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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un Kim·2021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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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쓸지 말지 굉장히 고민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봤을 때 눈에 보일만한 아주 대단한 성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1년전과 비교했을 때 더 나은 ‘나’ 가 됐다는 사실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 많은 배움이 존재했고 완벽하진 않았어도 멋진 한 해였다. 인생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기만 하면 노잼이지. 인생에서 겪는 어려움은 날 더 강인하게 만든다.

자퇴했다.

Good Bye HK PolyU~ 원래는 2022년까지 회사에서 일하다가 대학교로 복학을 할 예정이였다. 2015년 군휴학부터 시작해서 취업으로 이어지면서 복학을 미루고 계속 미뤘다. 그 동안은 수 많은 미련이 있어서 섣불리 자퇴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미련없이 자퇴를 결정하게 됐다.. 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는다. 그런데 이게 옳은 결정이란 확신은 있다.

우선, 기존에 내가 왜 자퇴를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보고 싶다. 이 고민은, 세월이 지날수록 바뀌어 왔던 것 같다.

사회초년생땐 그냥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았다. 그 때 들었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학위가 있으면 길이 더 많이 열려있다.
  2. 학위가 없으면 학위가 왜 없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3. 해외취업을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4. 학위가 없으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해도, 유리천장이 있을 수있다.

주니어 개발자 시절엔,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학위가 없어서 가고 싶은 회사에 못 가면 어떡하지?’ 그런데, 연차도 쌓이고 실력도 쌓여가면서 결국 중요한건 실력과 경험이고, 학위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어떤 회사는 학위를 필요로 하는 곳도 있고 유리 천장이 있는 곳 또한 존재하기는 한다. 근데 그런 회사는 그냥 안 가면 된다.

사실 실력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진짜 졸업 안해도 괜찮은게 맞나에 대한 확신은 연차가 쌓이면서 가고 싶은 회사에서도 연락이 오면서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몇 년 전 부터 학위가 없다는 것 때문에 국내취업에 발목이 잡히진 않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여전히 자퇴를 결정하진 못 했었다. 그 이유는 해외취업도 있었고, 대학원 진학도 고려해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고등학생때부터 BCI(Brain Computer Interface)에 관심이 있었다. 뇌파 신호를 인풋으로 받아서 어떠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 얼마나 혁신적인 일인가? 과거에는 그저 공상과학같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연구 진행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일상에 도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읽어보면 좋은 뉴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획기적 성과: Facebook이 지원한 UCSF, 새 연구에서 음성 소통 복구를 위한 BCI의 잠재력 선보여

현재 관련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진학이 필수이기 때문에, 복학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간과했던 사실을 깨달았다. 세월이 흐를수록 나의 1시간의 값어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경험을 쌓고 많은 배움을 얻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늘어나고 퀄리티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옛날엔 단순히 웹 프런트엔드 개발자로서 회사의 한 구성원으로 일 할 정도였다면 이제는 서비스 기획 디자인 개발 운영까지 다 할 수 있게 됐다. 이젠 웹 서비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도 개발 할 수 있게 됐고.

내가 대학원 졸업까지 하려면 학부생 2년 대학원생 2년 총 4년을 투자해야되는데, 그 4년에 대한 기회비용이 너무나도 크고, 내가 BCI 관련 연구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도,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어렸을 적 꿈을 쫓기 위하여 도전을 하기엔 너무나 큰 리스크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학원 졸업까지 해서 성공적인 연구를 해봤자, 그냥 성공적인 연구자로 끝날 확률이 높다. 학계에서 인정해줄지언정 세상은 날 모를 것이다. 관련 업계에 취업해서 일을 한다고 해도, 세상은 뉴럴링크나 메타같은 회사명을 기억하지 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삶도 너무나 성공적이고 멋진 삶이겠지만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이 기술에 분명히 의미 있는 연구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정말 내 세대에서 대중화가 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나 리스크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 마음을 접게 됐다.

