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스러울만큼 현실적인 노트

망고🥭져도 좋아·2021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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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_회색 노트

역시나 회색은 안타까운 색이었다.

회색깔 현실.

사진은 두 명이 갔어야 하는 툴룽.


이 책을 집어든 건 제주의 만춘서점에서였다.

여행길의 모험심을 닮으면서도,
어린아이같이 순수함이 느껴지면서,
너무 동화같지만은 않은,
그런 책을 읽고 싶었다.

두 소년이 사회, 집을 떠나 모험하는 이야기로 느껴지는
회색 노트의 내용이 적합해보였다.

처음엔 왜 이름이 회색 노트려나,, 회색 배낭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시를 온 몸을 다해 사랑하는 자크,
결국 다니엘까지 시, 글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을 보고,
자크의 시를 상징하는 '회색 노트' 라는 제목은 주인공이 두 명인 데에 비해,
자크에게만 무게가 쏠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목 쯤이야 아예 '자코' 라고 지어주어도 자크를 위로하기엔 한참인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각 인물들의 생각, 행동을 세밀하게 글로 보여주지만,
막상 그 인물들이 어떤 사람인지, 과연 선인지 악인지는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것 같다.

  • 이것마저도 현실하고 비슷하다.
    항상 그 사람의 행동이 잘못되었는지를 따지기 보다,
    그래서 그 사람이 그 생각을 하고, 그 행동을 한 걸 가지고 미워해야할까?
    가 더 어려운 문제다.
    항상 결론은 고민하다 미운 정이 드는 게 대다수고,
    어떤 사람을 저버린 경우는 막상 별거 아닌 찰나이다.

_
우선 나에게는,
자크가 한 없이 가여웠고
다니엘의 어머니, 퐁타냉 부인은 더더욱 가여웠다.

이외 대다수의 남자 인물들,
특히 외도를 일삼는 다니엘 아버지 재롬이나 가족이라는 족쇄로 억누르는 자크의 아버지는
책 읽는 새벽에 열이 오르게도 증오스러웠다.

그리고 다니엘의 환경 탓일수도, 내 눈에도 열등감이 있는 걸 수도 있지만,
다니엘 또한 이기적이고 미웠다.

가진 자만 모든 일이 순탄하고 쉬운데,
그 쉬운 즐거움에 빠져들고, 이 것이 혜택인 것을 알지 못한다.

아...그래서 이 모든 게 더할나위 없이 적나라한 결말로 갈 때쯤은
T익스프레스 타다가 중간에 레일 끊겨 날라가는 꿈 꾼 기분이었다.

가엽도록 예쁜 자코의 노트내용과
슬프게도 무게있는 퐁타냉 부인의 말로 마무리하겠다.

나는 이 끓어넘치는 파도를 이 종이 위에다 쏟을 수 있는 한 쏟아 볼 생각이야.
나는 고민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기 위해 태어났고,
또한 희망하고 사랑하고 고민하고 있어!

난 너무 지쳤어요.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똑바로 봐 달라는 것뿐이에요.
.
.
어서 가셔야지 차 잡기 힘드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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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 줄로 소개하지 못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냥 고망고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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