니다.

🌊 아웃소싱 시작

개발을 배우기 시작할 때 개발자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었고, 단순히 디미고에 입학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주변 친구가 용돈 벌이로 외주를 받아 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봐서 포트폴리오도 쌓을 겸 시작했는데, 초기에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M 대형 자동차 매거진사 커뮤니티였습니다.

거의 첫 프로젝트라 많이 공을 들였던 프로젝트였는데 내부 사정으로 인해 프로덕션에 배포되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들도 회고때 적어보려 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포트폴리오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s://seungmin.io/

💼 중소 SI 취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쌓다 보니 외주를 맡기려고 개인적으로 연락 주신 분들이 계셨고, 두 번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대표님이 오퍼를 주셔서 취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SI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머릿속에 박혀있던 상태였고, 주변 개발자분들도 SI에 가는 걸 말리셨습니다.

다만 대표님이 많이 배려해주신다는 걸 느꼈고 취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고등학생의 신분이고, 더군다나 디미고는 기숙사 생활이 필수적이라 상주 근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비상주 근무를 제안해주셨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SI지만 프로덕트들을 만들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외주를 받을 때 새벽에도 시도 때도 없이 연락 오는 클라이언트의 무례함과 여러 계약 단의 문제를 겪어오며 이를 회사가 대신 막아줄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일반적인 회사들의 팀장급의 직급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아직 저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하기에 조금 이르지만, 회사에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 회사 업무 프로세스 구축

전 회사가 생긴 지 1년 조금 지난 시점에서 프로젝트 밸류가 점점 커짐에 따라 경영 단에서 조금 더 고도화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느꼈고,
프로세스 확립을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하시며 저를 채용하셨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전혀 해보지 않았지만 실제로 부딪혀보면서 경험해 볼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들어가기 전에는 거의 모든 일을 Slack으로 처리했으며, 소스코드 관리도 Slack으로 이뤄졌습니다.
중요한 문서는 Google Drive와 계약은 모두싸인으로 진행했습니다.

노션 도입

입사 직후 가장 처음 도입한 건 Notion입니다.

전에 외주할 때 Kanban Board를 만들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클라이언트와 공유했었는데,
해당 부분을 적용하면 커뮤니케이션 도중 캐치 못 한 부분들을 조금 더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모든 일정을 노션에 정리하고, DB 연동을 통해 캘린더에서 모든 팀원들의 스케쥴을 관리하기가 편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클라이언트에게 송부된 문서와 송부받은 문서를 각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사내에 공유되지 않았던 게 빈번했는데
노션에 정리함으로써 그런 이슈들이 줄어든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Github Organization 도입

제가 입사하기 전까지 사내에서 깃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혼자서 개발하는 상황이 아니라 여러 명이 협업을 하는 상황에서 깃을 사용하지 않으니
동시에 작업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고, 동시에 작업하면 중간에 소스가 꼬여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빈번했다 합니다.

더불어 FTP에 접속해 직접 수정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파일이 날아갔던 이슈 등, 수많은 이슈를 겪어왔지만 왜 Git을 도입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백엔드 파트같은 경우는 한 프로젝트를 혼자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에 비해 프론트엔드 파트는 자신의 작업 스케줄에 따라 유동적으로 협업이 이뤄져야 하는 경우가 있어 도입이 시급했던 것 같습니다.

커밋 메세지 스타일은 제가 전부터 사용하던 아래 링크의 스타일로 적용했습니다.
https://gist.github.com/joshbuchea/6f47e86d2510bce28f8e7f42ae84c716

VERCEL 도입

클라이언트 컨펌을 받기 전, 진행 사항을 보고하기 위해 개발 서버에 업로드를 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항상 새로운 서버를 개설하고 Apache + FTP 설정을 통해 배포하는 과정이 너무 비효율적이라 생각해서 처음에는 Github Actions로 개발서버에 배포되도록 CD를 설계했지만 개발 서버를 만드는 일 자체가 너무 비생산적이라고 판단되어 VERCEL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명.app 도메인을 구매하고 Cloudfront로 *.회사 명.app을 VERCEL CNAME 주소로 연결시키고 프로젝트 최초 배포시 프로젝트 명.회사 명.app 으로 별도의 설정 없이 배포가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React Native 앱패키징

모바일 웹 서비스를 개발하고 패키징 해서 스토어에 배포하길 바라는 클라이언트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에는 안드로이드와 IOS 각각 패키징을 진행했었다 들었습니다. 저는 React Native 개발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굳이 네이티브로 처리하지 않고도 웹뷰와 일부 네이티브 기능(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을 통신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프로젝트에 적용해본 경험도 있어 전환하기 쉬웠습니다.

