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재밌어 하는 걸 하고 싶었다. 재미로 시작했던 챌린지도 의무감으로 변해서 결국 중단했고, 어느 순간 목표를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과물이 없으니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단지 재미만 있으면 되는데 재미마저 사라져서 현타가 온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성장할 때 재미를 느낀다. 중간에 재미가 사라진 이유는 성장이 멈춰서 그런 것 같다.
최근 2주 동안 계속해서 시간을 낭비했던 이유를 곱씹어보자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아무런 결과도 없는 오딧 공부를 왜 계속해야 하며,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오딧을 공부하는 이유는 지난 글에도 작성했지만 현재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오딧을 할 줄 알면 레버리지 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Naval의 가르침'을 읽었는데 여기에 레버리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레버리지에는 크게 세가지 형태가 있는데요.
- 첫째로 '노동'입니다. 다른 사람이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레버리지 중에서 노동이 최악의 형태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사람을 관리한다는게 엄청나게 복잡한 일이라 그렇습니다.
- 둘째로 '돈'은 레버리지의 좋은 형태입니다. 사람들이 지난 세기에 부를 얻기 위해서 사용했던 형태의 레버리지입니다.
- 마지막은 '한계 비용 없는 제품'입니다. 새로운 복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비용이 0원이라는 의미죠. 예를 들면 책, 영화, 미디어, 소프트웨어가 이런 레버리지의 가장 강력한 형태일 겁니다. 새로운 시대의 부는 코드나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억할만한 좋은 내용이 많다.
- 여러분은 지금 당장 돈이 벌리는 어느 커리어를 따르기보다, 여러분의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따라가야 합니다.
- 제가 가장 많은 돈을 벌었던 한 해는, 사실 제가 가장 적게 일하고, 미래에 대해서도 가장 적게 생각한 한 해였어요. 저는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 일하고 있었죠.
- 부자 vs 가난, 화이트 컬러 vs 블루 컬러. 이같은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세요. 이제는 '레버리지' vs '비(非) 레버리지'의 시대입니다.
정리해보면,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단순히 노동만으로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따라서 한정된 자본과 시간 안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이며, 현대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는 '한계 비용 없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코드를 다룰 줄 아는 것이 매우 큰 능력이자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블록체인은 (코드 + 돈)이 합쳐진 형태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에서 돌아가는 코드를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다면 가장 강력한 지랫대가 될 것이다. 즉, 자유를 얻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선 오딧 능력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내가 몰입했던 순간이 오딧 공부 했을 때 외에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현재 회사에서 일하면서 몰입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을까? 단순히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꾸역꾸역 해왔을 뿐이다. 나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몰입해보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오딧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가장 좋은 것은 오딧 회사에 들어가서 실전 경험을 계속 쌓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오딧 능력을 어느 정도 키워놔야 회사에 면접이라도 보러 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원하는 능력을 정리해보자. 물론 뇌피셜이 많으므로 주의.
해킹 사례가 발생했을 때, 해커가 어떤 코드를 이용해 자금을 탈취했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어떻게 예방을 해야 하는지 대책을 세울 수 있을테니까. 분석 능력은 실제 해킹 사례를 보고 재현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해커의 입장이 돼서 프로토콜을 공격해보는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DeFiHackLabs에 좋은 자료들이 정말 많다. 심지어 part1은 한국어로 번역도 된 상태다. 기타 리소스도 잘 되어있으니 자주 참고하자.
코드를 분석할 때 해당 프로토콜이 어떻게 디자인 되었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설계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프로토콜 분석 능력은 의외로 새로운 프로토콜이 아닌 기존에 탄탄하게 설계된 프로토콜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dApp들은 여러 사건들 속에서 살아남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할 가치가 있다. 따라서 Aave, Compound, MakerDAO, Uniswap, GMX 등 근본 프로젝트들을 공부해놔야 한다.
게다가 DeFi는 근본 프로젝트들을 fork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중에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분석할 때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오딧 리포트는 전부 영어로 작성하기 때문에 영작 능력은 필수다. 기밀사항을 chatGPT에 물어보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영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토플 writing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공인된 시험이라 자료가 많고, 자신의 생각을 기반으로 영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포트를 작성할 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chatGPT로 영작 수정해주는 익스텐션도 나와서 활용하기 좋다.
사라진 목표 의식과 멈춘 성장 때문에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되고 있음.
-> 이건 Why 부분에서 해결했고
생활패턴이 망가져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 이걸 해결할 차례다.
가장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수면습관 바꾸기. 나는 아침에 가장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경험상 아침에 늦게 일어난 날은 생산적인 하루를 보낸 적이 거의 없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당연히 전날에 일찍 자야한다. 대부분 늦게 자는 경우는 자기 전에 핸드폰을 보기 때문에 이걸 원천 차단해야 한다.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핸드폰에 잠금 장치를 해두면 된다.
그 다음 고쳐야 할 것은 운동 습관. 사람이 운동을 안 하니까 몸에 활력이 없고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어진다. 한동안 달리기를 안 했더니 브레인포그가 자주 오고 에너지가 부족한 느낌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화 신고 밖에 나가서 런닝뛰고 오자.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옷 입고 운동화만 신으면 저절로 런닝 뛰게 되어 있다. 아침에 운동하고 오면 저절로 루틴이 생기는 건 덤. [기상 - 런닝 - 샤워 - 아침식사]
마지막으로 고쳐야 할 것은 방해 받는 환경 제거하기. 현재 나한테 중요한 것은 오딧 공부다. 따라서 그 외에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없애야 한다. 가장 많이 방해하는 것은 당연히 핸드폰 알람이다. 방해금지 모드도 좋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거실에 핸드폰을 두고 나는 방에만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맥북에서 카톡과 디스코드 등 알람이 올만한 것들은 지우자. 극단적으로 느껴진다고? 오히려 좋아.
- 내일 죽는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 현재 내 모습이 만족스러운가?
-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떤 것을 바꿔야 할까?
후회없이 제대로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