만약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흥미가 없었더라면, 꿈을 쫓아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도전적이고 즐겁기 때문에 나는 하던 걸 지속할것이다.

자퇴를 하면서 당장은 닫힌 길이 한가지 있다. 그건 바로 해외 취업. 과거에는 해외 취업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혀 없다. FAANG (요즘은.. MAANG?)에 취업하면 멋지겠지만 결국 그런 회사를 들어간다고 해도 대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로 전락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애초에 내가 FAANG에서 해결하려는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애초에 큰 관심이 없는 기업에 단순히 잘 나가는 기업이라서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이 날 받아준다고 한것도 아닌데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웃긴거지만. 여우와 신 포도같은 상황이지만 아무튼 이제는 환상과 미련은 없다는 거다.

사실,,, 넷플릭스에서 일할 수 있다면 덕업일치일 것 같고 받아주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들어갈 것 같다. 근데 거기가 꼭 목표일 필요는 없다는거지. 그냥- 그렇다고.

난 내가 원하는 문제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풀어가고 싶다. 그렇다. 난 창업이 하고 싶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창업 후 초기 투자도 참 중요한데, 내가 학위가 없으면 창업 후 투자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졸업은 해야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현 직장 라프텔 대표님이 나한테 조언을 해주었다. “학위가 없어서 투자가 못 받을 아이템이였으면 애초에 안되는 아이템이다.” 창업자들의 학위를 완전히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아이템 선정과 팀의 실제 역량이 괜찮으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학위가 있을때의 이점이 있긴 하지만 네트워킹 관점에서 좋은 점이 있을 수 있고 대학교의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게 좋은거지 단순 졸업장의 유무가 중요한게 아니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생각했다. “그래! 졸업장 필요 없어!” 조언을 듣고 나는 학교에 자퇴신청을 했다.

낙관적으로 생각을 하면 언젠가 창업을하고 성공을 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내가 원했던 BCI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물론, 창업이 내 길이 아닐수도 있다. 그런데 졸업장 없이도 내가 먹고 살 길은 내가 알아서 만들어갈 자신이 있어서 큰 걱정은 없다.

만약에 비슷한 고민을 갖고있는 인생 후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대학교로 복학을 하라고 조언을 하고 싶다. 나는 자퇴를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는 그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점에서 내 인생에 있어서 좀 더 유리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단 예외사항은 있다. 만약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자신감이 있다면 자퇴를 하는게 옳다.

내가 섣불리 자퇴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자퇴를 선택한 길에서 일이 조금이라도 잘 안 풀리면 커리어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퇴를 한다면 자퇴를 하면서 벌은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엄청난 리소스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혼자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것도 아니다. 주변 환경도 잘 따라주어야 한다. 만약 다니고 있는 회사가 본인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면 자퇴의 길은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라프텔은 내가 함께 성장하기에 좋은 회사였고 그렇기에 너무 고마운 회사다. <지금 라프텔 프런트엔드 개발자 채용중>

요리 실력이 더 늘었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요리실력이 더 늘었다. 연초에는 파스타 만드는거에 꽂혀서 1일 1파스타를 먹었던적이 있다. 파스타가 생각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더라. 난 특히 새우 알리오올리오를 자주 해먹었었다. 난생 처음 모시조개 해감도 해보고... 토마토 파스타도 해먹고 시금치 파스타도 해먹고 이것저것 해먹다가, 언젠가부터 조금 귀찮아져서 안먹고 있다.

내가 새우 알리오올리오를 자주 먹었던건 빨리 만들 수 있고 꽤나 건강한 식단이였기 때문인데, 알고보니 냉동새우는 그렇게 건강하지 않았다. 빠르게 요리하기 위해서 손질된 냉동새우를 사곤 했는데 대부분의 제품들에는 폴리인산나트륨같은 화학 성분이 들어가더라. 인체에 크게 해롭진 않은데 데일리 식단으로 먹기엔 꺼려지게 됐다. 그렇다고 손질을 직접 하는건 너무 번거로우니까..