웹뷰로 감싼 앱이 작년부터 앱스토어 등록 거부 사유가 된다고 들었는데 여러 번 시도해봤으나 SNS 로그인을 연동하며 애플 로그인도 연동해서 그런지 한 번도 거부당해본 적 없었습니다. 언제 막힐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 !!

코드리뷰 문화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에서 코드리뷰를 진행하면서 개개인의 발전이 이뤄진다는 게 부럽기도 했고, 실제로 교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발팀 내부에서 코드리뷰를 진행하며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 적용했습니다. 다만 내부 인원들이 리액트 개발자로 전환된 지 얼마 안 되어 코드리뷰를 받기보단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PR 룰도 정했었지만, 일정에 치여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 회사에서 겪었던 여러 이슈

팀 매니징

회사에서 겪었던 가장 큰 이슈는 팀 매니징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이끌어 본 경험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며 반장으로서 일을 해본게 전부고, 제 스스로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팀원들을 매니징 하는건 처음 겪어보는 거라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HR 이슈가 개발 이슈처럼 구글이나 StackOverflow에 검색해본다고 해결되는 문제들이 아닌 경험에서 나온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디미고에 입학해서 대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경험하고 배웠던 것들이 앞으로의 진로에 영향을 크게 미쳤던 것 같습니다. 몰론 경영학과를 나오더라도 제가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걸 배우기 위해 진학하는 거지 그걸 업으로 삼고 싶진 않습니다. 덕업일치라는 말처럼 저는 개발을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개발자로 살 것 같습니다.

덕분에 학교에서 경영 회계를 배우는 이비즈니스과에 전과 신청에 대한 심의서를 제출했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대입 정책이 변경되어 제가 소속되어 있는 웹프로그래밍과도 경영학과로 진학이 가능해져 다행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먼저 지친다

전에 외주를 받거나 할 때는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1~2주는 공부를 하며 지내거나 집에서 넷플릭스 정주행을 하며 나름대로 쉬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하루에 3~4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발만 진행했고 덕분에 빠른 일 처리 속도로 클라이언트도 만족하고 저 스스로가 일 하나에 매달려서 오래 끄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습관이 지속하다 보면 지치는 건 당연합니다. 하루에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쉬는 시간을 가져야 했는데 그걸 모르고 빨리 달려서 빨리 지쳤던 것 같습니다. 오래 달리려면 페이스 조절은 필수인데 회사에 다니면서 연이어 그렇게 작업하다 보니 체력 관리에 실패한 거죠.

제 페이스는 제가 관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에 남 탓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말고 컨디션 조절을 해가며 여유를 가지면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했는데 오산이었죠. 앉아 있으면 일의 능률이 전부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일의 능률은 점점 떨어졌고 코드만 보면 울렁거리는 상황까지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작업은 밀리고 언젠간 나아지겠지. 스스로 위안했지만 일이 밀려있는 상태에서 나아질 수 있는 여지는 없었습니다.

🌈 퇴사 결정

퇴사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제가 지쳤던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대로 개발을 계속 하면 공장에서 기계처럼 찍어내는 기계처럼 변할 것 같았고, 앞으로의 개발자 커리어를 지속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순간 겁이 났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가 성장한다면 환경이 먼저 뒷바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넘은 시점에서 개발을 그만두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선택한 결정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페이코와 카카오페이같은 간편결제 금융 스타트업에서 2월 앱 런칭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지인 소개로 입사하게 되었는데,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제가 하고 싶은 개발을 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 정리

이 글은 저의 2020년 회고이자 SI에서 4개월간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적어본 글입니다. "SI는 나쁘다"라고 무작정 외치는 글보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게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작성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번 해에 유독 많이 경험해보고 성장한 것 같아 뜻깊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짚어보며 적용했던 기술 관련된 얘기도 해보고 싶었는데 법적으로 문제 될 여지가 있어 여기에서 마치려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내년 회고에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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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19기 웹프로그래밍과 이승민입니다.

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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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3일

진짜 멋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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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5일

제가 가입되어 있거나 관리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 소개를 타고 들어와 읽었습니다. 진심 1학년의 경험과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 칭찬칭찬 합니다. 꾸준히 자신의 경험, 자신의 삶을 디자인 하고 기록하고, 누리시기 바랍니다. 축복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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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5일

자극이 되는 글이네요.. 🔥
그런데 디미고는 취업이 언제부터 가능한지에 대한 제약이 없는 건가요? 신기하네요..!
아직 학교에 재학중인데도 이런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는게 정말 멋있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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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7일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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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9일

잘 봤습니다. 미래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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