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지만 개발이 하고 싶습니다. - 취준 후기

willy·2022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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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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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캠프 수료 후 약 90개의 회사에 지원서를 내고 2개의 회사에서 오퍼를 받아, 당장 오는 29일부터 출근하게 됐다. 취준 기간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다잡고자 회고글을 써볼까한다.

2016년 3월 신문방송학과 입학
2021년 5월~12월 기자 재직
2022년 3월~6월 부트캠프
2022년 6월 취준 시작

개발 공부를 한지 1년 가까이 지났다. 10월 달부터 시작해, 직장을 다니면서 새벽이고 밤이고 가릴 것 없이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루틴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탈출하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지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비전공자 + 지방대 + 사설 부트캠프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거쳐왔던 과정들을 간략하게나마 적어본다. 이 글이 비슷한 과정을 밟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기자를 뛰쳐나온 이유

저는 직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예전부터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성적에 맞춰서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다.
그렇게 글이라곤 써본적도 없는 내가 신문방송학과에 가게 됐다.

학과에서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보고,
나도 하고싶은 것들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매일 같이 시사상식을 정리해서 노트에 기록했고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직접 동아리를 만들고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기도 했다.
공모전은 닥치는대로 나가며, 언론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기도 했었고 토론대회도 나가봤다.
정말 학비를 뽕 뽑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것 같다.

남들 다하는 토익도 공부하고 직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 없이 그냥 공부했다.
그리고 전공이나 살리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간 언론사는 상상과는 달랐다.

1일 1마감을 쳐내면서 그저 톱니바퀴가 된 기분이었다.
하루는 광고 주는 회사에 대한 비판 기사가 메인에 실린 적이 있었다.
그때, 노발대발하며 모든 기자를 불러모아서 소리지르는 국장의 모습이나
죽은 눈으로 퇴근만을 기다리는 다른 동기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타가 많이 왔다.
마치 10년뒤의 내가 저런 모습으로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공간이 주는 영향이 적지가 않았고, 회사에 남기 싫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게 스타트업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가 아마 내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지점이지 않았을까 싶다.


인터뷰

평소에 내가 사용하던 앱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IT 직군 종사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블라인드, 야놀자, 토스, 마이리얼트립 같은 서비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사를 썼고, 반응이나 조회수 또한 좋았다.

그리고 나 또한 배우는게 많았다. 같은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른 것 처럼 느껴졌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통해 얻는 인사이트는 책을 읽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일을 통해 성장하는 경험을 쌓았다.

나도 그들처럼 삶에 열정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껏 상황에 맞춰서 공부하거나 선택한 일들이 많았다.
일 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게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관심반 호기심 반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고, 회사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래서 3개월만 더 해보고 적성이라면 퇴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가 스타트업 종사자 100명을 만날즈음이었다.
마지막 인터뷰 기사의 퇴고를 마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부트캠프를 등록하면서 정말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했다.


취업까지

부트캠프에선 크고 작은 배움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기술에 대한 것부터 마음가짐, 대인 관계까지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부트캠프의 이야기는 비전공자가 부트캠프에 들어간다는 의미 포스팅에 자세히 적어뒀다.

아무튼 수료하고나서 취업을 위해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분명히 좋은 코드라 생각했던 것들이 너무 허접해 보였다.

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막막했다.
그래서 간단한것들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스케줄을 짰다.

  • 일주일에 적어도 블로그 3편은 포스팅하기
  • 이력서 10분만 쓰기

정말 이것만 지키자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이력서를 10분만 쓰는건, 계속해서 들여다보면 오히려 이상해지니까, 매일매일 조금씩 수정하는 방향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동시에 그 동안 알고 지냈던 개발자분들에게 모두 이력서 요청을 보냈고, EO에서 진행하는 이력서 이벤트에도 당첨됐다.

많은 피드백 덕분에 신입 치고는 그나마 만족스러운 이력서를 얻을 수 있었다.

참고로 해당 이력서는 EO에서 직접 피드백 콘텐츠로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회사 지원

원하는 산업군을 정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취업을 준비하면서, 친구들끼리 자주 한 말이다.
우선 내가 원하는 산업군에 종사해야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직무 전문가가 되야겠단 생각으로 가고 싶은 회사들을 추려내서 리스트로 만들었다.

새로운 피드백을 받을때마다, 버전을 적어두면서 틈틈히
이력서를 작성하려고했다.

그렇게 총 92곳에 지원해 18곳에서 서류 합격을 전달받아 합격률 19.5%의 이력서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력서를 적으면서 두가지를 배웠다.

  • 자주 적을 것
  • 여러명에게 보여줄 것

혼자서는 나를 소개하는 글쓰는게 이렇게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니 이력서는 다같이 조금씩 작성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면접

서류 합격 소식을 받으면 곧 바로 면접이 찾아온다.
정말 여기서는 부끄러운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때마다, 내가 뭘 준비해야할지 생각했다.
솔직히 모르는 질문에 대해서 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두긴 했지만, 첫 면접에선 모든 질문을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다를바가 없었다.

그렇게 여러곳을 다니면서 배웠던 것들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정리했던 것 같다.

아무튼 면접을 준비하면서 해당 개념을 말로 푸는 연습을 많이 했다.

정말 똑똑한 사람은 쉽게 설명한다.

이 말을 계속 기억하면서 내가 어떤 말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기사를 쓸때도 옆집 할머니가 봐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작성하는게 중요하다고 배웠는데,
이렇게 써먹힐 때가 있으니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기술 면접은 최대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주한 에러와 연관지어서 설명하려 했고,
두괄식으로 말하면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매 면접이 끝나고, 역으로 질문하는 시간이 되면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제 모습에서 어떤 점이 보완된다면 더 좋은 방식으로 전달 할 수있을까요?

우선 나에게 필요한 피드백을 쌓을 수 있으니 항상 물었고,
어떻게든 적극성과 열정을 비추기 위한 질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있으면

그렇게 기술 면접도 계속 다니면서 요령이 조금씩 쌓이는 듯 했고, 이어지는 컬쳐핏 면접에서도 기분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기술면접에서 가끔씩 간단한 코딩테스트를 치기도 했는데,
그땐 정말이지 시간을 끌려고 별에별 질문을 다했던 것 같다.

컬쳐핏

이 면접은 지금껏 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솔직하게 임했던 것 같다.
질문은 리스트로 따로 정리했다.

  •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은가?
  • 왜 우리 회사에 지원을 했나?
  • 좋은 제품이란?
  • 피드백을 어떻게 수용하나
  • 개발자로서의 장단점이 있다면?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여기서 계속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큰 갈래는 여기서 퍼지지 않나 싶었다.
답이 없는 질문들이니 깊게 고민이 필요할땐, 시간을 가져도 되냐고 물었다.

그리고 결국 2건의 오퍼를 받게 됐다.
너무 감사하게도 회사를 선택해서 가는 입장이 됐는데,
깊이 고민한 다음 회사에 최종 수락 메일을 보냈다.

수차례 면접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솔직함'이라고 배우게 됐다.


시작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회사에 출근하게 된다.

8개월 동안 일을 쉬다가 다시 시작하려니
벌서부터, 출근길이 걱정되긴 한다.
그래도 이전과는 다르게 정말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됐다.

정말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는 사람이 공부하면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는 내가 지나온 길들을 단단하게 굳혀가면서
새로움을 흡수할 수 있는 태도로 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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