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해볼까?"

때는 2019년 직장 생활 3년차. 커피가 너무 좋아서 자격증까지 따고, 남들 대기업 취업 준비 할 때 들어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중간관리자를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일을 다니다 보면 3,6,9마다 많은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아마 나도 그 시기였을 것이다. 나이는 먹어가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하필 또 이 때 몸도 마음도 조금 버거웠다. 그리고 이따금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새로운 것을 도전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미 한 차례 주변 친구들과 다른 도전을 했던 내가 두 번째가 어렵겠냐 싶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감동적인 후기가 적힌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그렇게 선택한 곳이 위코드였다.
(이렇게 쓰니 광고 같지만 광고 아님.. 공부하느라 죽겠음.. 광고할 시간 없음..)


생각해보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위코드 생활 한 달이 지났다.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렀고 앞으로도 그렇게 흐르겠지만, 흘러가는 세월을 잠시 붙잡아 회고하고자 한다. 앞으로 펼쳐질 내용은 준비과정부터 지난 한 달 간 위코더로서의 생활, 느낀점, 앞으로의 각오다.

1. 등록 후 ~ 사전스터디 안내 전

본격적으로 위코드를 알아 보고 등록한 것은 작년 10월 퇴사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얼리버드 예약이 가득차서 원하던 조건으로 계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사전 준비 기간을 가지고 부트캠프를 들어가고 싶은 생각에 오히려 마음을 놨다. 나에게 약 3개월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이 기간을 정말 알차게 사용하고자 노력했다.

3개월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왔을까?

  • 먼저 긴 호흡을 가지고 전반적인 공부를 하려고 했다. 리눅스, 데이터베이스(MySQL), HTML/CSS와 같은 웹 기본기부터 시작해서 JavaScript, Python 과 같이 기본 컴퓨터 언어를 익히려고 많은 참고 사이트들을 이용했다. 수많은 사이트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활코딩', '코딩도장-파이썬', '노마드코더', '백준퀴즈'를 추천한다.
  • 물론 위코드 측에서 사전 학습 추천 자료(사이트) 및 앞으로 공부할 커리큘럼 등을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스터디 플랜을 짠다면 충분히 사전 스터디 전까지 학습이 가능하다.
  • 평균적으로 4~6시간, 많게는 7시간까지도 공부했다. 마침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서 집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 물론 개인 차이가 있지만 사전 스터디가 몇 주 안 되고 부여되는 과제도 있기 때문에 등록 전후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게 중요하다. 물론 필수 사항이 아니다.
  • 이 때 백엔드, 프론트엔드를 정하면 더더욱 좋다. 나는 자바스크립트가 어렵기도 했고 왠지 잘 안 맞아서 백엔드를 덥썩 선택했는데(사전 자료 중 성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데 거기서도 백엔드였다.) 그냥 대략 쉽게 설명하면
    (위코드를 다니기 전 사람이라 생각하고)

백엔드 : 파이썬 등을 이용해서 서버, API, 등 까만화면에서 뚝딱뚝딱하여 서포트 해주는 것
프론트엔드 :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서 눈에 보이는 화면을 만드는 것

  • 추천 공부 앱 : study bunny 라고 안드로이드/ios 다 있는 공부 시간 재는 앱. 시간만큼 코인 쌓고 토끼 방 꾸며주는 맛이 있어서 혼자 공부할 때 좋다.

이 때 어느 정도 실력까지 쌓았을까? :

  • 일단 파이썬이 뭔지는 알게 되었고 최소 for loop, if, while을 알고리즘 퀴즈에 도입할 수준은 되었고 웹의 전반적인 개념은 대략 아는 수준이었다.
  • 클래스, 데코레이터 등 어려운 개념은 결국 이해 못 했다.
  • 웹프레임워크는 도전은 했으나 잘 몰라서 하다가 실패했다. 근데 위코드 측에서도 웹프레임워크 숙달까지 요구하진 않았다.(실제 질문 했던 사항)

그래서 어떤 심경이었나?

  • 사실 불안했다. "내가 이 실력으로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잘하면 어떡하지?" 뭐 등 직업 없이 쉬면서 공부만 했는데 이 정도로 될까 하는 불안감이 많이 들었다.
  •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재밌었다. 공부를 원래 좋아했기도 했고 하면서 이과를 왜 안 갔을까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2. 사전스터디

사전스터디 전후로부터 본격적인 위코드 생활이 시작된다. 사전스터디는 의무사항까지는 아니지만 우리 기수 대부분은 열심히 참가를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글 미트, 문자 등으로 안내사항을 받고 OT를 들은 뒤 시작했고 4주간 100%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진행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사전스터디라고 해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하지만 주차마다 주어진 주제에 대한 과제를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하여 제출하는 것이 있다. HTML/CSS, git과 같이 공통적으로 정해진 과제의 경우에는 모두가 한 주제로 학습했지만 파이썬이나 자바스크립트의 경우는 백엔드, 프론트엔드가 결정된 경우 본인이 원하는 언어를 선택해 2주간 학습하는 형식이었다. 나는 당연히 백엔드를 선택했기 때문에 파이썬을 2주간 공부하고 나머지를 했다. 소정의 과제들도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 특이사항은? : 사실 있다.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Tool을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새로 배운 것이 노션과 슬랙, 깃, 깃허브, 구글 도구들이었다. 쓰다 보면 확실히 익숙해진다.

