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 3기 OT를 다녀왔다.

코딩을 하다가 마침 오늘이 글또 OT날이어서 오랜만에 밖으로 나갔다. OT는 잠실역의 배달의 민족 작은집에서 했는데, 배민회사에 방문해 본 게 처음이라 그냥 모든 게 좋아 보였다.

페이스북에서만 보던 성윤 님을 실제로 본 것도 신기했고 OT 용 PPT가 생각보다 엄청 빡빡하게 적혀있었는데 좋은 내용들이어서 인상 깊었다. 이 활동에 애정이 엄청 있으신 것 같이 느껴졌고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같아 좋았다.

OT 발표가 끝나고 프론트 직군분들과 이야기를 했고, 나는 0년 차 개발자여서 긴장도 되고 쫄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세상에 나와 개발자분들을 보니 자극이 된다. 나도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 (입으로 개발하는 개발자 말고..) 멋진 개발자분들을 보며 아주 살짝 작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도 못될 거 없다고 생각을 한다. 느낌상 분명 실력 엄청 있으신 분들인데 겸손한 개발자분들을 보며 나는 허풍이 많고 손톱만 한 것을 바위만 하게 자랑하고 싶은 타입이라 존경스러웠다. 그분들처럼 되고 싶다.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처럼,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개발을 해야지. 밀도 있게 살아야지.

상반기 회고

개발 공부를 시작한 건 1월부터이고, 제대로 개발 공부를 시작한 건 코드 스쿼드 이후인 4월부터인 것 같다.
개발을 시작한 지 이제 6개월이 지난 것이다.
요즘 나는 점심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개발 이야기를 하고, 밥 먹기 전까지 짜던 코드의 로직을 고민하고, 자려고 누웠다가 로직이 생각나서 다시 일어나서 코드를 짜다가 잘 타이밍을 놓치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4달 전에는 분명 개발을 싫어하고 두려워했는데 말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분들을 만나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감사하다.

1. 타임라인

1월부터 3월까지는 친구들과 스터디를 했고, 4월부터 6월까지는 코드 스쿼드를 다녔다.
중간에는 deer라는 스타트업에서 잠시 일을 했다.

2. 좋았던 점

2.1 사람

많은 분들에게 도움과 영감을 받았다.

같이 스터디를 처음 시작했던 A는 개발을 못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분명 언젠가 잘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수학공식처럼 말이다. 그 친구는 깔끔했다. 생각을 딥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더 많이 배웠다.

개발 동아리에서 만난 B는 스타트업을 창업을 했고 CTO를 하고 있다. 집중력이 강해서 한번 앉으면 기괴한 자세로 4시간씩 개발을 하곤 했는데, 개발과 공부는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B는 꽤 웃기기도 해서, 같이 일하는 게 재미있었다.

일했던 회사의 CEO형은 아직 많은 대화를 해보지는 못했지만 밥을 먹으며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정답이 없는 스타트업의 삶을 짧게라도 겪고 나니, 그 한마디가 참 인상이 깊다.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변수가 참 많은데 잠과 운동은 ROI가 가장 높은 활동이기 때문에 무조건 챙겨야 한다고 했다.

코드 스쿼드에 항상 가장 일찍 오는 멤버들과 하는 대화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회고를 하며 스크럼과 대화의 중요성, 분위기의 중요성을 느꼈다. OKR(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목표를 정했을 때 심리상태를 10점 만점에 몇 점으로 체크를 하는데 심리상태는 생각보다 아주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자기 맘대로 조절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도적 수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심리상태 조절이 가능하다면 조금 더 무딘 사람이 될 것 같다는 걱정은 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는 회사가 만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방법과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매일 굉장히 밀도 있게 살며, 다양한 문제들에 나름대로 답을 내며, 어떻게든 산을 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렇게 살고 싶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코드 스쿼드의 마스터 C와 H를 만나고 그분들의 수업을 듣는 게 좋았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그분들의 수업 속에서 그분들의 가치관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H는 의도적인 수련과, 꾸준히 다양한 분야에 분산해서 노력하라고 자주 말씀해주셨다. C에게는 인자함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C와 H 같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나는 말이 많아서 C처럼 주옥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못될 것 같지만 이 부분도 노력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닮을 수 있지 않을까.

2.2 러닝

앉아서 코딩을 하다 보니 살이 찌기 시작해서 집에 돌아와서는 달리기를 하기 시작했다. 노래를 안 듣고 뛰면서 하루를 살짝 정리하는데, 노래를 못 듣는 게 아쉽지만 생각도 정리하고 몸무게도 유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더 멀리, 더 빨리 뛰고 싶다고 생각도 한다. 하지만 러닝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점은 누구나 자신만의 페이스가 있다는 것이다.

2.3 독서

취업을 위한 개발 공부를 하면서는 당분간 책을 못 읽을 것 같았는데 개발하면서 도메인 지식을 얻기 위해 조금씩 책을 읽기 시작했고, 공부하다가 지치면 다른 책도 읽었다.

개발과 관련성이 적은 책은

  • GRIT
  • 명상록
  • 해커와 화가
  • 함께 자라기(애자일로 가는 길)
  • OKR(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개발 관련 책은

  •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위한 자바스크립트 프로그래밍(JS 노란 책)
  • TCP/IP 쉽게, 더 쉽게

를 다 읽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읽고 있거나 필요한 부분은 부분적으로 찾아 읽었다.

책은 꽤 많은 인사이트를 주지만 아직 내가 소화하기에 어려워서 좋아했던 간질간질한 문학책은 손을 못 대고 있다. 가장 좋았던 책은 함께 자라기이다.

2.4 도구

노션, 스프레드시트를 나름대로 best practices를 찾아서 쓰고 있다.

3. 아쉬운 점

3.1 컨디션 관리

끊어야 할 때 끊지를 못해서 컨디션이 들쑥날쑥했던 것 같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이젠 가슴으로 느낀다. 꼼꼼함과 완벽주의 성격 때문에 피로도가 계속 쌓였던 것 같다.

4. 개선할 점

4.1 정보 차단하고 호기심 줄이기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FOMO(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SNS를 꽤 즐겨 하는 편이고, 호기심이 생기면 하던 일을 멈추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자꾸 해야 할 일을 기한 안에 못 끝내곤 했다.

4.2 중요한 것에 시간을 좀 더 많이 쓰기

의사결정 시간을 빠르게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을 빨리 끝내는 것을 의도적으로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4.3 홀로 그리고 함께

혼자 몰두하는 법과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법 양쪽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중력이 높아야 빨리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좋은 대화를 하는 법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어느 정도가 좋은 선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무리가 되지 않는 적절한 타이밍에 기분좋게 잘 끊어야 한다는 것인데, 아직 그 타이밍을 모르겠다.

5. 마무리하며

꽤 예민한 성격이었던 내가, 개발을 하다 보니 그래도 조금 무뎌진 것 같다. 무뎌졌다는 것은 한정된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조금은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완벽주의 성향도 점점 더 줄어들고, 욕심과 미련도 조금씩 줄고 있는 것 같다.

한주 회고를 할 때면 항상 아쉬운 것이 참 많았는데, 반년 회고를 하니 아쉬운 것보다 좋은 점이 훨씬 많다.

물 흐르듯, 담백하게 살고 싶다. 복잡하지 않게 깔끔하게 살고 싶다. 목표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루지 못해도 좋다. 사실은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