그러다가 찌개/국 류의 음식도 하게 됐다. 생각보다 한식이 어렵지 않더라. 처음에 국이나 찌개 끓일때 재료 조절을 못해서 실패했던적이 꽤 많다. 그냥 많으면 좋지~ 하고 버섯이나, 대파나, 양파나 많이 넣었다가 끓여놓고나니 괴상한 음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볶음류의 음식과 다르게 국류는 재료를 적당히 넣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막 된장찌개 청국장 미역국 소고기무국 김치찌개 닭칼국수 등등을 다양하게 해먹게 됐다.

확실히 요리 실력이 늘었다고 느낀건, 요리 시간이 많이 짧아졌다. 웬만하면 30분내에 끝내는 편이다. 그런데 연말이 되면서 많이 바빠지기도 하고, 가끔씩은 사무실 출퇴근 하는데 그런 날엔 교통시간에 이미 시간을 많이 낭비해서인지 요리까지 하면 하루에 시간이 너무 부족하더라. 그래서 요새는 빨리 먹을 수 있는걸로 먹거나 (계란, 샐러드같은거..) 배달 음식을 또 자주 먹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년에는 배달음식을 최대한 줄여야겠다. 1주일에 최대 한번이 목표임. 과연 가능할까?

책 썼다.

리액트 네이티브를 다루는 기술, 드디어 출간됐다! 원래는 핵심만 딱 다루고 끝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990페이지 짜리 벽돌같은 책을 만들게 되었다.... 계획은 이게 아니였는데, 유익한 책을 만드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되버렸다.

다행히, 독자분들이 재밌게 읽어주시는 것 같다. 10월 말에 출간이 됐는데, 사실은 더 일찍 출간이 될 수 있었다. 원래는 8~9월에 출간이 될 뻔했지만.. 딱 마무리 하려는데 react-navigation 라이브러리가 버전 업데이트가 되면서 너무 많이 바뀌어버렸다. 그래서 내용 업데이트하고 실습내용 검토하느라고 2달정도 딜레이가 되었다.

앞으로 또 새로운 책을 집필할 일이 있을까? 집필은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면 언젠가 또 하게 될 것 같긴 하다. 다음 책은 어떤 책이 될까? 앞으로 아주 천천히, 데드라인 없이 새로운 책을 준비해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10년 안에 영어로 책을 써서 해외 출판사를 통해 집필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특히 오라일리 출판사.. 내 이름이 달린 동물책이 나온다면? 알파카를 표지에 보여주고 싶은데 아쉽게도 Perl이 선점했다. 아무튼 한다면 귀여운 동물이였으면 좋겠다. 막 생선이나 새 말고..

드립커피를 만나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네스프레소만 마시자니 뭔가 맛이 없게 느껴지고 카페가서 커피 사오자니 귀찮고 비싸서 드립커피에 입문하게 됐다. 원두마다 맛이 다르고 물 온도, 원두량, 원두 분쇄도, 물 접촉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게 되게 신기했다. 다양한 원두를 먹어보았고, 내가 추천하고 싶은 원두는 두개가 있다.

둘 다 컬리에서 구매를 할 수 있다. 드립커피의 단점은 맛은 좋은데, 카페인 함량이 에스프레소보다 더 높다는 것. 그래서 원두를 좀 많이 넣거나 물 온도가 높으면 그 날 잠을 잘 못잔다. 그래서, 에스프레소 머신도 요새 좀 고민하고 있다. 필립스 에스프레소 머신은 엄마께 사드렸는데, 꽤나 만족스럽지만 원두를 번갈아가면서 마시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서 다른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참고로 내가 드립 커피 내릴 때 쓰는 도구들은 이 트윗에서 볼 수 있다.

서비스를 만들었으나 활성화를 못했다.