  • 별다른 에피소드라도? : 사전스터디는 조별로 진행된다. 조는 임의로 지정되는데 첫 날 조장을 뽑아야 한다. 우리 조는 다른 조에 비해 조활동명, 조장이 늦게 나왔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되었다. 그래서 조장으로서 일주일에 한 번 씩 있는 구글 미트 화상회의를 열고 진행했던 일이 있었다. 별 내용 없었고 서로 공부 얼마나 했는지, 별 일 없이 지내는지, 좋은 자료 있는지 이야기 했다. 아 이 때 노션을 조장이 꾸미는 것이 있었는데 조별 노션을 만들면서 새로운 툴에 적응했던 기억도 있다.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노션은 단순히 메모장의 기능을 넘어 추후 현업에서도 많이 쓰이는 도구라 사전스터디 때 익숙해지면 좋다.

사전스터디를 마친 보람? 느낌?

  • 이 때는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본격적으로 시작은 했으나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었고 더 이상 준비할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만큼 시작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있었기 때문에 즐겁기도 했다. 오히려 빨리 시작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직 멘토님들이 개입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원들의 성향이나 실력 발휘에 따라 본인의 실력이 오르는 정도가 다를 것 같다. 내가 속한 조는 개별공부를 하는 스타일로 진행했고 친목과 자료공유, 과제했는지 확인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실력을 위해선 개별 공부가 꼭 필요했다.

3. Pre-Course

본격적인 위코드 생활 시작. 코로나 여파로 사실 오프라인 개강이 불투명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 기수는 가능했다. 첫 2주는 위코드, 위워크 생활 등 기본적인 설명들을 듣고 그 때마다 주어진 과제를 하다가 보니 끝났다. 물론 이 때도 하루 하루가 쉽진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때가 제일 마음이 편했다.

어떻게 흘러갈까?

앞서 이야기했듯 2주가 주어지는데, 생활에 대한 기본 사항 설명부터 시작해서 웹에 대한 기본기, 백엔드와 프론트엔드에 대한 것까지가 1주차에 진행된다.

개발자로서의 마인드, 개발자로서의 생활 루틴, 웹 개발자 진로 선택(프 / 백)

모든 과제는 repl.it을 통해 챕터 별로 해결해나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첫 주는 HTML/CSS, 진도가 좀 빠른 분들은 먼저 끝내고 Python or Javascript를 선택해서 챕터를 해결해나간다.

2주차는 이 과정이 모두 끝나고(혹은 진행되면서) 웹 개발자로서 알아야할 기본기 세션이 단체로 이뤄진다. 또한 과제 진행 여부에 따라 웹프레임워크를 바로 배우기도 하는데 나는 백엔드여서 Django 세션에 바로 들어갔다.

  • 과제가 어렵다 보니 모르는 옆 분들과도 함께 소통하며 물어보고 하는 기회가 많아져 이 때 많이 친해진다.

실력에 따라 본인의 권장 진도의 속도가 조절되고 멘토님들이 주기적으로 푸쉬를 해주시기 때문에 이 점은 굉장히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느낌으로 Pre-Course를 보냈을까? 얼마나 성장할까?

  • 2주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 사이에 본인 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위코드 생활을 해야 한다. 나는 조금 일찍 와서 아침 식사를 하고 10시부터 바로 학습을 할 여건을 만들고 되도록 늦게까지 자습을 하다 가려고 하는 습관을 들였다.
  • 진도를 좀 빨리 나간 편이라 django도 조금 빨리 배울 기회가 생겼다. 이렇게 빨리 만난 줄 알았음 웹프레임워크도 사전스터디 전후로 공부를 좀 더 해갔으면 좋았을 걸 싶었다.
  • 개인 차이가 있지만 본인이 사용하는 개발 언어에 대한 기본기가 많이 쌓인다. 챕터 별 과제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고 생각할 것이 많이 때문에 원론적인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예습해온 내용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던 내용도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코딩도장에서 혼자 자습할 땐 몰랐던 class와 같은 어려운 개념도 이 기회를 통해 많이 잡고 갔다.
  • 백엔드로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개념 이해가 중요했는데 '위스타벅스' 모델링을 통해 모델링까지 이해할 수 있어 뿌듯했다.

