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24년의 끝자락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굳이 하나하나 따져보지 않더라도 느껴지고 있었다.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은 매년 해왔던 실수였다. 2024년에는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작년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려 하지 않았던가. 구체적인 계획을 위해서 정량적 수치를 세우기도 했으며, 이상을 품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계획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 날들처럼 말뿐인 목표가 되도록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을 하면서 이런 글을 썼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작년 회고 글은 무의미했다. 나는 2023년 동안 그 글을 세 번도 열어보지 않았고, 당연히 목표는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으며 다시 읽어보면서 이런 목표도 세웠나 싶은 목표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 회고를 작성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지난 회고처럼 1년에 1번뿐인 피드백이라면 시간을 들여 회고를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글로 작성하지 않더라도 지난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볍게 돌아보고 내년의 계획을 간단하게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시간을 들여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 회고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2023년 회고, 지난 날들을 보내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면서
이처럼 2023년을 돌아보면서 했던 생각을 2024년에 정확하게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런 생각을 하면서 세웠던 계획도 지키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싶어 키보드 앞에 앉기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짚어야 하고 냉정하게 피드백을 해야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다짐하며 저항을 무릅쓰고 자리에 앉았다.
또다시 지키지 못할 계획은 세우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24년의 계획을 돌아보고, 한 해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지난 회고를 되짚어보면서 세웠던 계획을 리스트로 나열하고 어느정도 달성했는지 살펴보았다.
이렇게 계획을 지키지 못했던 원인을 찾아야 했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한 줄로 평가하자면 먼저 앞으로 변화할 상황에 대한 인지가 없는 계획이었다. 이후에도 언급을 하겠지만 입사 후 회사에 적응해나가는 과정과 이사, 회사 일로 인해 바빠질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계획을 무리하게 세웠다. 주기와 정량을 가진 목표(=습관 만들기)를 세우는 시도는 좋았으나 하지 않던 여러가지 일들을 한 번에 시작하고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더욱 어려웠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 쉬웠다. 그렇다면 올해는 조금 더 순차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주기와 정량을 가진 목표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습관이 형성되어 궤도에 안착하면 하나씩 늘려가는 방식을 사용해보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목표들을 계속해서 상기시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지난 회고를 돌아보면서 전혀 까먹고 있었던 목표도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목표를 충분히 상기시키고 저항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세운 목표들을 조금 더 구체화하여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계속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목표를 구체화 한 후에 휴대폰 배경화면이나 위젯 등을 배치하고, 프린팅하여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겠다.
2024년은 목표 달성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일이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
2017년부터 몸 담았던 학교에서 나오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졸업을 유예할지 고민을 했다. 당시에는 소속을 벗어나 사회에 던져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위기감이 다시 한 번 나를 성장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취업에 성공하여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왕복 4시간의 출퇴근길과 회사라는 공간에 적응하려다 보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취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취업을 해도 사수없이 혼자 프로젝트를 해야한다는 사실에 큰 낙담을 하기도 했다. 처음 선택했던 직무 외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회사 특성상 프론트엔드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좋았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보니 업무 과중이 심했고 프론트엔드 개발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잡히지 않아 힘든 부분들도 많았다.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는 사내 VOD 서비스의 FO/BO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HLS 프로토콜 등 영상 관련된 기술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었다. Tanstack Query를 실제 프로젝트에서 사용해본 적은 없었는데 사용해볼 수 있어 좋았다. 흔히 말하는 퍼블리싱이라고 말하는 영역에 대해서 분리된 업무를 처음으로 경험했는데, 이 부분을 프론트엔드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정과 협업이 잘 되지 않아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조금 더 정확하게 요구사항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다.
이후에는 사내 계정 관리 시스템의 FO/BO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Oauth2.0 기반의 로그인 시스템과 해당 계정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FO는 회원가입, 비밀번호 찾기와 같은 계정 관련 기본 페이지만 있고, 그 계정을 계층 구조로 나누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권한에 따라 접근하는 도메인 URL이 다르지만 사용하는 컴포넌트나 로직은 비슷한 부분들이 많아 모노레포로 프로젝트를 구성하면서 모노레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하고 사용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수나 멘토 없이 처음부터 혼자 구성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코드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남았다. 제대로 된 기획 없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다가 말로 기획을 너무 많이 바꾸고 고객 요구에 따라서 퇴근시간이 다 되었을 때 쯤 작지 않은 규모의 당일 수정을 요청하는 PM으로 인해서 밥먹듯이 야근을 하고 힘들었던 프로젝트였다. 덕분에 기획의 중요성에 대해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인수인계 직전까지도 신규 기능 추가나 기능 수정을 요구해서 아쉬운 코드를 수정할 시간 없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해서 아쉬웠다.
올해 7월부터는 다시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다. 꽤 부담되는 금액을 지불하면서 좋은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혼자인 나에게 이만한 집은 필요없다는 생각도 많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느끼는 게, 내 라이프스타일에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알 수 있었다. 그 대가가 꽤 쎄지만, 이사한 이후로 집을 열심히 꾸미기도 해서 그런가 이 집이 썩 마음에 든다. 넓은 공간에 혼자 있다보면 외로움도 가끔 느끼지만 다행히 많은 사람들과 일 덕분에 대부분의 시간은 그럴 새 없이 지내고 있다. 새해를 맞아 공간을 앞으로의 목표에 맞게 최적화하려고 구상 중이다.
2024년 목표를 기반으로 기본적으로 지키지 못했던 여러 부분에 대해서 목표를 재설정하고자 한다. 2025년의 새로운 목표와 함께 구체적인 내용은 새로운 글로 작성할 생각이지만, 지키지 못했던 목표들을 지킬 수 있도록 수정해보았다.
이런저런 일들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한 해였다. 업무 과중으로 번아웃이 올 뻔 했던 적도 많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업무에 비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도 못했다고 여겨졌다. 한 해를 돌아보며 마주하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루지 못했던 것만 생각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했고 많은 발전이 있었다. 2025년에는 조금 더 체계화해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