미국 주식 백테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velofolio라는 웹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금방 닫았다. 빠르게 닫았던 이유는 이 서비스를 개발하는게 재미는 있는데 내가 얻을 수 있는게 별로 없었고, 서비스 구조상 사용자들의 리텐션이 낮을수밖에 없었고, 시간을 쏟아서 좀 더 개선해보기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내가 다른 곳에 시간을 좀 더 쓰고 싶어서 빠른 서비스 종료를 했다.

서비스를 만들면서 많은걸 배우긴 했다. 주식 포트폴리오 백테스팅때 참고하는 다양한 지표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배웠다. 내가 이게 뭐지 어렵다 하고 끙끙대고 있었는데 누나가 말하길 경제학도에게 있어서는 그냥 경제학101같은 쉬운 개념이라고 애기했었다. Sharpe Ratio, Sortino Ratio 같은거...

내가 서비스 리텐션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베타투자는 특성상 한번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나면 오랫동안 건드리지 않는다. 때문에, 리텐션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주식 관련 서비스를 만들면서 활성 사용자가 많으려면 알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능이 있어야한다. 이는 근데 이미 오르락이나 도미노에서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굳이 내가 시간 써서 알파 투자자들을 위한 기능을 만드는 것 보다 내가 다른 곳에 시간을 쓰는게 더 효율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 또 다른 서비스를 개발 했는데 릴리즈를 하긴 했지만.. 또 다른 이유로 초기 사용자 유치를 실패했다. 이 서비스의 경우엔 활성화를 시키면 사용자가 모일수 있을 만한 서비스이지만, 초기 마케팅이 너무나 어려운 케이스였다. 이를 해결 할 수 있는건 돈과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였고 지금의 내가 운영해 나가기엔 준비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아직 포기하진 않았다. 좀 더 잘 준비해서 언젠가 공식적으로 소개를 할 수 있는날이 있다면 좋겠다.

이렇게 두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 첫번째로 서비스를 만들 때 어떤 사용자가 사용을 할까? 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잠재적인 사용자가 있다고 해서 사용자를 유치하는 것이 무조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솔직히 벨로그를 운영해보고 자신감을 너무 많이 가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벨로그를 되돌아보았을때 내가 왜 활성화를 잘 할 수 있었는가에 대하여 되돌아보았다. 내가 벨로그를 잘 활성화를 할 수 있었던 요소들은 다음과 같았다.

  1. 사용자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했다. 왜냐하면 내가 사용자니까.
  2. 초기 사용자 유치가 비교적 쉬웠다. 나의 고마운 팔로워들이 있어서
  3.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열심히 알렸다.
  4. 그리고 그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벨로그.. 운영한지 벌써 3년이 넘었다.

다음에 서비스를 만들땐 이 4가지를 잘 기억하자.

리디에서 기술 콘텐츠를 촬영했다.

올해 4분기는 리디에서 기술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기술 콘텐츠 만드는게 업이라면?” 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저것도 하고 라프텔 개발 업무도 하기 때문에 되게 정신 없었다. 처음엔 콘텐츠 촬영하는게 어색하고 긴장되고 그래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았는데 나름 여러번 촬영해보게 되면서 좀 노하우도 많이 쌓이고 할수록 더 재미도 있었다.

이번 기술 콘텐츠는 리디에서 리액트와 리액트 네이티브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중점을 뒀는데, 프로젝트가 여러개다보니까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어서 같은 회사이면서도 몰랐던 유익한 내용들이 많아 나도 많은 배움이 있었다. 그리고, 리디의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참 좋았다.

그런데 영상이 모두 개발에 대한 후기이다 보니까 개발자들의 이목을 끄는데 어느정도의 한계가 있었다고 파악한다. 라프텔이 리디에서 분사하긴 했지만, 내년에도 리디 개발팀, 홍보실과 협업할일이 있을 것 같다. 더 재밌는 콘텐츠 기획해야지!

참고로 리디도 개발자 채용중이다..! 많관부.

벨로그 적자를 탈출할 돌파구를 발견했다.