4. Foundation-Course

본인 권장 진도에 맞게 백엔드도 프론트엔드도 인스타그램의 주요 기능을 웹프레임워크로 만들어보는 기간이다. 이를 통해 다음에 있을 1차 클론 프로젝트의 내실을 다진다. 백엔드 기준으로 django API 구축이었는데, 회원가입, 로그인, 인증 인가, 보안 등에 대해 다뤘고 그 이외의 기능(댓글, 좋아요 등)은 추가 구현으로 다뤘다.

어떻게 흘러갈까?

  • 프레 코스도 그렇고 파운데이션 코스도, 심지어 사전스터디도 강의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하나도 없다. 강의가 있다 하더라도 세션형태로 미리 예습한 내용에 대해 중요한 사항에 대해 찝어주고 개념을 간단히 풀어주는데 그친다. 주입식이 없다는 뜻이다. 실제 현업에서처럼 혼자 알아내고, 그래도 모르면 동기들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모르겠다 싶으면 멘토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기술을 익힌다. 멘토님들도 어려운 개념에 대해서 되려 질문을 남기시며 혼자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이런 방식으로 앞서 본 과정들도, 인스타그램 주요 기능 구현도 이뤄진다.
  • 이 때부터 코드 카타라는, 알고리즘 테스트 대비를 2인 1개조로 시작한다.

그래서 어땠나?

  • 웹의 구동 원리부터 시작해서 보안인증 등 너무 많은 개념을 배운 주간이었는데 그래서 사실 무지 힘들었다. 세션에서 설명과 예시도 들었지만 이해가 안 가는 개념은 몇 시간을 구글링하기도 하고 직접 코드를 작성해보며 에러도 내봤다. 물론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해결했을 때의 짜릿함은 잊을 수가 없다.
  • 비교적 최근에 기능 구현을 마친 '위스타그램' 과정은 힘든 만큼 뿌듯한 점도 많다. 특히 인증 인가 부분에서 토큰에 관련한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로직 공부만 한 3~4일 한 것 같다. 이를 통해 뜻도 모르고 일단 코딩부터 하면서 해답만 내려 했던 것을 고친 계기가 되었다. 이는 코드 한 줄 한 줄에 의미를 다시 컴퓨테이팅 사고로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재미를 붙여줬다. 아직은 미숙한 점이 많지만 백엔드를 잘 선택한 것 같고, 막연히 두려웠던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 가짐을 조금이나마 바꿔준 소중한 2주였다. (도와주신 분이 너무 많다.)

5. 위코드에서의 한 달을 마치며

쓰고나니 굉장히 길어졌다. 먼저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불과 한 달 전까진 불안했고, (물론 지금도 불안하지만) 개발자라는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 라는 좋지 못한 생각만 해왔다. 근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물론 지금이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지금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지만 이것들만은 확실하다.

  • 위코드를 선택한 것은 후회 없다.
  • 나는 분명 한 달 전보다 정말 많이 많이 성장했다.
  • 충분히 역량을 갖춰가고 있고 잘 할 수 있다.

아직은 조급한 마음이 앞서 여유가 없다. 하지만 한 달만에 이렇게 되었으니 다음 한 달이 또 지나면 지금보단 더 잘 할 것이다. 이 마음만 변치 않고 가져가야겠다. 그리고 더 성장할 것이다.

(덧)
후기를 쓰고 나니 못 다 적은 내용이 생각났다. 전공도 아닌 길이면서 왜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지를 아직 명확히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개인적인 성향이 그럴듯하게 맞는 것 같아서, 공부하는 것이 좋아서, 컴퓨터 하는게 좋아서, 지금까진 재밌어서 정도가 계기라면 계기다. 모르는 건 많은데 남은 2개월 이내에 다 배우지 못 하기 때문에 어떤 개발자의 모습으로 성장할지도 가늠이 안 되기도 하기 때문에서인지, 섣불리 나는 ~한 개발자가 될거야! 라고 말을 못 하겠다.

하지만 지금 왜 개발자가 하고 싶은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이 시기에 정의하자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 일단 나는 지금 이 상황에 열정적이다. 그 어느 것보다 몰입하고 있다. 더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그 성장이 즐겁다. 그래서 개발자가 되고 싶다.
  • 그리고 그런 성장을 즐기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일단은 이 정도로 방향성을 잡고, 프로젝트에 임해야겠다.

profile
커피 내리고 향 맡는거 좋아해요. 이것 저것 공부합니다.

5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1년 3월 12일

다민님! 충분히 잘하고 있어 칭찬해 😉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1년 3월 14일

"충분히 역량을 갖춰가고 있고 잘 할 수 있다."

다민님 충분히 잘하고 계시니 지금 페이스 유지 잘하시면서
프로젝트까지 뽜이팅 해봅시다!!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