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이 목표라면 내가 롤모델일 수도.

망고🥭져도 좋아·2021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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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_계획대로 될 리 없음!

사진은 눈 뜨자마자 간 경복궁, 갑자기 일회용 필카 뜯어 찍은 사진

아무튼, 여행가고 싶다.

책을 고른 이유도

여행지에서의 취한 듯 마냥 즐거움,
두려우면서도 즐거운 사건사고,
짜릿한만큼 위험한 경험들

이런 걸 다시 느끼고 싶어서였다.

.

물론 이건 '여행기' 가 맞지만,
나에겐 여행 준비로 시작한 정육코너에서의 '아르바이트 여정'이 더 신선했다.
작가님도 그걸 의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여행기에선
우여곡절의, 상상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여줬고

물론, 그만큼 깨달은 것이 많았지만

일상의 근무에선
뜻하지 않았던 가르침과 따뜻함을 얻는 걸 보여줬다.

근데 여행을 꿈꾸지 않았으면, 알바도 안했을 테잖아..?

흠 역시,
여행가야 겠군.
여행가고 싶다. 온 힘을 다해.


위에서 말한 여행기와 아르바이트 여정에서
슌님과 함께 얻은 깨달음을 적어보겠다.

한 숨 한 번 쉬고 사랑하실게요

_ 아르바이트 여정의 깨달음

이 일을 오로지 돈을 벌어다 주는 도구로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일은 맞지만 어찌 됐든 이 일도 나의 일부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
거지 같음 속에서도 옅게 빛나는 작은 조각은 있지 않겠는가.
.
문득 생각했다.
사랑하자.
그러나 눈앞에는 여전히 돈가스용 돼지고기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
다시 생각했다.
'차라리' 사랑하자.

차라리면 어때. 포기 아닌 선택지가 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지.

사실, 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기 두렵다.

내가 원하는 나는
일을 좋아하고,
일에 내 재능을 발휘할 줄 알고,
그래서 내 하루의 6-70% 를 차지하는 '일' 이라는 행위를 즐기는 사람이다.

어느 날부터 이게 나를 옥죄기 시작한 것 같다.

즐기지 못하는 내가 루저같다구..
내 인생 망한 것 같다구..
이상하리만큼 자기혐오로 이끌고 있었다.

" 하. 차라리, 좋아해주고 만다 "

이렇게 한 숨 한번 쉬고 사랑하는 게
진짜 멋있는 거 같다.

진짜 어이없네 생각해보니.
어떻게 일을 좋아해. 
그런 미치광이들이 있지만, 굳이 너가 될 필요는 없잖아.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다빈치, 아이언맨 이런 사람들은 그래도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비유 한 번 내 위주네 ㅎ)
그정도 아니면,,, 되려 굉장히 선 넘은 생각 아닐까..? ㅋㅋ

그리고, 그 사람들의 애인, 친구, 가족들은 과연 행복할까?
아니 일단 그 사람들은 진정 행복할까?

.
.
.

롤러코스터 같은 내 맘 따라가면 꿀잼예상

_ 여행의 깨달음

" 고흐는 움직이지 않아. 아를도 움직이지 않아.
언제든 네가 찾아갈 수 있어.
지금 네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해봐."
.
과연 여행이란 그런 것이었다.
내가 향하는 어디든 결코 움직이지 않고, 움직일리 없었다.
움직이는 것은 오로지 하나, 내 마음뿐이었다.
.
지금처럼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귀를 기울였던 적이 또 있었던가.
.
어쩌면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내게 가장 필요한 목소리가 되어줄 것 같았다.

아직도 잊지 못하고,
내 인생에서 만난 보석같은 사람이 있다.

뉴욕 교환학생 시절,
의지할 것 없는 그 외딴 동네에서
단순히 내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같은 인종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거의 친 딸 처럼 챙겨주시고 의지했던 시영 선생님이시다.

그 분께 늘 '감사하다' 라는 인사로는 부족했다.
그러다 가장 내 마음을 표현한 말이

'아직도 그때 시영쌤이 보여주시고, 경험하게 해준 뉴욕 생활의
그 기억들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

라는 말이다.

정말로, 나에겐 여행에서의 찰나가 일상에서 큰 방향성이 된다.

기억 외곡이든, 이것도 하나의 콩깍지이든 뭐든

그래서 여행으로, 경험으로 성숙해진다고 하는 것 같다.

_

내 얘기 하다보니 또 와르르 딴 데로 샜는데,
사실 이 얘기의 핵심은 '무계획' 의 중요성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계획' 에 압도당하지 않는 것.

그래서 또 새어보자면..

네 제가 좀 tmt...맞습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 다들 아시겠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유하면 생기는 것이 근심이며,
이를 소유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계획도 그런 것 같다.

물론, 계획을 하면 하지 않았을 때보다 안전함, 시간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두 가지를 잃었을 때의 두려움과 실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특히, 나같이 완벽주의자 성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예 모든 걸 포기해버리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계획을 소유하지 않기로 하는거다.
이 얼마나 개운한지를 나도 안 지는 얼마 안 되었다.

그리고 꽤나 즉흥의 끝판왕으로 인정받고는 있지만,

예를 들어, 갑자기 3일 후에 제주로 떠나버리거나 (휴가도 안 내고)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갑자기 꽂혀서 극장표를 끊거나
눈 뜨자마자 경복궁에 가고싶어서 가거나...?

아직도 멀었기에 꾸준히 노력중이다.

네이버 지도를 켜지 않고
생각하다 머뭇거리는 발걸음을 하지 않고,

일단 가보자
일단 내 눈으로 보고, 그 앞에서 결정하자.

그렇게 즉흥적임으로, 무계획으로 얻는 즐거움은
정말 어마어마 하다.


끝으로,
순씨,,, 정말 고생하셨구요

어떻게 보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순간까지도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주셔서
여행이 끝나고 얻게된 깨달음을 오롯이 저도 느낄 수 있었어요.

메르시 : )

그래서 저는 콜마르, 안시, 포지타노, 
그리고 아를도 갈거에요 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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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 줄로 소개하지 못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냥 고망고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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