벨로그는 지금까지 서버 비용 최적화를 계속해서 해왔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적화를 하는 순간 트래픽이 커져서 비용 최적화를 한 효과가 별로 안 나타났다.

지금까지 비용 최적화를 해온것들은 이러하다.

  1. CloudFront & Lambda Edge를 이용해 온디맨드 이미지 리사이징
  2. Cloudflare 캐시 적용
  3. AWS 파트너사 통해서 계약
  4. Lambda → EC2 전환

벨로그가 초반엔 월 비용 $200 ~ $300 정도로 대충 내가 부담 가능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무려 월 $1,300 가 나오고 있다. 만약에 위 최적화 작업이 없었더라면 지금 뭐 $2~3,000 나와서 거지됐을듯.

환전하고 세금붙고 하면 170만원 수준이라 통장이 매우 아파해서, 벨로그에 최소한의 광고를 넣었다. 광고를 넣었음에도 아직도 적자가 계속 나고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했다. 멋지게도 후원을 해줄 수 있다는 회사도 있어서 조금 마음은 놓였는데 그래도 벨로그가 어디에 의존하는 것 보다는 자생하는 것이 자유도가 더 높을 것 같아서 최대한 혼자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다음 비용 최적화 대상을 찾았다! 바로 Cloudflare Images. 여기는 트래픽에 대한 비용을 내는게 아니라 이미지 수 & 전송된 이미지 수에 대하여 비용을 내는데 이거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API도 사용해봤는데 꽤 편하더라, 사이드 프로젝트 만드는데 사용자가 이미지를 업로드를 하는 서비스라면 강추하고싶다. Cloudflare R2라고 S3를 아예 대체 할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아직 베타라 아무나 사용할수는 없다. 신청은 했는데 답이 없네. Cloudflare 관계자님 이 글을 보시면 어서 승인해주세요. 비용 최적화하고 벨로그의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공짜 광고해드립니다(요새 한국 담당자도 있더라..!).

아무래도 내년 상반기엔 이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적자 탈출..? 근데 비용 최적화를 하면 꼭 트래픽이 증가하던데 설마 이번에도 또 - ? 언젠가 벨로그 적자 탈출하면 굿즈도 만들고 사용자들에게 기계식 키보드같은 멋진 선물도 나눠주는 이벤트 하고 싶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나도 잠깐 번아웃이 온 것 처럼 무기력해진적도 있었어서 코로나 블루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이겨냈다. 내가 겪었던 코로나 블루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알고보니 나는 멘탈이 꽤나 강했던 것인가. 나는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편인 것 같다. 그런데 가만보면 우리 부모님도 스트레스 관리를 참 잘하시는 것 같다. 그런 능력을 유전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나의 스트레스 관리법은, 나한테만 작용하겠지만 그래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어보자면 할 일을 엄청나게 많이 쌓아놓는 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올해만 봐도, 업무 이후에도 책 집필, 라이브코딩, 프로젝트 개발, 공부 등 다양한 일을 쌓아놨다. 그렇게 일을 많이 하면 어떻게 행복을 유지하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업무 이후에 하는 작업들을 나는 즐기는 편이다.

솔직히 가끔씩은 내가 일을 왜 이렇게 벌여놨지, ‘아, 인생!!!’ 하면서 후회될 때가 있긴 하다. 잠깐 짜증냈다가 어쨌든 할 일은 해야하니까 마무리 해놓고 나면 성취감이 그 기분을 회복시켜준다.

내가 겪었던 코로나 블루가 아무것도 아니였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실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꽤나 심각함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내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더라면 나는 버틸 수 있었을까. 우울함을 느끼는 와중에도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게 단순히 뜨는 키워드가 아니라 실제로 매우 심각한 사회적 이슈이다. 지인과 얘기해보니 그의 회사에도 코로나로 인하여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 심리 상담사와의 상담을 복지로 제공한다고 하더라. 코로나 블루는 실제로 퇴사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직원에게도, 회사에게도 참 좋은 복지이다. 심리 상담 비용이 꽤나 비싸서 개인이 지불하기엔 부담스럽기에 못 받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런 말이 있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힘내’ 라는 무의미하고 별 도움도 안 된다고 한다. 만약에 본인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지 않다면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따뜻함을 전달해주며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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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2022년에는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이루고 싶다.

