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다" 라고 했다고 해요. 회사를 다니면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 최소 하루 9시간 이상을 회사에 사용하고 있으니 직장인은 사실 현대판 노예가 아닐까도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올해 4월에 처음으로 회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지만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포함한다면 정시퇴근을 해도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를 다녀오는데 사용했습니다.
또, 특이하게 조직된 팀에 속하게 되면서 일반적인 대기업과는 다르게 입사하자마자 실무에 투입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그간 개발을 하면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모 기업의 솔루션을 사용하여 개발을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다행히도 해오던 React 기반의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거의 없어 사수라 할만한 분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스터디도 해오고 좋은 코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첫 프로젝트로 사내에서 사용하는 VOD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퍼블리싱 업체에서 리액트 기반으로 퍼블리싱을 해준다고 해서 전달 받은 파일은 엉망이었고, 백엔드 개발자 분들도 프론트엔드와 협업 경험이 없는 분들이었기에 API 문서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일정은 빠듯했고 4개월차에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고 주말 근무에 재택이라도 하는 날에는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도 의욕을 가지고 개발을 해나갔지만, 상사는 프론트엔드 개발에 대해서 쉬운 일처럼 취급하고 야근은 무능력의 반증일 수 있다는 말 등을 들으니 의욕이 확 꺾였습니다. 그때부터는 프로젝트를 그냥 끝내는데 집중했습니다. 워라밸을 외치며 삶을 찾겠다는 이유로 최소한으로 대충대충 일할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개발 직무를 선택한 이유는 재미와 더불어 성장에 대해서 열려있고 노력한 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월급을 받게 되고 일으로만 대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더 공부는 싫어지고 성장은 더뎌졌습니다. 책도 읽지 않았고, 글도 쓰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번아웃이 왔던 것 같네요. 근 2달간은 딱히 무언가를 더 해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이사한 집에 지인들을 불러 집들이를 하며 놀거나 OTT를 보고는 했습니다.
점점 무기력해지던 와중 글또 모집글을 봤어요. 9기 때는 취업 준비를 핑계로 지원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기수라는 이야기를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마저도 마감일에 부랴부랴 황급히 써서 제출했습니다. 놀랍게도 삶의 지도를 작성하면서 오랜만에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길에 한발자국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번아웃 탈출 인 것 같아요. 조금은 벗어낫지만 아직 예전만큼의 집중력과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 모습과 부랴부랴 마지막날까지 다짐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다 탈출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래도 글또라는 커뮤니티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싶어서 다양한 소모임도 들어가서 활동해보고 있답니다.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었던 three.js 스터디에 참여하기로 해서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글또 활동 기간동안 해나가고 싶은 몇가지 일들을 고민해봤습니다.
OT 참여 후 설문에서 Action Item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커피챗 하기, 패스권 사용하지 않기를 적었는데 꼭 지켜보고 싶어요. 회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에서 개발자 박종천님 초청 강연에서 성장하기 위해서 회사 밖에서 1명, 회사 내에서 1명씩 매달 만나라는 조언을 해주셨던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첫번째로는 커피챗과 관련된 아이템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글쓰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인데요. 패스권을 한번을 사용하면 약 1달간 글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패스권을 사용하면 글쓰기 습관이 잘 안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1월에 썼던 2023년 회고를 보고 있자니 지킨 다짐이 너무 없더라고요. 피드백이 빠르게 오지 않으면 다짐을 지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월간 회고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공개적으로 작성하는게 좋을지 혼자 볼 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월간 회고를 작성하려고 해요. 마지막주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를 월간 회고를 작성하는 날로 결정해두고 작성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할애하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루고 미루다가 또 작성하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개발자답게 개발도 조금 더 많이 해보려고 해요. 일단 목표는 블로그 개발과 취업 준비를 할때 만들었던 라이브러리 다듬어보고자 합니다. 현재는 임시로 벨로그를 블로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블로그 플랫폼들이 하나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개인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자꾸 미루다 보니 오히려 블로그 글을 쓰지 않게 되어 글또 기간동안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합니다. 또, 취업준비를 하는 동안 백준 문제에서 주어진 테스트 케이스를 통과하는지 테스트하는 라이브러리를 간단하게 만들었었는데 조금 더 보완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러가지 목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글을 읽고 쓰는 행위를 삶의 지척에 다시 가져오는 것입니다. 취업을 하면서부터 이런저런 핑계로 글을 읽고 쓰는 행위를 점점 멀리 해왔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간이 날 때면 개발 아티클이나 프로젝트 회고글을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잘 안 읽어 왔던 것 같습니다. 아직은 실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같은 코어 채널에 있는 분들의 글을 읽고 더 나아가 다른 코어 채널에 있는 글도 읽으려고 합니다.
여러 다짐들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글쓰는 또라이가 될때까지!