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기능요원의 혼란스러운 모험

ChoiYongWon·2021년 6월 20일
8
post-thumbnail

2020년 6월 여름

나는 운이 좋게도 신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 덕에, 원래 준비하려던 산업기능요원도 더 유리한 조건에서 준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나는 대학교 1학년이었고, 친구들이랑 맨날 밤새도록 겜하고 생활패턴도 완전 엉망으로 지내고 있었다.

이 생활도 계속 하다보니 특이점이 왔었고, 우연히 술자리에서 나온 군대 얘기에, 나도 슬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경험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대구에서 개발 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카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갔고, 재가봉사 웹서비스를 함께 제작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채팅을 보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8월 9일, 대학생 5명이 모여 앞으로 제작할 웹서비스에 대해 토론하고 방향성을 잡아가고자 첫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애자일 방법론을 채택하여 주 2회 스크럼을 가지면서 꾸준히 개발에 임하였고,

2021년 2월, 어느정도 완성된 시점, 재학중인 대학교에 휴학 신청을 하고 이때까지 해온 활동에 대해 약 한달간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본격적인 취준을 시작 하였다.

첫번째 지원

여러 IT 산업기능요원 프론트엔드 보충역 채용 공고를 보고 가고 싶은 회사를 8순위로 추려봤다. 첫번째 지원이니 만큼 나름 전략을 구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4,5순위에 넣어봤는데, 이게 취업의 장벽인가 싶을정도로 광탈해버렸다.

이후 어느정도 첨삭을 하고 나머지 회사도 차례대로 넣어 봤는데, 역시나 광탈의 연속이었다.

원인 분석

뭐가 문제일까, 나는 구글,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어있는 이력서, 포트폴리오, 자소서 작성법과 비교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나갔다.

그 결과, 내 포트폴리오는 읽는 사람을 배려 안한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주절주절 하고 있었고,
읽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려다가 포기할 정도였었다.
(실제로 한 프로젝트의 기능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소개했다. 페이지 9장 정도..?)

문제점을 인지한 후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첫 서류 합격과 면접

수정 작업이 끝났고, 이 짓도 한달간 지속되니 지친 마음에 사전에 알아봤던 기업들에 몽땅 지원하고 잤다.

다음날, 아침부터 전화가 오더니 서류 합격이랜다. 나는 바로 다음주 수요일에 면접 일정을 잡았고 면접 준비를 하면서 신이 났다.

면접 일정이 잡힌 금주 월요일, 점점 다가오는 면접 날짜에 실감을 하며 카페에서 면접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화로움도 잠시, 그때 넣은 기업들에서 전화가 차례대로 오면서 순식간에 면접일정이 6개나 잡혔다.

이게 맞나 싶었다.

그렇게 면접 일정은 화, 수, 목, 금 이되었고, 당장 내일부터 서울에 면접보러 가야했다.

나는 면접 체질?

내가 면접 볼 곳의 사업 유형은

B2C 3

B2B 2

FinTech 1

이었다.

개인적으로 B2CFinTech 기업을 가고싶었으며 젤 가고 싶었던 곳은 마지막날, 금요일 화상 면접으로 진행한다.

첫 면접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기술적 질문이 많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본인은 자신감에 들 떠 있었다. 이후 순조롭게 면접 일정을 소화 했으며, 기업이 나를 평가하듯이, 나도 면접 본곳을 다시 곱씹으며 평가해보면서 결과를 기다렸다.

대충,

  • 사업 내용이 흥미로운 기업
  • 배울점이 많을것 같은 기업
  • 악덕 기업

으로 나뉘었다.

그렇게, 결과는 한군데 빼고 모두 합격했으며, 젤 가고 싶었던 기업에 가기로 결정했다.

아뿔싸, 모험의 시작

이때까지는 계획대로 되고 있었으며 모든게 순조로웠다.

다만, 정보처리 산업기능요원 필요 서류를 알기 전까지..

보통 산업기능요원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정보처리 산업기능요원은 IT 관련 경력이 도합 2년 되야한다. (IT 관련 학과, 근무 경력 등등, 자격증도 1년을 쳐준다)

즉 나는 일차적으로 수료증명서, 휴학증명서가 필요했다.

휴학증명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수료증명서가 발급이 안되서 보니

현재 나는 1학년을 끝마쳤지만 2학기때 학고를 맞는 바람에 1학년이 수료가 안된 상태였다. 게다가, 자격증도 안따놓은 상태여서 IT 관련 경력이 도합 0,

즉 정보처리 산업기능요원 자격이 없었다.

미리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는데, 너무 취업쪽으로만 알아본 내 실수였다.

당연히 입사는 취소되었고, 담당 면접관들도 매우 아쉬워 하셨다... ㅠㅠ

이미 휴학을 한 뒤라 복학도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플랜 A와 B를 세웠다.

플랜 A

나는 성급한 마음에 염치없지만 이전에 면접본 회사중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회사에 다시 연락하여 아직 구인중인지 물어봤다.

이미 사람을 구했었고, 회사 대표님은 많이 아쉬워 하시면서 알고있는 다른 회사 대표님에게 나를 소개 시켜준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면 1년 정규직으로 일하고 중간에 자격증 까지 취득해서 조건을 맞추는 거였다.

다만, 이렇게하면 복학하면 2024 2학기 복학에 졸업은 2027년 하반기나 2028 상반기였다.

플랜 B

플랜 B는 1학기때 휴학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2학기에 복학하는것이었다.

그러면 2024 하반기나 2025 상반기에 졸업하여 바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된다.

그래서 어떻게 됬나?

플랜 B가 가장 이상적이고 안정적이긴 했지만,

나는 플랜 A로 하기로 했다. 이유는 그 당시에 빨리 실무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개발자로써의 활동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소개받은 회사에서 입사 과제를 통과한후 2021년 4월 입사를 했고,

한달간의 재택근무 후,

현재 서울로 올라와서 근무하고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현재 2021 6월, 입사한지 2달 된 시점, 말 그대로 아직은 잘 모르겠다.

회사는 IT업체는 아니었지만, IT 관련 근무 경력만 쌓으면 되기에, 개발자 직책으로 들어왔다.

사내에서 내가 유일한 개발자였고 그렇기에 사수도 없었다.

대표님은 차후 서비스 개발을 위해 나를 성장 시키고 싶어 하셨고, 2021 하반기쯤에 개발자를 더 채용할 예정이니, 주어진 업무가 없으면 꾸준히 공부하라고 하셨다.

항상 독학으로 개발을 익혀왔던지라 나쁘지 않았지만, 이러면 회사에서 배우는게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했다.

또한, 막상 서울로 올라오긴 했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필요했고, 가족과 친구들이랑 떨어져, 외로움도 많이 탔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 때문인지, 내가 왜 올라오려고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생각보다 그렇게 좋진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앞으로 지켜볼 예정이다. 지금은 약간 "플랜 B로 갈껄" 이러면서 후회중이지만.

일단, 올해까진 근무 할 예정이다.

차차 지켜보면서 내년 1학기에 복학을 할지 계속 근무를 할지 정할것이다.

후회되는점

애초에 학고를 안맞았으면 이런일 없었을텐데

2월이 아니라 12월부터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두서없이 부족한 저의 회고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rofile
복잡한 인생

5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1년 6월 22일

면접 체질이라니 너무 부럽네요 !⚡️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1년 6월 29일

산업기능요원 준비하면서 느껴지는 아쉬움과 막막함이 잘 드러나는 글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 :+1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11월 4일

안타깝습니다.. 용원님의 졸업엔 아무 이상 없기를 기원합니다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