  1. 게임 개발을 하고 싶다. 간단한 게임 완성까지 해보면 좋겠다.
  2. Rust 개발을 잘 하고 싶다. 지금 JavaScript 다루는 수준 만큼.
  3. 양질의 개발 강의 콘텐츠 찍고 싶다. 옛날에 만든 자료들이 너무 오래됐음.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게 많은데.
  4.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다. 요새 귀찮아서 무산소 운동 별로 안하고 유산소 운동만 많이 했는데.. 둘 다 골고루 잘 해야겠다.
  5. 피아노 치고싶다. 아니 무슨 코로나 아직도 안 끝났어! 좀 끝나면 학원이라도 다니려고 했는데..
  6. 벨로그 개선하고 싶다. 올해에 개선을 하긴 했는데.. 원하는 만큼 하진 못했다. 어떤게 가장 하고 싶냐면 구독, 알림, 다크모드.
  7. MAU 1만 사이드 프로젝트 만들기. 어찌보면 1만 MAU 는 우스운 목표일 수 있겠지만, 그 첫 1만이 서비스가 롱런할지 망할지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드는건 단순히 창작정신 또는 기술 검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시장을 읽고 가설을 실험하는 행위이며, 이 능력 또한 자주 만들어봐야 향상한다고 믿는다. 1만 하면 100만도 갈 수 있는거다.

2021년 회고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제 콘텐츠를 좋아해주시고, 벨로그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 그리고 벨로그가 이렇게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벨로그는 올해 한국 개발 생태계에서 한 획을 그을 의미있는 서비스가 된 것 같다고 말할 수있을 것 같네요. 저 조차도, 개발에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했을때 벨로그에 작성된 글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얻어가고 있답니다.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열심히 서비스를 개선해보겠습니다.

2022년도 화이팅! 내년엔 부디 코로나가 종식하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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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Chaf Inc.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프로덕트를 만듭니다.

1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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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1일

다른 플랫폼 보다 Velog 너무 좋습니다. 무료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예쁘고, 편리하고, 심플합니다. 개인적인 운영 부담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 가셨으면 좋겠네요. 늘 감사하고, Velog가 안정적으로 쭈~~~욱 유지되어, 제 평생의 개발 여정이 여기 잘 기록되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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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오.. 잘 읽고갑니다. Velog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상당했네요. 앞으로 velopert님이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할지도 매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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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벨로그 정도 규모의 서비스의 운영비가 궁금했었는데 꽤 나가는군요...!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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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다른 사람들의 회고록을 읽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네요 ㅎㅎㅎㅎ 2021년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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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벨로그 절대 절대 계속 가야합니다 너무 좋아요! 회고록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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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강의 개발자 쥬니니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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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4일

덕분에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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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4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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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4일

예전에 리액트 배울 때 velopert 블로그 정말 많이 들어갔던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 서비스까지...! 얼른 수익 구조가 잡혀서 부담이 줄어드셨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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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4일

노션이나 다른 플랫폼을 생각했다가도 간단 명료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velog로 다시금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글을 읽게 되었는데 생각하게 되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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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5일

좋은 사이트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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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9일

벨로그 적자를 탈출할 수 있는 멋진 BM이나 Exit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나라에 개발자들은 많은데, 개발자들만을 위한 서비스들은 참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우리나라도 그러한 서비스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들의 시초에는 항상 Velog가 계속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_+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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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9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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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0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는 글이네요.
Velog를 만들고 유지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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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3일

벨로그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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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3일

좋은 블로그 플랫폼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벨로그 계속 쭈욱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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